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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음악일기] '비욘세+제이지=더 카터스' 슈퍼 그룹의 기원

팝 음악의 발전이 멈춘 시대, 불화설 딛고 협업으로 새로운 음악 제시

2018.07.30(Mon) 09:49:53

[비즈한국] 팝의 여제 비욘세(Beyonce). 힙합의 대부 제이지(Jay Z). 둘은 부부입니다. 또 그룹 ‘더 카터스(The Carters)​’의 멤버이기도 합니다​. 지상 최대의 부부가 만든 그룹 카터스는 어떻게 등장했을까요?

 

비욘세와 제이지의 슈퍼 그룹 ‘​더 카터스​’​의 앨범 ‘​에브리싱 이즈 러브(Everything Is Love)​’​.


비욘세와 제이지는 이혼 위기를 겪었습니다. 제이지의 불륜 때문이라는 설이 지배적이죠. 둘은 파경 위기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음악을 차례로 발표했습니다. 비욘세의 레모네이드(Lemonade)​’​와 제이지의 4:44​’​였습니다. 두 앨범 모두 평단과 대중의 큰 지지를 받았지요.

 

둘은 원래 협업 앨범을 발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비욘세의 음악이 먼저 준비되었다고 판단, 비욘세의 음반이 먼저 나왔습니다. 이후 제이지의 솔로 음반 또한 나왔지요. 그렇게 협업 프로젝트는 없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2016년 6월, 제이지와 비욘세는 합동 콘서트 투어 ‘온 더 런 2(On The Run 2)’를 영국에서 시작했습니다. 투어 10일 차. 런던 투어를 끝내고 둘은 자신들의 합작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더 카터스(The Carters)’​라는 이름으로 말이죠(카터 부부라는 의미​이며 제이지의 성 카터에서 따왔다).

 

이전에도 제이지는 협업으로 큰 재미를 본 적이 있습니다. 2011년에 발표한 ‘워치 더 스론(Watch The Throne)’입니다. 형제처럼 친한 카니예 웨스트와 협업해서 지상 최대의 파티를 만들었습니다. 이 음악은 기본적으로 프로듀서 카니예 웨스트의 맥시멀리즘 음악에 제이지의 유쾌함을 더한 작업물이었습니다. 제이지의 아내 비욘세를 포함해 프랭크 오션부터 더 드림까지, 다채로운 피처링 팀이 동원되기도 했지요.

 

제이지와 카니예 웨스트의 ‘니가스 인 파리스(Niggas in Paris)’.

 

더 카터스의 앨범은 사뭇 다릅니다. 좀 더 진지하고, 부드러우며, 무엇보다 개인적인 프로젝트입니다. 둘은 2017년부터 협업 작품을 계획했는데요, 부부는 프랑스 파리의 공연장 호텔방을 작업실로 꾸며 녹음했습니다. 둘은 모든 곡을 패럴부터 신인까지 다양한 프로듀서들과 함께 직접 프로듀싱했습니다. 진정한 ‘대작’이자 진정한 ‘가내수공업’ 앨범이었던 셈입니다.

 

그렇게 등장한 더 카터스의 앨범 ‘에브리싱 이즈 러브(Everything Is Love)’는 정통 힙합 음악을 담았습니다. 비욘세는 ‘레모네이드’에서처럼 자유롭게 보컬과 랩을 넘나듭니다. 제이지 또한 ‘4:44’에서 보여줬던 진중함과 라임을 보여주지요. 패럴 윌리엄스, 타이 달러 사인, 미고스의 오프셋, 쿠아보 등 뜨거운 흑인음악 스타들 또한 피처링으로 가세했습니다.

 

둘의 음악은 솔직합니다. 현재 둘의 결혼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따뜻하기도 합니다. 이미 위기를 이겨낸 둘의 노래 가사는 조금 더 밝아졌습니다. 이전에 관조적이고, 솔직하게 이혼 위기를 풀어냈던 두 부부의 솔로 앨범들과 사뭇 다릅니다. 그래서 앨범 제목 또한 ‘모두 사랑이다’라고 지었겠지요. 제이지는 마치 ‘치유를 위해 세러피 세션을 갖듯’ 음악을 만들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둘의 앨범 리드 싱글 곡인 ‘에이프싯(Apeshit)’의 뮤직비디오 또한 특별합니다. 루브르미술관을 빌려 예술 작품으로 가득 채운 뮤직비디오를 만들었지요. 이전에도 예술품을 활용해 랩을 했던 제이지의 취향이 드러납니다. 비욘세 또한 보컬을 잠시 내려놓고 적극적으로 랩을 보여줍니다. 제이지 또한 진중한 랩을 보여주죠. 흑인 댄서들은 루브르를 무대로 전혀 본 적이 없던 독창적인 연출을 했습니다. 비욘세의 댄스와, 제이지의 예술적 취향이 만나 새로운 뮤직비디오가 탄생한 셈입니다.

 

더 카터스의 ‘에이프싯(Apeshit)’.

 

비욘세와 제이지의 ‘더 카터스’ 활동은 맥락과 스토리가 중요해진 팝 음악의 경향을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제이지와 비욘세는 모두가 알고 있던 자신들의 개인사를 공개했습니다. 한술 더 떠서 이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켰죠. 그렇게 ‘레모네이드’와 ‘4:44’ 모두 훌륭한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더 카터스에서 둘은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서로가 협업하고 뒤섞어서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음악을 만든 거지요. 제이지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비욘세는 이토록 힙합에 집중한 앨범을 만들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제이지 또한 비욘세가 아니었다면  리드 싱글 뮤직비디오에 댄스가 중요하게 등장하는 프로젝트는 해볼 수 없었겠지요.

 

팝 음악의 발전이 멈춘 지는 제법 되었습니다. ‘새로운’ 장르라는 건 더 이상 없으니까요. 이제는 기존의 음악 요소를 조합해 새로운 개성과 새로운 맥락을 만드는 싸움입니다. 비욘세와 제이지는 협업을 통해 새로운 맥락, 새로운 스토리, 나아가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오로지 ‘슈퍼 팝스타 부부’​라는 둘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말이죠. 슈퍼스타의 새로운 세계, 더 카터스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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