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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육군의 위대한 도전 '드론봇 전투단'의 성공조건 셋

쿼드콥터형 탈피·배터리기술 극복·GPS로부터의 독립 필요

2018.09.11(Tue) 08:17:23

[비즈한국] 2017년 이후 육군이 추진 중인 ‘5대 게임 체인저’ 중 가장 혁신적인 개념은  ‘드론봇 전투단’이다. 작전술과 전투개념이 보수적이고 혁신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들어온 한국 육군에서 생각해낸 개념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의 혁신적 체제로, 5대 게임 체인저 개념 중에서도 가장 놀랄 만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드론봇 전투단을 제외한 네 가지의 게임 체인저는 사실 한국 육군에게는 혁신이지만 국방 선진국들이 이미 완성한 전투개념이기 때문이다. 가령 초정밀 미사일부대의 경우 이미 러시아와 중국이 고성능 전술탄도탄을 대량으로 운용 중이며, 적 종심을 타격하는 전략기동군단과 지휘부 참수임무를 맡는 특임여단은 이미 20년여 전 제2차 이라크전과 빈 라덴 사살작전에서 미국이 그 치명성을 보여준 바 있다. 병사 개인장비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워리어 플랫폼은 우리 군이 국방 선진국 대비 20년 이상 뒤쳐진 부분을 이제 선진국 수준으로 따라잡는 계획에 가깝다.

 

IAI가 개발 중인 자폭드론 ‘Rotem L’. 사진=IAI


드론봇 전투단은 이런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소형 무인항공기(UAV)인 드론을 특정 전투부대에 집중적으로 운용하고 정찰 및 타격, 통로 개척 임무를 개별 전투부대가 모두 수행한다는 드론봇 전투단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무인항공기 기술을 가진 미국도 아직 준비 중인 개념이다. 미군은 적진지 정찰, 전략 및 전술정보 신호정보 수집, 직접 타격 임무 등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서 무인항공기를 사용하지만, 드론을 핵심 전투수단으로 집중 운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육군이 이렇게 도전적인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드론봇 전투단을 추진하는 이유는 증가하는 위협에 비해 육군의 전력기반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병력 자원 감소 추세에 따라 각 전투부대가 담당해야 하는 면적이 과거보다 몇 배 이상 넓어져 혼자서도 수km 밖의 적진을 정찰하고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줄 수 있는 드론에 육군이 기대가 큰 것은 매우 당연한 흐름이다. 문제는 드론이 가진 기술적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정찰과 공격을 소형 드론이 책임지는 드론봇 부대가 해결해야 할 기술적, 성능적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민수용 드론을 사용하는데 명확한 한계가 있는 것이다. 민수용 드론은 시장 규모가 매년 엄청나게 확대되면서 속속 신기술을 사용한 제품이 출시되고, 가격도 과거에 비해서 크게 저렴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민수용 드론은 민수용 LTE 회선과 GPS를 사용하기에 적이 쉽게 아군 드론의 정보를 해킹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도록 GPS 전파방해를 실시할 경우 드론의 작전 성공률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또 다른 이슈는 보안이다. 최근 다양한 종류의 중국산 전자제품에 숨겨진 소프트웨어나 칩이 사용자의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 중국으로 보내는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무선 공유기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키보드와 다리미까지 이런 정보 수집의 수단이 된다. 게다가 민수용 드론의 경우 유지보수 문제, 동영상 공유 서비스, 그리고 비행금지구역 비행제한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비행 정보가 제작사에게 공유되도록 설정되어 있어서 군 작전지역에서 쓸 경우 기밀유출은 물론 유사시 사용이 불가능한 해킹 공격이나 펌웨어 변조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 육군의 대대급 무인항공기 ‘리모아이006’. 사진=김민석 제공


그렇다면 한국 육군의 드론봇 전투단은 어떤 드론으로 임무를 수행해야 할까? 드론봇 전투단이 단기적으로는 민수용 드론과 군사용 드론을 혼합해서 사용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 군의 드론봇 전투단의 전투개념에 맞는 새로운 군사용 소형 드론을 국내 연구개발 혹은 국제공동개발로 획득해야 한다. 민수용 드론은 가격에서 큰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전투 환경에서 발생하는 전파방해 상황은 물론 평상시 보안유출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기 힘들며, 주로 농약살포와 촬영용으로 사용되기에 직접 타격임무를 맡기에는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론봇 전투단용 전투용드론은 앞으로 창설된 드론봇 전투부대의 전투실험을 통해 그 개념과 요구조건을 확립해야겠지만, 미래의 전투용 드론봇에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혁신적 개념’을 감히 제안해 본다.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차세대 드론봇의 기술요소는 ‘쿼드콥터로부터의 탈피’다. 쿼드콥터는 직역하자면 4개의 프로펠러가 있는 비행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추진기관이 4방향으로 정렬된 것을 뜻한다. 네 방향으로 뻗은 프레임에 각각 한 개 혹은 두 개의 프로펠러를 장착하는 것은 일반적인 민수용 드론의 기본 모습인데, 이 네 개의 추진기관 배치는 가장 적은 수로 가장 안정적인 수직 이륙과 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드론이 이 쿼드콥터 형식의 외형을 가지고 있고, 농약 살포용 대형 민수드론의 경우에도 프로펠러를 8개, 12개로 늘렸을 뿐 대체적인 외양은 비슷하다. 

