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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황창규' KT 내부에서 포스코를 부러워하는 까닭

회장이 이사회 장악, 거취 논의조차 못해…'그래도 포스코는 대부분 내부 출신' 비교

2018.05.09(Wed) 21:02:15

[비즈한국] 민영화 이후 정권교체 때마다 최고경영자(CEO) 교체가 반복됐던 KT 안팎에서 황창규 회장의 거취와 관련한 온갖 억측이 제기되고 있다. 황창규 회장의 거취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4월 27일 KT 이사회에서 어떠한 관련 안건조차 없었다. KT 정관에 따르면 회장은 사실상 사내·사외이사를 임명할 수 있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2017년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한 황창규 KT 회장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KT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8명 등 모두 11명의 이사들로 구성된다. ​KT의 대표이사인 ​황창규 회장은​ 사내이사 중 한 명으로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KT 이사회는 이사회 내 위원회로 회장후보심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모두 8개의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KT는 정관에 따라 회장이 이사회의 의장을 맡지 않고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아 선진화된 지배구조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KT 회장은 사내이사를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추천하고 사외이사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다. 추천을 받은 사내·사외이사 후보는 중대 결격사유 등의 이변이 없는 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돼 사실상 회장 입김에 따라 사외이사가 선임되는 구조다. 또한 회장은 사내이사를 제외한 임원은 바로 선임할 수 있는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2017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상정된 안건들 중 이사회에 참석한 사내·사외이사들은 단 한 건의 반대표도 던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회장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심사위원회를 두고 있다. 황창규 회장은 이 위원회의 전신인 CEO추천위원회의 추천으로 2017년 1월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만장일치 추대를 거쳐 같은 해 3월 정기주총에서 연임에 최종 성공했다. KT 정관에는 회장의 연임에 대한 제한 규정도 없어 현행 정관에 따라 이사회를 장악한 회장은 정권을 아우를 수 있는 정치력만 있다면 무제한 연임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골자의 KT 정관은 전임인 이석채 회장 시절에 이뤄졌다. KT의 CEO가 사장에서 회장으로 명칭이 바뀐 것도 이석채 전 회장 시절이었다. 사장으로 취임한 이 전 회장은 2009년 3월 정관을 변경해 회장으로 타이틀을 바꿨다. CEO추천위원회를 포함해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서만 회장을 추천할 수 있는 현재 정관과 달리 전직 CEO도 차기 CEO후보를 추천할 수 있을 만큼 보다 개방적이었다. 

 

한편 KT 안팎에선 내부 출신 중에서 차기 회장이 선출되기를 바라는 바람이 적지 않다. 지난 대선 기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 관계했던 KT 전·현직 임원들이 자신을 회장 후보라 주장하며 규모를 갖춘 내부조직과 물밑 접촉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KT 전·현직 임원들도 자천타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각각 2001년과 2000년 민영화 된 KT와 포스코는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며 정권 교체 때마다 정권 입맛에 맞는 회장 선출 논란에 시달렸다. 

 

그러나 민영화 후에도 포스코의 CEO는 대부분 내부 출신인 반면, KT엔 유독 외부 낙하산 인사들이 적지 않았다. 포스코는 민영화 전후 유상부 전 회장(1998~2003)을 비롯해 이구택, 정준양, 권오준 전 회장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포스코 내부 출신이다. KT는 민영화 1기 대표인 이용경 전 사장(2002~2005)과 남중수 전 사장(2005~2008)은 통신전문가로 KT 내부 조직에 몸담았던 인사들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 이석채 전 회장이 취임했고 불명예 퇴진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엔 지금의 황창규 회장이 취임했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황 회장은 통신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비전문가다. 

 

KT의 한  관계자는 “매우 조심스럽지만 차기 회장 후보라 주장하는 복수의 임원과 최근 만났다”라고 밝혔다. KT의 다른 관계자는 “차기 회장은 통신 전문가여야 하고 투명한 절차로 선임돼야 한다. 정책 토론과 공개적인 자질 검증 등도 이번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안팎의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고 황창규 회장 체제에서 시연한 5G 통신 등 사업에 매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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