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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 프리즘] 문재인-모디, 모두에게 '몬순 비' 같은 국빈방문

모디 총리, 문 대통령 극진 환대…양국 물론 각 정상 정치·경제적 이해 부합 성과

2018.07.17(Tue) 18:05:43

[비즈한국] 매년 이맘때쯤이면 인도 전역에는 몬순 비가 내린다. 6월 초 남부지방에서 시작돼 9월까지 이어지는 몬순 기간 동안 강우량은 인도 전체의 70~80%에 달한다. 이 몬순 비가 한 해 농사는 물론 그해 경제성장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의 3분의 2가 직간접적으로 농업에 종사하는 데다 국가 면적의 절반 가까이가 경작지로 이용되는 등 여전히 농업이 인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풍요와 번영의 상징인 몬순 비가 올해에는 반가운 손님과 함께 찾아왔다. 지난해 11월 아세안 3개국 순방 시 신남방정책을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은 모디 인도 총리 초청으로 7월 8~11일, 3박 4일 일정으로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인 인도를 국빈 방문했다. 모디 총리 취임 이후 처음인 우리 정상의 방문에 인도가 거는 기대는 몬순 비를 바라는 목 마른 기다림에 못지 않았다. 경제와 외교관계의 다변화를 꾀하는 우리 역시 ‘포스트 차이나’로 급부상 중인 인도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위해 ​총리 영빈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인도 정부의 극진한 예우는 대표단 도착 이전부터 시작됐다. 모디 총리는 문 대통령의 방문 일정에 맞추어 MOU(양해각서) 교환식과 공동언론발표가 열리는 영빈관(하디데라바드 하우스) 리모델링 공사를 지시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도착 당일 아침부터 행사 기간 내내 뉴델리 거리 곳곳에 문 대통령의 사진과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대형 간판을 걸어 전례 없는 환대를 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는 놀라운 반응이 이어졌다. 

 

모디 총리의 각별한 환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간디기념관 방문,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 코빈드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 등 무려 11개의 일정을 문 대통령과 함께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 노이다공단 신공장으로 이동 중 지하철을 이용하여 이동할 것을 제안, 11개 구간을 함께하며 문 대통령과의 스킨십을 높였다. 이 지하철은 삼성물산이 일부 건설하고 현대로템이 전동차를 공급했기에 우리에게 상징하는 바가 크다.

 

이외에도 한국 동포 간담회에 인도 전통무용단을 파견하고 이례적으로 민간 기업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모디 총리가 보여준 정성과 배려는 양국이 특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 한층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음을 보여줬다. 이와 같은 환대에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대접받는 것”이라며 더욱 돈독해지고 있는 양국 관계를 강조했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인도 뉴델리 숙소 호텔에서 인도 영화 ‘당갈’의 실제 주인공인 포갓 가족을 초청해 차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 내외 역시 모디 총리의 환대에 부응해 양국 국민의 화합을 위한 일정들을 소화했다. 특히 인도 국빈방문 첫 일정으로 세계 최대 힌두 사원인 악샤르담을 사원을 택해 인도 종교 문화와 역사에 대한 존중을 표했다. 김정숙 여사는 기존의 틀에 박힌 일정에서 벗어나 후마윤 묘 방문, 케이팝 콘테스트 결선 참석, 영화 ‘당갈’의 실제 주인공 가족 초청 차담회 등 인도 문화를 열린 자세로 체험하면서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리는 문화외교를 선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국빈방문은 양국이 친밀한 유대 및 두터운 신뢰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인도의 신동방정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여는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 정상은 특히 국빈 방문의 가장 중요한 행사인 정상회담(7월 10일)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3P플러스(+)’ 제안을 담은 ‘사람, 상생번영, 평화, 미래를 위한 비전’ 성명을 채택, 인도가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에 크게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더욱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고심 중인 모디 총리는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방문으로 정치적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받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과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의 준공식에 참석해 ‘성공적인 외국인투자 유치·일자리 창출’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자 노력했다. 인도 정부가 관여하지 않은 민간 공장의 준공식에 총리가 참석한 전례가 없으나, 이 방문이 모디 총리에게는 정치적으로 밑지는 장사가 아니었던 것이다. 더욱이 문 대통령과 행사장까지 지하철로 이동하는 파격적인 연출을 통해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더욱 굳혔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각)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함께 지하철에 탑승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사드 보복 사태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에 따른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으로 경제적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우리 역시 인도와 획기적인 경제협력의 토대를 마련했다. 양국은 조속히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협상을 타결하고 2030년까지 양국 교역액 500억 달러를 달성하기로 약속하는 한편 제조업, 인프라, 첨단산업 분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더 나아가 양국의 강점을 결합한 한-인도 미래비전전략그룹 및 연구혁신협력센터를 설치하고 과학기술 공동연구 등 호혜적인 협력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를 함께 선도해 나가기로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쌍용자동차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 회장과의 만남에서 쌍용차 해고자 문제에 관심을 당부하고,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국내 투자 확대 및 일자리 창출 노력을 당부하는 등 국내 경제 현안을 돌보는 행보를 보이며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 부부가 주최한 국빈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함께 걷고, 함께 움직이고, 함께 생각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진정한 친구가 되라”는 인도 베다 경전 문구를 인용하며 양국의 영원한 우정과 번영을 기원했다. 그동안 4강 외교에 가려져 소원했던 한-인도 간 협력 관계가 이번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통해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순조로운 올해 인도의 몬순 강우량처럼.

박소연 국제학 박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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