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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10년 전 '쑥대밭' 재개발 투자 성공법

재건축은 시세·추가비용만 보면 돼…재개발은 욕심 버리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2018.09.03(Mon) 10:55:28

[비즈한국] 최근 서울의 모든 신규 분양 현장은 ‘핫’하다. 주변 아파트 대비 낮은 가격으로 분양하는 ‘로또 분양’ 정책으로 인기가 많은 것이다. 청약 후 당첨이 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아파트 매수 방법이 되겠지만 청약가점이 낮은 대부분의 세대에서는 정말 로또 당첨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새 아파트 입주 자격이 확정되어 있는 재개발이나 재건축 투자에 관심이 많다.

 

서울 부동산 청약 시장이 고조되면서 인근 지역의 주춤했던 부동산 거래마저 살아나고 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을 계획하던 지역들의 부동산 분위기가 뜨겁다. 시세도 오르거니와, 무엇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서울의 모든 분양 현장이 ‘핫’하다. 지난 3월 16일 문을 연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모델하우스에 몰린 인파. 사진=연합뉴스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기존 아파트보다 항상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격이 싼 기존 아파트 거래가 잘 되지 않고 있는데, 신규 아파트의 인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기존 아파트 대비 신규 아파트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정착된 기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입지에 상품적인 메리트가 있는 새 아파트이기에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지 않다면 재건축 신규 아파트의 인기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재건축 사업은 큰 문제만 없다면 대부분 추진이 될 것이다. 

 

문제는 재개발 사업이다. 주거상품으로 단독·다세대·빌라보다는 아파트 선호도가 훨씬 높다. 재건축은 대부분 아파트 밀집 지역 내 정비된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매수 여부 결정 시 지역 선호도에 비중을 높이지 않아도 되지만, 재개발은 선호되지 않는 지역일 수도 있기 때문에 입지 조건을 더 따져봐야 한다. 물론 대단지가 들어옴으로서 그 지역의 입지 선호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 그 지역 내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주거 상품이 될 거라는 기대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재개발 투자의 핵심은 상품화된 후의 평가가 아니라 사업 추진이 가능한지 여부에 있다. 또한 투자 수익률이 낮을 수도, 심지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데 투자의 어려움이 있다. 원주민 조합원이면 거의 문제가 없다. 재개발 추진 단계 중반 이후에 투자 목적으로 진입한 이들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재개발로 성공하게 된 대표적 사례는 길음뉴타운이다. 물론 2005년 이전 분양했던 대부분의 재개발 현장들은 다 성공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재개발은 가장 수익이 높은 투자 상품이었다. 원주민은 물론 재개발 물건을 뒤늦게 매수한 투자자들도 모두 수익을 낼 수밖에 없는 좋은 구조였다. 지분 소유권만 있으면 추가 부담금 없이 주택을 소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배당금까지 받게 되는 1석 3조의 대박 투자 상품이었다. 

 

재개발로 성공하게 된 대표적 사례는 길음뉴타운이다. 2002년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던 길음뉴타운 모습. 사진=연합뉴스​


여러 성공 사례가 나오자 2005년 이후 수도권의 대부분 지자체가 재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크고 작은 뉴타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동시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한남뉴타운은 지분이 2억 원을 돌파한 사례도 나왔고,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의 경우 평당 500만~700만 원 하던 지분이 4000만~5000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심지어 뉴타운 후보지에 불과했던 화곡동의 다세대 주택은 매매가가 4000만 원이었는데 3개월 만에 1억 원을 돌파하고 1년 만에 2억 원까지 올라간 경우도 있었다. 

 

당시 재개발 투자 열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의 뜨거운 열기는 인천과 경기까지 전달되었다. 인천의 구도심 중 뉴타운이 아닌 지역이 거의 없었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부천, 안양, 성남, 고양 등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구도심 지역이 뉴타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정치권에서도 뉴타운 공약을 내세운 국회의원들이 대부분 당선될 정도였다. 

 

이것이 10여 년 전 모습이다. 그 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2013년까지 지속적으로 하락장세를 경험했다. 추진되던 대부분의 재개발 현장은 대부분 쑥대밭이 되었다.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터닝 포닝트는 2013년이다. 현재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가진 투자층들은 대부분 이 시기 이후에 부동산시장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불과 10년 전의 일을 대부분 알지 못한다. 

 

재개발 투자는 매우 어렵다. 분양 시기와 분양가, 이에 따른 추가 분담금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재개발에 비교하면 재건축은 간단하다. 현재 매수가격에 추가분담금을 고려해 주변 신규 아파트 시세보다 낮다면 투자하면 된다. 반면 재개발은 감정가와 비례율, 이에 따른 추가분담금을 분양이 임박한 시점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을 정확히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투자는 확률을 높이고 리스크를 낮출수록 좋다. 재개발은 이 두 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되지 않는 어려운 투자 영역이다. 부동산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접근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재개발 투자를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할 일은 수익률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지금 시장에서는 2005년 이전의 수익률을 얻을 수 없다. 정부와 시장이 달라졌다. 재개발이 추진되려면 기부채납을 상당히 많이 해야 하고, 임대아파트를 필수적으로 건설해야 한다. 시공비용도 크게 인상됐다. 건축비로 3.3㎡(약 1평)당 500만 원 가까이 책정해야 한다. 투자자에게 모두 부담으로 작용한다. 어떤 경우라도 대박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다. 따라서 수익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 첫째, 일반분양가보다 조합분양가가 낮으므로 그 정도만 저렴하게 분양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좋은 동, 선호 층을 선택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셋째, 그 이후의 시세 차익은 필수가 아니라 옵션 정도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만 기대할 수 있다면 재개발은 좋은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재개발 사업지를 선택해야 할까. 재개발사업은 사업 추진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 사업 추진 여부는 그 지역의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로 결정된다. 그 지역의 수요는 입지 선호도와 시세 수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일반인들이 선호하는 입지 조건인지, 이주해 오려고 하는 수요가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주변 시세가 어느 정도 올라와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시세가 낮은 지역은 사업추진 가능성이 낮다.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시세가 낮은 것이다. 시세가 어느 정도 형성된 지역이 사업성을 감안했을 때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 내에서 재개발을 간절히 희망하는 수요가 많은지, 그리고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수요층이 얼마나 많은지가 재개발 투자 지역 선정의 핵심 요소다. 

 

이러한 수요층은 어떻게 추측할 수 있을까? 아주 간단한다. 첫째, 지역 내 기존 아파트의 임대(전세·월세) 물량이 거의 없다. 둘째, 기존 아파트 시세가 계속 오르고 있다. 이 두 조건이면 신규 아파트 수요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임대 물량이 없는 곳, 시세가 꾸준히 오르는 곳이라면 재개발 투자도 확률이 높고 리스크가 낮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재개발 투자는 입지와 시세 분석에 있어 재건축 대비 10배는 더 검토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부동산 팟캐스트 1위 ‘부동산 클라우드’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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