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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20년 이상 구축아파트, 입지·공급 따져라

입지가 최우선, 상품성은 준공연차별로 달라…주변 대규모 공급도 변수

2018.08.27(Mon) 11:05:10

[비즈한국] “새 아파트는 너무 비싸요. 입주 20년차 넘은 구축 아파트들이 저렴한 것 같은데 사도 될까요?”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부동산은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 입지를 제외하고 아파트 준공연도만 가지고 매수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 결정해서도 안 된다. 아파트 가격은 해당 입지의 수요와 공급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아파트 역사상 가장 많은 아파트가 공급되었던 시기는 1980년대와 1990년대다. 1980년 이전 공급된 아파트는 대부분 현재 재건축을 했거나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부동산의 시세를 이끄는 아파트들은 이 시기에 최초 준공되었고 현재 재건축한 아파트들이다. 과거부터 이미 좋은 입지였고 지금은 과거보다도 더 선호하는 입지가 되었다. 

 

인기 있는 입지에 새 아파트라는 선호 상품이기 때문에 구축 아파트보다 시세도 크게 높다. 시세가 높아도 매수 대기자가 차고 넘치니 수요층이 충분히 많다. 현재의 부동산 상승기 이후에 조정기가 온다고 해도 하락 여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새로 입주한 아파트나 곧 재건축에 들어갈 아파트 소유주들에게는 꽃놀이패 시장이다.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점점 더 줄고 있으니 말이다.

 

매수 결정 시 가장 많은 고려를 해야 할 대상은 20년 넘은 아파트들이다. 사진은 분당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금 아파트 실수요자들의 최대 고민은 재건축 이슈가 전혀 없는 구축 아파트의 매수 여부다. 구축 아파트의 소유자도, 매수 대기자도 고민스럽다. 매수해도 되는지, 아니면 무리해서라도 신축 아파트를 사야 하는지 말이다. 

 

아마도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요층이다. 준공연도로 따지만 1980년 중반부터 2000년 이전 아파트들이다. 현재도 가장 많은 사람이 살고 있으며, 가장 많이 매매와 임대 거래가 되는 아파트들이다. 팔아야 하는가, 사야 하는가, 매도 희망층과 매수 희망층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기준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 입지의 아파트를 매수할 수요가 현재 존재하는지와, 주변에 추가로 공급될 신규 아파트들이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판단을 하면 된다.

 

재건축 아파트 가능 연한이 30년이기 때문에 아파트의 수명을 30년으로 가정하자. 10년씩 나누어 경쟁력 유무를 따지면 구축 아파트 매수 기준이 나온다. 

 

10년 미만 아파트는 상품성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 신규 아파트로서 가장 좋은 상품 경쟁력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상품력 자체를 검토할 필요가 없다. 10년 미만 아파트는 입지만 보면 된다. 기존 도심이라면 현재 기준으로 입지의 수준을 평가하면 되고, 신도시라면 기반시설이 언제쯤 완성될지를 예측해 판단하면 된다. 

 

10~20년 차 아파트는 가장 인기가 많고 가장 거래가 활발한 연차다. 입지적인 요소와 상품적인 요소를 비슷한 비율로 고려해야 하는 시기이다. 10년이 넘었다면 신도시라 하더라도 충분히 입지가 활성화될 만한 시간이다. 따라서 현재의 입지 평가가 좋지 않다면 매수를 피해야 한다. 입지 조건은 양호한데 주변에 신규 아파트가 많이 공급되었거나 될 경우는 상품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 이 경우 추가 시세 상승 가능성이 있는지, 공급이 지역 수요보다 많은지를 따져봐야 한다. 

 

매수 결정 시 가장 많이 고려해야 할 대상은 20년 넘은 아파트들이다. 목동, 상계동, 광명시 등 서울권 준도심 지역과 서울 주변 1기 신도시의 거의 모든 단지가 해당된다. 20년 이상이 되면 입지 경쟁력은 검증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입지 경쟁력은 고려할 필요가 없지만,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기다. 

 

입지가 좋기 때문에, 매수 의향은 낮더라도 임차로 살려는 수요는 많을 수 있다. 전세가율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실수요가 많기 때문에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입지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매수 대상으로서의 평가는 몇 가지 더 고려할 요인이 있다. 입지가 좋기 때문에 거주는 해야 하는데 낡은 아파트를 굳이 매수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 부분이 구입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게 한다. 

 

아파트를 매수할 때는 향후 인플레이션 이상의 시세 차이를 예상하고 구입해야 한다. 시세가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동산은 굳이 살 필요가 없다. 매매 시세가 오르지 않다면 전세로 사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따라서 20년 차 이상의 아파트를 구매할 때는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가격이 오르는 원리는 단순하다. 공급량 대비 수요량이 많으면 가격이 오른다. 추가적으로 공급되는 상품이 없다면 상품력이 떨어지는 20년 차 아파트라도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1기 신도시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분당과 일산을 예로 들어보자. 분당은 1991년부터 입주를 시작했기 때문에 가장 오래된 신도시다. 2000년대 입주한 주상복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단지가 20년이 넘었다. 가격 상승 추이를 보면 2007년을 고점으로 2013년까지 가격이 하락했다가 최근 2년 동안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공급 대비 수요가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분당 내 추가적 공급 계획도 없다. 따라서 이 상승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단 40평형대 이상 대형 아파트의 경우는 여전히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수요가 그만큼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소형과 대형의 경우는 매수 여부를 다르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일산신도시의 경우 신도시 초기부터 10년까지는 분당이나 평촌과 함께 신도시 부동산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인기 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위상을 보면 분당, 평촌, 중동, 산본 신도시 등의 5대 신도시 중에서 시세가 가장 낮다. 지난 20년 동안 최하위였던 산본보다도 낮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그 이유는 상품 경쟁력이 낮아진 데다 주변 공급이 대량으로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산 북쪽에는 파주 운정신도시가, 서쪽에는 김포한강신도시가, 남쪽에는 삼송신도시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서북부 부동산 시장에서 일산의 위상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따라서 일산신도시는 일산신도시만의 차별화 경쟁력이 있는 입지(교육·환경)를 제외하면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낮아질 확률이 높다. 

 

아파트 준공연차별로 다른 전략을 가져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준공연차가 낮으면 입지적인 요소에 비중을 더 두고, 연차가 많아질수록 상품력에 대한 검토 비중을 높여야 한다. 단순히 전세가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매수 여부를 결정하면 안 된다. 꼭 입지경쟁력과 상품경쟁력의 지속 유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부동산 팟캐스트 1위 ‘부동산 클라우드’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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