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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뉴페이스] '외부 출신 시험대' 김태오 DGB금융 회장 내정자

"조직안정화에 주력"…내부 출신 김경룡 DGB대구은행장 내정자와의 호흡이 관건

2018.05.25(Fri) 14:27:48

[비즈한국] 지난해 DGB금융지주는 박인규 전 회장이 각종 논란을 야기하면서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했다. 박 전 회장은 2014년 4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법인카드로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후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깡’을 통해 비자금 약 30억 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4~2017년 점수조작 등의 방법으로 24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도 있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박 전 회장은 지난 3월 회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DGB금융 이사회는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과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놓고 고민 끝에 김태오 전 사장을 낙점했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 내정자는 3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을 거쳐 신임 회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사진=DGB금융


김 내정자가 경북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점에서 DGB금융 내 학연에 따른 파벌이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DGB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 5명 중 2명이 경북고 출신이다. 또 역대 DGB대구은행장 11명 중 4명이 경북고를 졸업했다.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도 대구 달성고등학교 출신이지만 경북고에 비해 큰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뒷말이 나온다.

 

# ‘40년 금융인생’ 김태오 DGB금융 회장 내정자

 

1954년생인 김태오 내정자는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출신이다. 그는 경북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 1978년 외환은행에 입사했다. 1991년 보람은행이 출범하자 그도 보람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보람은행은 1999년 하나은행과 합병했고, 김 내정자 역시 하나은행의 일원이 됐다.

 

김 내정자는 2002년 하나은행 대구경북지역 본부장, 2005년 하나은행 가계영업기획본부 부행장보를 맡았다. 2006년에는 하나은행 카드본부 부행장보를 거쳐 하나금융지주 상무에 올랐고, 2008년 하나금융 부사장, 2009년 하나은행 영남사업본부 대표(부행장), 2011년 하나은행 고객지원그룹 대표(부행장)에 올랐다. 순탄한 승진코스를 밟아온 셈이다.

 

김 내정자는 2012년 3월 하나HSBC생명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처음으로 CEO(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취임 1년 후, 하나HSBC생명에 큰 변화가 있었다. 2013년 5월 HSBC그룹이 보유한 하나HSBC생명의 지분을 전량 하나금융에 매각한 것. 이로써 하나HSBC생명의 사명은 현재의 하나생명보험이 됐다.

 

DGB금융은 김 내정자에 대해 “은행의 지역영업 및 리테일 업무 총괄 관리 경험과 지주사의 리스크, 인사, 전략, 홍보 등 경영관리 전반을 경험하고 보험사 사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경력으로 금융업 전반에 통찰력이 뛰어나다”며 “격식을 따지기보다 실용성을 강조하고 투명한 인사관리와 항상 겸손한 자세로 직원을 존중하여 덕망과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2009년 하나은행 부행장시절부터 2014년 3월 하나생명 대표에서 물러날 때까지 직원들에게 매주 월요일마다 이메일로 ‘월요편지’를 보냈다. 그는 2013년 5월 직접 헤드셋을 쓰고 일일 상담사로서 고객들의 민원을 듣고 응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당시 그는 “이번 체험을 통해 고객들이 겪는 불편사항들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민원과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건강한 보험상품으로 고객이 행복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5월 김태오 내정자가 일일 상담사로 고객들의 민원을 듣는 모습. 사진=하나생명보험


2013년 10월 김 내정자는 적자 해소를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퇴직 인원은 50명으로 전체 임직원 200명 중 25%에 달하는 숫자다. 당시 김 내정자가 눈물을 흘리며 “대표로서 정말 미안하다”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김 내정자는 당분간 혼란스러운 DGB금융의 분위기를 다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선 소통과 화합으로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고, 정도 경영을 통해 고객과 주주, 지역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 및 가치 제고에 노력하겠다”며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금융 강화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신성장 동력 창출, 지역 기반을 넘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로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6월 4일에는 김경룡 DGB금융 회장직무대행이 신임 DGB대구은행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김경룡 행장 내정자는 약 30년간 DGB대구은행에서 일한 터줏대감인 반면 김태오 내정자는 외부 출신이다. 

 

박인규 전 회장은 DGB대구은행장을 겸했지만 이번에 회장과 행장이 분리되면서 두 사람의 역할도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따라서 금융권 일부에서는 주도권 싸움도 예상한다. 김태오-김경룡 체제가 DGB금융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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