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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 패트롤] '사교육 1번지' 대치동, 목 좋은 곳이 빈 까닭

대치역~대치사거리 일대 공실 12곳…강남 6개 상권 중 임대료 가장 높아

2018.08.17(Fri) 18:05:27

[비즈한국] 강남 8학군을 대표하는 대치동은 학원가와 고급 아파트들이 밀집된 지역으로 대한민국의 사교육 1번지로 불린다. 다른 지역에 비해 소득 수준이 높은 거주자가 많아 부촌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이곳에도 최근 빈 점포가 늘어나고 있어 공실 확산 우려가 나온다.

 

대치동 상권은 지하철 3호선 대치역 인근과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 방면이 가장 활성화돼 있다. 대치역에서 도곡역 방면과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에서 대치사거리에 이르는 거리는 ‘대치동 학원가’의 핵심 상권이다.

 


17일 오후 찾은 대치역 8번 출구 일대는 방학을 맞이해 낮부터 학원가로 향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붐볐다. 갓길에는 학생들을 내려주기 위해 정차한 학부모들의 차가 가득했고, 평일 낮임에도 학원가 주변은 통행량이 많았다. 이곳은 강남 메가스터디 빌딩이 위치해 있어 평일과 주말 상관없이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다.

 

대치역에서 도곡역 방면 학원가 상권은 주로 초등학생과 중학생 대상의 학원들이 밀집해 있고 1층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겨냥한 패스트푸드점, 분식점, 편의점, 카페 등이 주를 이룬다. 이날 찾은 강남 메가스터디 옆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안에도 학부모들과 공부하는 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치동 곳곳에 빈 사무실이 눈에 띈다. 사진=김상훈 기자


하지만 이런 대치역 일대에도 공실이 있다. 대로변을 따라 대치역 사거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임대’ 홍보 전단이 붙은 1층의 빈 점포 세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 국수집과 샐러드가게 등이 영업하던 곳이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대치역 사거리 대로변 1층 상가 점포의 임대료는 전용면적 52㎡ 기준 월세 800만 원대다.

 

이 같은 모습은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에서도 발견된다.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의 도곡로와 삼성로가 만나는 코너에는 빼곡히 들어선 식음료 가게들 사이에 빈 점포가 눈에 띄었다. 이곳은 ‘더바디샵’이 있던 곳으로 지난 7월 말 점포가 나간 뒤 비어 있는 상태다. 전용면적 40㎡ 기준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650만 원선으로 알려졌다. 길 건너편 대로변에는 1층에 수개월째 ‘임대’ 문구가 붙은 빌딩도 있었다.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에서 가장 목 좋은 곳으로 평가받는 대로변 코너 자리. 사진=김상훈 기자

 

이 밖에도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에서 대치사거리 쪽으로 향하는 경사진 길에는 건물 사이사이 주인을 찾지 못한 점포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비즈한국’이 대치역에서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 대치사거리 일대 임차인을 구하는 점포를 전수조사한 결과 총 12곳이 빈 상태였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대치동 학원가 상권 임대료는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 북측 코너 1층 평균기준 50㎡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350만~400만 원이다.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 남측 도곡로 1층 평균기준 66㎡ 기준 보증금 1억~2억  원, 월세 600만~700만 원에 이른다. 인근 한 부동산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대치동 임대료가 다른 강남권과 달리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치동 상권의 평균 임대료는 강남 6개 상권 중 가장 높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치동 상권 상가의 3.3㎡(약 1평)당 평균 월세는 지난해 9월 기준 18만 원선이다. 이는 강남에서 잘나간다는 선릉역 상권(14만 4500원)이나 압구정 상권(13만 7500원), 신사동 상권(13만 800원)의 월세보다 4만~5만 원 높은 가격이다.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 인근 한 빌딩에 붙은 ‘임대’ 표시. 사진=김상훈 기자

 

이 때문에 중소 규모 학원​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대로변에서 100~150m 떨어진 골목까지 밀려나는 곳도 생겼다. 본래 대치동 학원가는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의 ‘열 십(十)’자 형태를 띄고 대로변에 분포한 학원들을 일컬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찾아와 학원이 어딨는지 묻곤 하는데, 찾아보면 대로변 아닌 골목의 평범하고 작은 빌딩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차인이 입점할 수 있도록 ​임대인들이 ​현실적인 수준으로 임대료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치동이 강남 최고 상권으로 떠오른 만큼 보증금과 임대료가 높아 예비 소상인들로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홍구 창업전문가는 “가장 좋은 자리 코너(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 ‘더바디샵’)가 권리금도 못 받고 나갔다는 것은 거꾸로 ‘권리금 없어도 월세가 비싸 이제 들어가지 않겠다’라는 임차인(자영업자들)의 반란이라 볼 수 있다”며 “예비 창업자들은 아무리 좋은 자리라도 재료비와 인건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월세까지 높으면 수익성이 낮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공실 확산을 막기 위해선 현실적인 임대료 정책이 필요하다. 건물 거래가에 맞춰 임차료가 정해져선 안 된다”며 “이참에 일본처럼 권리금 없는 문화, 즉 권리금 없이 들어오는 대신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5년이나 10년 후 임차인이 바뀔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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