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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회장 '해외 전념' 한 달, 미래에셋 '국내'는 지금

공정위 압박 지속에 사업까지 차질…미래에셋 "일감 몰아주기로 보기 어려워"

2018.06.29(Fri) 14:13:53

[비즈한국] 지난 5월 23일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을 글로벌경영전략고문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당시 박 회장은 “계열사 부회장과 대표이사가 책임 경영을 하고, 본인은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로써 미래에셋대우의 국내 경영은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을 비롯한 전문경영인이 사실상 담당하고,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회장을 겸임하면서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은 미래에셋그룹에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수하동에 있는 미래에셋 센터원빌딩. 사진=박정훈 기자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사정당국의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은 미래에셋그룹에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다. 지난 5월 29일 공정위는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컨설팅 등 주요 계열사를 방문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6월 26일에는 공정위가 미래에셋 계열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펀드서비스, 브랜드무브, 세 곳을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자회사로 꼽았다. 공정위 측은 “현재 운영 중인 공정거래법 전면개편특위에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향후 토론회·간담회 등 외부 의견수렴을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국가기관 관계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미래에셋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개혁연대 소장 시절이던 2016년 3월 보고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과 미래에셋그룹’을 통해 미래에셋을 비판한 바 있다. 보고서는 “(미래에셋이) 사업연도 말에 불필요한 단기차입금을 조달해 총자산을 늘리거나 지분조정을 통해 최대출자자가 아닌 2대 또는 3대 주주가 되는 편법으로 지주회사 규제를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의 사실상 2선 후퇴 발표와 공정위 조사 시기가 겹치다보니 금융권에서는 여러 뒷말이 나왔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박 회장은 이전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해왔다”며 “미래에셋대우 회장 임기가 끝나서 물러난 것으로 2년 전부터 임기가 끝나면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는데 그때 공정위 조사를 어떻게 예상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미래에셋그룹


공정위는 미래에셋컨설팅의 일감 몰아주기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이 48.6%, 박 회장의 부인 김미경 씨가 1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9.9%를,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의 지분을 각각 18.6%, 19.0%를 갖고 있다. 즉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계열사다.

 

미래에셋컨설팅은 포시즌스서울호텔, 블루마운틴컨트리클럽 등을 운영한다. 이곳들은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조성한 펀드가 소유하지만 임대관리는 미래에셋컨설팅이 맡고 있어 과거부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있었다.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난해 호텔사업과 골프장사업 매출은 총 1013억 원으로 전체 매출(1100억 원)의 90%가 넘는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현행법상 금융사는 골프장 등을 운영할 수 없어 미래에셋컨설팅이 맡은 것”이라며 “미래에셋컨설팅은 적자기업이기에 흔히 말하는 일감 몰아주기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1월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되면서 금감원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다. 단기금융업을 인가받으면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그렇지만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공정위 조사로 인해 인가 심사를 보류, 현재까지도 심사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박현주 회장이 해외 사업에 집중할 뜻을 밝힌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공정위의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국내 사업까지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기에 박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과 달리 미래에셋그룹은 온전히 박 회장 소유라서 그런지 정부와 관계개선에 비교적 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금융당국이 개혁을 외치고 있는 만큼 미래에셋도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은 해소하고 사업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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