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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강물 '펑펑' 대명레저 오션월드 '깜깜이 신고' 논란

'자율신고제'라 검증 방법 없고 '매일 보고' 원칙도 무시…대명 "유량계 설치 검토"

2018.07.20(Fri) 11:26:08

[비즈한국] 30℃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전국 129개 물놀이시설(워터파크 포함)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그런데 국내 3대 워터파크로 꼽히는 비발디파크 오션월드를 운영하는 대명레저산업의 하천수(홍천강물) 취수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국내 3대 워터파크로 꼽히는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대명비발디파크 오션월드. 사진=대명리조트 홈페이지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사계절 테마파크 대명비발디파크는 연간 200만 톤(t)의 하천수를 사용한다. 한강홍수통제소와 홍천군청에 따르면 대명비발디파크의 최근 3년간 하천수 취수량 및 사용료는 2015년 200만 8692톤(1억 103만 7190원), 2016년 213만 804톤(1억 828만 4140원), 2017년 197만 4655톤(1억 406만 4300원)이다. 

이에 비해 캐리비안베이, 에버랜드 등을 운영하는 삼성물산은 하천수 대신 연간 90만~100만 톤의 상수도를 사용하면서 13억~14억 원을 납부하고 있다​(관련기사 이 가뭄에…대명비발디파크 값싼 홍천강물 ‘펑펑’ 주민 원성). 이처럼 에버랜드보다 두 배 많은 물을 사용하면서 10억 원이나 적은 사용료를 내는비발디파크의 하천법 위반 의혹이 현지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명비발디파크 내부 관계자와 팔봉리 주민들은 “매년 7~8월 주말마다 하루 평균 1만 톤이 넘는 하천수를 취수하는 것으로 안다”며 “물놀이 성수기인 7월 4주차부터 8월 2주차까지는 평일·주말 구분 없이 하천수 취수량이 법정 허용치를 넘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대명비발디파크의 하천수 취수량을 하루 최대 9894톤(연간 361만 1310톤)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강홍수통제소가 ‘비즈한국’에 공개한 비발디파크의 하천수 취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명비발디파크는 최근 3년간 단 하루도 9894톤을 초과하는 홍천강물을 취수하지 않았다.​ 

 

대명비발디파크는 지난 2004년 강원도청으로부터 하천수 취수 허가를 받아 홍천강물을 사용한다. 사진은 홍천강 바로 옆에 설치된 대명비발디파크 취수장.  사진=유시혁 기자

 

# ‘자율신고제’로 제한취수량 초과해도 검증할 방법 없어

 

대명비발디파크 내부 관계자와 팔봉리 주민들은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 첫째 대명비발디파크가 한강홍수통제소에 하천수 취수량을 자율신고제로 보고한다는 점이다. 특히나 대명비발디파크는 취수량을 측정할 수 있는 유량계를 홍천강에 설치된 취수장에 설치하지 않고 내부 정수시설에 설치했다. 한강홍수통제소로서는 대명비발디파크가 보고한 사용량과 실제의 사용량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 

 

대명비발디파크 관계자는 “예전에는 취수장에 유량계가 설치돼 있었지만, 오차범위가 커서 제거했다. 취수한 홍천강물이 전부 정수시설로 오기 때문에 유량계를 어느 곳에 설치하나 상관없다”며 “취수장에 유량계를 설치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비즈한국’ 취재 결과 대명비발디파크와 취수장 중간에 배관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비발디파크 분리수거장 앞에 2개의 저류조가 있는데, 이곳에는 취수장에서 취수된 홍천강물이 배관을 통해 유입된다. 대명비발디파크 측에 따르면 이 저류조는 비발디파크 스키월드가 운영되는 겨울철에만 홍천강물을 보관해둔다. 한강홍수통제소와 비발디파크 측에 관로 도면 공개를 요청했지만 이들은 대외비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팔봉리 주민들은 대명비발디파크가 인공눈을 만들기 위해 겨울철 2개의 저류조에 하천수를 보관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유시혁 기자
팔봉리 주민들은 대명비발디파크가 불법적으로 인공눈을 만들기 위해 겨울철 2개의 저류조에 하천수를 보관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유시혁 기자


대명비발디파크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겨울철 비발디파크와 취수장 중간에 위치한 저류조로 홍천강물을 보관해두는 건 스키월드의 인공눈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천법에 따르면 인공눈은 상수도로만 만들 수 있다. 앞서의 비발디파크 관계자는 ​“​저류조에 보관하는 하천수로 인공눈을 만드는지는 확인해보겠다”면서도 ​“​관로 도면이 대외비라서 공개할 수는 없지만, 하천수를 빼돌리기 위해 설치된 추가 배관은 없다”고 해명했다.​ 

 

# 1주일, 2주일, 1개월…‘매일 보고’ 원칙 어기고 ‘내맘대로’ 보고

 

둘째 대명비발디파크는 하천법에 의거해 하천수 사용량을 매일 보고해야 하지만 비정기적으로 보고했다. 1일 사용량이 제한 취수량을 넘더라도 다음 날 취수량을 줄이면 월 전체로 제한 취수량을 맞출 수 있다. 이 또한 한강홍수통제소가 검증할 아무런 방법이 없다. 

 

한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대명비발디파크가 1주일에 한 번, 2주일에 한 번, 때로는 1개월에 한 번, 이런식으로 비정기적으로 하천수 취수량을 보고해왔다”며 “유량계 사진을 첨부하기 때문에 전체 취수량을 조작할 수는 없지만, 매일 보고하지 않다보니 일일 제한 취수량을 초과해도 한강홍수통제소에서는 알 수가 없다”며 “일일 제한 취수량을 초과한 날과 부족한 날의 평균치를 계산해 보고하면 하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

 

최근 3년(2015~2017년)간 비발디파크 하천수 취수량에는 의심을 살 만한 부분이 눈에 띈다. 2015년, 2016년, 2017년 모두 8월에는 일 9000톤 이상의 취수량을 신고했다. 2015년, 2016년엔 7월 18일 이후 7월 말까지도 매일 9000톤 이상을 취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의 사용량을 보면 주중과 주말 구분 없이 모두 9000톤 이상 제한 취수량에 가까운 양을 신고했다. 주말에 제한사용량을 초과 사용한 뒤 평일에 사용량을 분산한 것 아니냐는 의심 들 만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대명비발디파크 관계자는 “7월과 8월에는 대명비발디파크가 가장 바쁜 시기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매일 보고하지 않은 건 직원들이 바쁜 탓”이라며 “하루에 한 번 유량계를 체크하고 있다. 홍천강물 취수량이 초과된 날과 부족한 날의 평균치를 계산해서 한강홍수통제소에 보고했다는 주장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

홍천=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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