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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일기] 음원시장도 '마법의 마블 효과' 누릴 수 있을까

플레이리스트 기반 뮤직 앱 각광…흘러간 노래도 들려주는 큐레이션이 핵심

2018.08.16(Thu) 10:05:26

[비즈한국] 마블이 걷는 방향으로 모든 영화사가 움직이고, 마블이 움직이면 모든 콘텐츠 업계가 요동친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도 만들지 못한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신작이 구작을 살리는 마법의 시스템이다.  

 

영화 제작사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당연히 신작 영화의 매출이다. 극장에 올라왔을 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진행해야 한다. 당시에 나온 최신 영화로 제작사가 먹고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스크린에서 내려온 영화는 자연스레 관심에서 멀어지고 매출도 끊긴다. 기껏 만들어놓았더니 극장에서 1~2주 걸리고 내려오면 자연스레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나 창고에서 먼지만 쌓인다. 

 

마블이 움직이면 콘텐츠 업계가 요동친다. 신작이 구작을 살릴 수 있는 마블의 독보적인 시스템 때문이다. 사진=마블코리아

 

마블이 위대한 이유는 이 구조를 바꿨기 때문이다.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 신작 영화가 구작 영화의 VOD 매출을 높이는 새로운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물론 기존에도 비슷한 사례는 있었다. ‘반지의 제왕 3’​가 개봉하면 ‘​반지의 제왕 2’​​의 매출이 올랐다. 하지만 트릴로지 내지 개별 작품의 시리즈였기에 한계는 명확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닥터 스트레인지’​​ 등 개별 시리즈를 막론하고 신작이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음악은 가능할까? 현재는 불가하다. 멜론으로 대표되는 한국형 음원 서비스는 실시간 차트를 내세운다. 팬들이 적극적으로 공세하고 음원 사재기가 번번이 일어나기 때문에 한 번 차트에서 나간 노래가 다시 올라오기란 너무나 어렵다. 옛 노래가 살기도 어렵다. 라디오는 죽어가고, 음악프로그램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  

 

플레이리스트 기반 음원 서비스는 궁극적으로 구작을 꾸준하게 살릴 수 있는 큐레이션 시스템이다. 사진=유튜브레드 캡처

 

하지만 플레이리스트 기반 음원 서비스는 음악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가능성을 보인다. 신작이 구작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아름다운 선순환이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구작을 꾸준하게 살릴 수 있는 큐레이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해외발 음원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와 유튜브 뮤직은 차트 대신 플레이리스트를 강조하고, 상대적으로 최신 음원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특정 가수의 최신 앨범이 나오면 그 가수를 좋아하는 팬이 만들어놓은 그 가수의 예전 노래 플레이리스트를 들려준다.  

 

네이버 바이브와 유튜브 뮤직이 밀고 있는 개인 플레이리스트는 음악산업 종사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 더 이상 실시간 차트에 파묻히지 않고, 끊임없이 돈을 쏟아부어 소셜에 노출시키지 않아도 된다. 특정 취향을 가진 사용자를 저격하면 본인의 최근 노래는 물론이요, 과거 노래까지 다시 발굴되는 대발견의 시대가 올 수 있다. 라디오 DJ가 없어진 시대에 플레이리스트는 새로운 시대의 DJ, 나아가 에버그린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초석이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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