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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일기] '지오, 데프콘, 미료…' 그들이 개인방송을 하는 까닭

뛰어난 경쟁력, 새로운 세계관 구축…'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수단

2018.05.10(Thu) 10:20:30

[비즈한국] 데프콘, 악동뮤지션 수현, 에이핑크 보미, 브라운아이드걸스 미료, 엠블랙 지오, 크레용팝 엘린…. 다른 시대, 다른 그룹에서 활동한 이들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개인방송에 진출한 가수들이다. 

 

덕후 유튜버 데프콘, 뷰티 유튜버 수현, Vlog 유튜버 보미, 게임 BJ 미료, 음악 BJ 지오, 일상 BJ 엘린 등 각기 다른 캐릭터로 개인방송세계에 진출했다. 연예인이라는 정체성을 벗어나 유튜버와 BJ로 팬들을 다시 만나고 있다. 

 

그룹 엠블랙 출신 지오가 유튜브 등에서 BJ로 활동하며 팬들을 다시 만나고 있다. 사진=지오 유튜브 화면 캡처

 

단순히 돈 때문만은 아니다. 멤버 개인 활동이 많아지면서 그룹 복귀가 늦어지고, 이 때문에 생기는 공백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이 유튜브이기 때문이다. 팬들은 쉽게 아티스트의 채널을 구독할 수 있고, 아티스트는 언제든지 콘텐츠를 올릴 수 있으니 가장 효율적인 팬미팅이다. 

 

그럼 대체 왜 이 미팅이 필요한 걸까. 아이돌은 레드오션이다. 한 달에 수많은 그룹에 데뷔하고 사라진다. 궤도에 오른 그룹이라고 해도 안전하지 않다. “요즘 활동 안 하지 않아?”라는 대중의 말 한두 마디에 그룹 전체의 평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돌의 유튜브는 이런 대중의 우려를 불식하고 기존 팬덤의 화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한 수다. 한마디로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수단이다.  

 

데프콘은 유튜브에서도 활발히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유튜브 데프콘TV 캡처

 

경쟁력도 뛰어나다. 기존 유튜버 및 BJ에 비해 압도적으로 유명하고, 기존 팬들 덕분에 채널 성장도 수월하다. 방송하며 쌓은 진행력까지 고려하면 명실상부 개인방송 세계의 ‘메기’다. 실제로 홍진영의 트위치 개인 방송은 매번 수천 명의 동시 접속자를 자랑하며 기존 BJ의 생계를 위협했다. 

 

또 다른 장점은 해당 아티스트의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좋든 싫든 연예인은 자신의 단면만을 보일 수밖에 없다. 무대 위에서 노래 부르는 모습, 예능프로그램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 이외의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채널이 유튜브와 개인방송이다. 

 

미료는 트위치 개인방송을 통해 게이머 미료를 보여준다. 수현은 누구보다 뷰티에 관심 많은 뷰티 유튜버가 됐다. 지오와 엘린은 연예인이 아닌 방송인으로서 자신을 보여준다. 이처럼 개인방송은 아티스트에게 기존에 짜인 판이 아닌 스스로 판을 짜는 능력을 부여한다. 하나의 IP가 다방면으로 해석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준다. 이쪽 분야 원조 격인 레인보우 지숙은 블로그에 자신의 요리와 프라모델 조립 실력을 자랑하며 이를 캐릭터로 연예인 활동을 이어갔다. 

 

브라운아이드걸스 미료는 유튜브를 통해 게이머 미료로 변신했다. 사진=미료 유튜브 화면 캡처

 

아직 증명되지 않은 가설이지만, 개인방송 활동은 새로운 팬 발굴에도 기여한다. 유튜브와 아프리카 그리고 트위치 등 개인방송은 그 어느 곳보다 10대가 많은 장소다. 끊임없이 젊은 고객을 발굴해야 한다는 제프 베조스의 말처럼, 아티스트도 새로운 팬을 발굴해야 한다. 

 

콘서트, 앨범, 행사 등 다양한 수익모델의 원천은 팬이 아니던가. 한번 팬이 되면 그 관계를 꾸준히 유지해가는 아이돌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특히나 어린 팬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만 한다. 더군다나 이름값을 높이지 못한 아이돌이라면 개인방송을 통해 일발 역전을 노릴 수 있다.

 

병원 이름을 검색하라는 현수막에 달려 있는 검색창이 네이버에서 유튜브로 바뀌었다. BJ가 연예인만큼 유명하다는 사실도 더 이상 기사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당연하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대표로 한 개인방송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연예인들의 잇따른 유튜브 채널 개설과 개인방송 데뷔는 이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동시에 새 활로를 개척하고자 하는 신의 한 수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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