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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다세대·빌라, 지금 사도 괜찮을까

역세권에 5년 미만, 경쟁 아파트 없다면 OK…시세 차익보다 월세 수익 우선

2018.08.06(Mon) 14:07:47

[비즈한국] 서울, 경기도 인기 지역의 아파트는 지난 1년간 꽤 많이 올랐다. 8·​2 대책 이후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어 희망 지역의 아파트 가격 조정을 기다리던 세대들의 상심만 커지고 있다. 계속 상승하는 아파트 시세만 바라보다가는 다시 집 한 채를 구할 수 없을 거 같다. 

 

최근 아파트는 많이 올랐는데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다세대·빌라의 매수 문의가 늘었다. 서울에서는 올라간 가격 때문에 아파트 매수가 어렵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덜한 다세대·빌라를 살지 말지 고민하는 것이다.

 

다세대나 빌라를 사도 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된다. 단, 아파트보다 입지 조건, 상품 조건을 까다롭게 고려해야 한다. 

 

왜 그럴까? 일반적인 아파트는 가격이 문제지 감당할 수 있는 예산 범위 내 인기 있는 아파트라면 매수 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다세대·빌라를 매수할 때는 아파트보다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다세대·​빌라도 기본적으로는 아파트와 동일한 상품 가치를 고려하되 더 까다롭게 봐야 한다. 사진은 서울의 한 주택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는 실거주 목적이든 투자 목적이든 아파트에 비해 불안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아파트 시세는 인플레이션만큼은 상승하지만 다세대·빌라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다세대·빌라는 ​대부분 ​입지 가치가 높지 않은 곳에 있고, 부동산으로서의 상품 가치가 아파트보다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다. 과거 다세대·빌라의 시세 흐름을 보면 그렇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 

 

지난 5년간 대부분의 아파트는 물가인상률(인플레이션) 이상 시세가 올랐지만, 다세대·빌라는 매입 시점이 최고가인 경우가 오히려 많다. 매수 시세 이상 오른 경우는 아마도 재개발 이슈가 있는 주택일 것이다. 재개발 지역의 다세대·빌라는 우리가 아는 다세대·빌라가 아니라 신규 아파트를 포함한 토지로 완전히 다른 상품이다.

 

시장 가격은 매수자가 더 많고 매도자가 더 적으면 오른다.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오른 것은 아파트 공급량보다 수요 세대가 더 많았음을 의미한다. 다세대·빌라의 경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지 못한 이유는 공급된 다세대·빌라보다 ​수요층이 ​많지 않아서다. 다세대·빌라를 매수하려면 아파트보다 수요층이 적다는 것을 전제하고 여러 조건을 추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다세대·빌라도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투자 수요가 있고, 실거주 수요가 있다. 먼저 실거주 수요를 가정해보자. 희망하는 입지에 다세대·빌라를 매수해 거주할 수도 있고, 매수가 아닌 임대 형태로 거주할 수도 있다. 실거주로 다세대·빌라를 매수하는 경우라면 향후 가치가 올라가거나 최소한 유지될 것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주변에 경쟁 다세대·빌라가 추가로 들어올지, 주변 지역이 다세대·빌라만 있는 지역이 아니라 아파트가 공급될지 등 아파트보다 세세하게 미래가치를 따져야 한다. 

 

여기서 딜레마는 아파트와 달리 다세대·빌라의 미래가치 평가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다세대·빌라를 매수하기 전에 그 주택에서 임차로 2년을 거주해 본 후 매수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2년 정도면, 입지의 미래가치와 주택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지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아파트와 동일하다. 출퇴근 편리성, 즉 교통이 편리해야 하고, 교육환경이 양호해야 하며, 기본적인 상업시설이 있어야 한다. 다세대·빌라는 오히려 환경쾌적성의 가치를 너무 높게 책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세대빌라의 많은 입지 조건 중 딱 하나만 고른다면 역세권 지역을 선택하길 추천한다. 역세권이 아닌 곳엔 아파트라 하더라도 다세대·빌라 수준으로 저렴한 아파트들이 많다. 다세대·빌라가 아니어도 선택의 대안이 더 많다. 

 

다세대·빌라 매수 시 가장 걱정되는 것은 상품 경쟁력이다. 따라서 다세대·빌라를 매수하려면 가능한 한 5년 이하의 신축 주택을 선택해야 한다. 다세대·빌라는 아파트 대비 내구성이 낮기 때문에 5년 이상 되면 상품 가치가 낮아진다. 

 

따라서 다세대·빌라에 실거주로 입주하려면 역세권에 5년 미만의 신축 주택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다세대·빌라를 투자용으로 매수하는 경우도 기본적인 부동산 가치 평가 방법은 같다. 임대가 잘 나갈 수 있는 역세권 입지의 신축 주택이 가장 좋다. 

 

재개발 투자를 목적으로 다세대·빌라를 매수할 경우는 다르다. 이 경우 현 투자액 대비 향후 신규 아파트로의 변환 후 가치를 비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파트와 다세대·빌라가 혼재된 지역의 다세대·빌라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같은 입지 조건이라면 다세대·빌라는 아파트보다 선호도가 떨어진다. 이유 불문하고 아파트와의 경쟁이 심하지 않은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강동구를 예를 들면 둔촌동, 고덕동, 상일동에는 아파트가 많다. 하지만 천호동, 암사동은 상대적으로 아파트가 적다. 송파구 잠실동에는 아파트가 많지만, 그 외의 송파구에는 아파트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강남구도 대치동, 도곡동, 개포동 등 기존 아파트 밀집지를 제외하면 다세대·빌라가 의외로 많다. 

 

강남권에서도 아파트와 경쟁이 심하지 않은 지역이 꽤 있다는 것이다. 직장이 가깝고, 교통편이 좋은 지역 중 아파트와의 경쟁이 심하지 않은 지역이라면 다세대·빌라를 실거주나 투자용으로 구입해도 좋을 것이다. 이 경우 내구성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보일러 등의 각종 소모품 교체비용과 각종 수리비용이 들어가면 빌라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인기 지역의 신축빌라는 전세가가 매매가와 거의 차이가 없다. 투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의미다. 월세로도 잘 나간다. 따라서 실거주층이든 투자층이든 다세대·빌라 주택을 활용할 방법은 항상 있다. 단, 다세대·빌라는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 꾸준한 월세 수익이 1차 목표여야 하고, 추가적으로 향후 재개발, 혹은 신축으로 리뉴얼이 가능한지 정도만 체크하고 매수하는 것이 좋다. 

 

실거주 혹은 부동산 투자 상품으로 꼭 아파트만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 다세대·빌라도 거주하고자 하는 수요가 충분히 존재하고 아파트를 선택할 수 없는 계층을 위한 상품으로서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다세대·빌라도 입지가 좋고,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다면 매수해도 좋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부동산 팟캐스트 1위 ‘부동산 클라우드’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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