 

쿼드콥터형 드론의 가장 큰 장점은 이착륙 장비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제자리에서 뜨고 내리는 수직이착륙 기능은 드론의 조종 난이도를 크게 낮춰주는 장점이 있고, 무엇보다 촬영 시 마치 크레인에 고정된 것처럼 정지 상태에 가까운 촬영이 가능하여 민수용 드론에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과 별개로 쿼드콥터형 드론은 프로펠러 이외에 양력을 만드는 날개가 없고, 프로펠러가 항상 지면과 수평하게 배치되어 있는 데다 항상 4개 이상의 프로펠러를 구동해야 하기 때문에 체공시간, 탑재중량, 속도 측면에서 불리하다. 따라서 군사용 드론봇에는 양력을 발생하는 날개를 부착하고, 민수용 드론보다 체공시간과 속도를 증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령 프랑스의 드론 제작회사 페롯(Parrot)의 디스코(Disco) 드론은 전익형(Flying-wing Shape)으로, 스티로폼으로 된 날개를 장착하여 비슷한 가격의 쿼드콥터 드론보다 빠른 80km의 속도와 45분의 비행시간을 자랑한다. 

 

국내 기술로 만든 한국카본의 하이브리드 엔진 장착 ‘FE 판터’ 무인비행기. 사진=김민석 제공


두 번째로 제안할 기술요소는 ‘배터리기술 극복’이다. 현재 민수형 소형 드론은 절대 다수가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휴대폰 시장의 확대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이 매우 싸고 안정적인 공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 하락이 지금의 개인용 드론을 유행시킨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에너지 저장 효율이다. 소형 드론에 장착할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 용량은 매우 제한된 편이기에 민수용 드론의 비행시간과 속도가 짧다. 

 

충전 속도가 장시간 필요한 것도 문제다. 현재 휴대폰 기술을 이용한 많은 리튬-이온 급속충전 기술이 연구되고 있지만, 정찰용 카메라나 공격용 탄두를 가진 군사용 드론봇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한다면 장시간 충전이 필요하다. 몇 년 전 촉발된 스마트폰 폭발사고와 같은 폭발 위험도 만만치 않다. 대규모로 드론을 운용해야 할 드론봇 전투단이 수많은 드론용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크고 복잡한 발전 트레일러가 필요할 가능성도 크다.

 

해결책은 배터리와 내연기관이 같이 조합된 ‘하이브리드 드론’이다. 드론 안에 내연기관, 발전기, 배터리가 같이 장착된다면 별도의 충전 없이 드론에 연료만 주입하면 즉각 운전이 가능하고 비행시간과 비행속도 역시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이미 대한항공과 한국 카본 등 국내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엔진을 적용한 드론 및 무인항공기를 제작, 2시간 이상 체공 기록을 달성한 사례가 있다.

 

하이브리드 드론의 단점은 대형화인데, 우리 드론봇 전투단의 임무가 정찰뿐만 아니라 공격임무도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드론으로 적을 직접 타격하기 위해서 탄두를 장착한다면, 군사용 드론봇의 크기는 어느 정도 대형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드론으로 드론봇 전투단이 무장한다면 드론의 정찰 및 공격임무의 범위가 늘어나 더 멀리서 적을 미리 발견하고 더 멀리서 안전하게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다. 추가적인 보급과정도 만들 필요 없이 차량용 연료 보급장비를 그대로 운용하여 보급소요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제안할 기술요소는 ‘GPS로부터의 독립’이다. 드론의 핵심 요소는 사실 엔진이 아니라 비행제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자동 비행기능은 드론의 대중화에 필수적인 요소였다. 민수용 드론은 드론 조종사가 직접 비행할 뿐만 아니라 일정한 비행궤도를 설정하고 정해진 비행코스를 날게 할 수 있는데, 이 자동비행기능으로 한 명이 여러 대의 드론을 운용이 가능하고, 비행조종장비도 크게 간소화할 수 있다. 

 

한국 육군의 ‘KUS-9’ 무인기. 사진=김민석 제공


문제는 GPS 없이 이 기능을 거의 쓸 수 없다는 점이다. 민수용 GPS 기술의 확산으로, 초 소형 칩으로도 GPS 신호를 수신하여 몇m 이내로 드론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이 자동비행기능의 핵심 요소다. 하지만 GPS는 쉽게 교란이 가능하다. GPS 기술은 근본적으로 지구궤도 위에 있는 인공위성의 전파를 받아 위치를 측정하는데, 전파의 강도가 약하고 삼각 측량을 위해서 여러 대의 위성에서 신호를 전달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짜 GPS 위성신호로 엉뚱한 위치를 인식시키는 스푸핑(Spoofing)이나, GPS 신호 자체를 수신하지 못하게 만드는 재밍(Jamming)은 드론을 쉽게 추락시킬 수 있다. 소형  드론도 아닌 미국의 최신형 스파이 드론인 RQ-170 센티넬(Sentinel)이 지난 2011년 12월 이란 영공에서 추락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이 GPS 스푸핑으로 센티넬 무인기를 추락시켰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대형 무인항공기조차 GPS 공격에 취약하다는 방증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보안성이 강한 미국의 군용 M-code GPS를 군사용 드론봇이 수신하는 것인데, 이는 미국 정부의 수출 승인이 필요한 것이라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해법으로는 드론봇 전투단의 소형전술차량이나 장갑차에 드론 추적용 소형 레이더를 장착하는 법, 비행 드론 추적기능을 갖춘 드론을 같이 공중에 띄워 드론으로 드론을 수색하는 방법 등이 고려될 수 있다. 

 

이러한 제안은 정교한 기술수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해법일 수 있지만, 민수용 드론의 보안성 문제, 부족한 작전 시간과 속도, 비행보급 및 전파방해 문제는 드론의 실전 운용 상황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거나 이미 발생한 사고들이다. 드론봇 전투단이 육군이 지향하는 ‘최소 희생으로 최대 승리’를 달성하고, 인력부족 문제에 직면한 한국 육군의 비장의 카드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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