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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화재 CEO 잦은 교체 '과거'와 권중원 대표의 '미래'

실적부진 등 악재 해결해야…흥국화재 "2년차 권 대표 왕성한 경영활동 중"

2018.06.26(Tue) 15:44:39

[비즈한국] 권중원 흥국화재 사장이 경영환경을 둘러싼 악재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흥국화재는 실적부진, 자본확충 난관에 금융당국 제재 결정까지 앞둔 상황이다. 

 

흥국화재 대표이사의 임기는 2년이다. 태광그룹이 쌍용화재를 인수하면서 2006년 1월 흥국쌍용화재(2009년 흥국화재로 사명 변경)가 출범한 지 올해로 만 12년이지만 현 권중원 사장을 포함해 역대 최고경영자(CEO)들은 무려 10명에 달한다. CEO 평균 재임기간 1년 2개월, 심지어 두 달 만에 그만둔 사례도 있다.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 있는 흥국화재 사옥. 사진=박정훈 기자


태광그룹 인수 후 초대 사장이었던 오용일 전 흥국쌍용화재 사장은 2006년 3월 취임해 1년여 만에 사임한 후 태광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후임인 황서광 전 사장은 2007년 8월 취임해 같은 해 12월에 물러났다. 취임 4개월 만이다. 그 뒤를 이은 이종문 전 사장도 4개월 만에 물러났다. 후임 김종연 당시 전무가 두 달간 대표를 맡았다. 그도 흥국화재 사장에 취임했으나 흥국생명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임기를 못 채웠다. 

 

이어 김용권 전 사장은 2010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재임했다. 흥국화재가 태광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유일하게 임기를 채운 CEO다.  2013년 6월부터 흥국화재를 이끈 윤순구 전 사장은 1년 2개월 만인 2014년 8월 사임했다. 

 

후임 조훈제 전 사장은 취임 1년 7개월 만인 2016년 3월 하차했다. 조훈제 사장의 경질은 취임 후 흥국화재의 실적이 반토막 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한 데 따른 조치였다. 조훈제 사장의 후임으로 문병천 사장이 2016년 3월 취임했으나 그 역시 1년 만에 건강을 이유로 하차했다. 

 

현 권중원 사장은 2016년 12월 흥국화재 부사장으로 영입돼 2017년 3월부터 흥국화재를 이끌고 있다. 6월 24일자로 대표 취임 1년 4개월째에 접어들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잦은 교체는 회사 성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2년에 못 미치고 평균 1년을 조금 넘는 대표 임기 동안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흥국화재 관계자는 “대표의 잦은 교체는 예전에 있던 일이다. 권중원 대표는 임기 2년차를 맞아 안정적이고 왕성하게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흥국화재 대표가 자주 교체됐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 결과가 그렇게 나온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흥국화재 대표의 잦은 교체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 비교해도 분명히 눈에 띈다. 태광산업은 홍현민 부사장이 2016년 3월 대표로 취임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대한화섬은 이중호 사장이 2014년 3월부터 2018년 4월까지 4년간 대표로 재직했다. 흥국생명의 김주윤 전 사장은 2009년 7월 대표로 취임해 2010년 6월 퇴임한 후 ​2014년 3월 ​다시 복귀해 2017년 3월까지 총 4년간 대표를 지냈다. 

 

보통의 재벌그룹에서 계열사 CEO 인사권은 총수(회장)가 행사한다. 그러나 태광그룹은 현재 6년 넘게 총수 공백 상태다. 이호진 회장이 1400억 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2011년 1월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4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7년 4월 파기환송심에서도 징역 3년 6월 실형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의 최종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실형선고를 받았지만 이 전 회장은 지병인 간암으로 구속 수감 64일 만에 보석으로 불려나 불기소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중이다. 이 전 회장은 집과 병원을 오가며 투병생활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사임 이후 그룹의 대주주주일 뿐 어떠한 직책이나 직함 없이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권중원 흥국화재 대표이사 사장. 사진=흥국화재


권중원 사장은 LG화재(현 KB손해보험)에 입사해 재무, 보험상품 기획, 보상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보험 전문가다. 권중원 사장 취임 이후 흥국화재는 2017년 실손의료보험 및 자동차보험 분야의 손해율 개선으로 전년 대비 175.2% 개선된 86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를 두고 권중원 사장이 훌륭한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따랐다. 

 

하지만 권중원 사장은 올해 들어 실적부진이란 악재를 맞고 있다. 흥국화재는 1분기 당기순손실 35억 9800만 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매출액 역시 7804억 89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줄어들었다. 흥국화재는 올 1분기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인 원수보험료가 78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8103억 원보다 줄었다. 이로써 손보업계 7위였던 흥국화재는 근소한 차이로 추격해온 NH농협손해보험에 1분기 7위 자리를 내주었다. 

 

농협손보의 올 1분기 원수보험료는 90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8882억 원에 비해 122억 원가량 늘어나 흥국화재를 제쳤으며 1분기 적자로 전환한 흥국화재와 달리 당기순이익 86억 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76억 원에 비해 10억 원 이상 늘었다. 보험업계는 올해부터 두 손보사의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권중원 사장이 직면한 또 다른 난관은 자본확충 문제다. 흥국화재는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업계 하위권에 머문다. RBC 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모든 보험사의 RBC 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2017년 말 기준 국내 손해보험사의 평균 RBC는 238.5%이나 흥국화재는 2017년 말 164.6%에 그쳐 평균을 밑돌았고 올 1분기 RBC는 156.8%로 지난해 말에 비해 7.6%포인트나 떨어졌다. 

 

흥국화재는 6월 자본확충을 위해 국내 보험사 중 최초로 유럽 및 아시아 투자자들을 상대로 발행금액 2억 달러(21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했다. 후순위채는 처음에는 발행금액 전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지만 특정 시점부터 자본 인정금액이 일정하게 감소하는 채권으로, 채권 발행사 파산 시 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주주를 제외하고 가장 높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지난 21일 실시한 후순위채 발행에서 충분한 투자 수요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흥국화재는 계속 후순위채 투자자를 모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8일 열리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흥국화재의 대주주 부당지원 의혹에 대한 징계 수위가 어떻게 결정될지도 관심사다. 금감원은 그간 흥국화재에 거듭된 경고와 조치를 했고 보험사뿐 아니라 CEO에게 제재조치를 할 수도 있어 권중원 사장으로선 피해야 할 장애물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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