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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4] 최은혜-선으로 공간을 빚다

2018.05.02(Wed) 14:13:18

[비즈한국] 작가들은 빈 캔버스로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설렌다고도 한다. 작품을 구상하고 완성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작품 제작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것이다. ‘한국미술응원 프로젝트’ 시즌4를 시작하는 마음도 같다. 초심으로 새롭게 정진하려고 한다. 미술 응원의 진정한 바탕을 다진다는 생각으로 진지하고 외롭게 작업하는 작가를 찾아내 조명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미술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경향을 더욱 객관적 시각으로 조망해 한국미술의 미래를 보여주려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다.

 

window seat: 42x32cm(each) Oil on canvas 2017


점, 선, 면, 색채는 미술의 언어다. 화가는 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마음에 품은 감정이나 머리에 들어 있는 이야기를 더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자연 만물을 이용한다. 그래서 자연을 실감나게 따라 그릴 수 있는 능력을 미술적 재능으로 본다. 

 

자연을 똑같이 그리는 데는 선을 이용한다. 나무나 바위 혹은 사람을 캔버스나 종이에 옮기는데 선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는 일은 사물의 윤곽선으로 형상을 보이는 그대로 재현하는 셈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하면 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보일 뿐 선 자체는 없다. 그래서 선은 미술 언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거의 모든 회화의 형상이 선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선은 작가의 개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미술사에 작품을 남긴 수많은 작가들은 선을 이용해 자연만물을 재현했다. 그런 그림 속에서 선은 자연을 실감나게 재현하는 역할을 했다. 

 

Collecting Scenes: 90.9x72.7cm Oil on canvas 2018

 


그러나 회화가 자연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서 보이지 않는 세계를 표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선의 의미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20세기 초 등장한 추상회화가 그렇다. 추상회화는 미술언어인 점, 선, 면, 색채 자체의 의미를 찾는 데 비중을 둔다. 사물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재료와 방법으로 점이나 선, 면 혹은 색채를 캔버스에 배치해 아름다움을 연출할 수 있을까 하는 데서 의미를 찾는 일이 되었다.

 

현대미술의 중요한 언어로 대접받는 드로잉은 어떤 방법으로 선을 만들어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중점을 둔다. 선을 평면에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만드는 방법으로 드로잉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드로잉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려는 것이다. 이를테면 캔버스를 칼로 찢어 공간을 상상하게 만드는 선으로 드로잉을 하거나, 나무를 연결해 입체적 의미의 드로잉 혹은 철을 선처럼 주조해 조각적 의미의 드로잉을 하는 방법 등이 그런 것이다.

 

최은혜의 작업은 평면에 선을 그리는 방법부터 캔버스에 오브제를 붙여 입체적 선으로 확장하는 아이디어로 드로잉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실험적 회화다. 최근 작업은 광원을 이용한 빛에 의한 움직이는 드로잉으로 끊임없이 진화를 시도한다.

 

Reconstructing Space: 115x115cm(each) Oil on canvas, thread(installation view) 2016

 

 

이런 실험을 통해 그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선의 다양한 성격을 연출하고 이를 연결해 공간을 새롭게 해석해 보려는 것이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그리는 선과 나무 혹은 스테인리스스틸과 같은 오브제로 공간을 나누는 입체적 선, 그리고 여기에 빛에 의한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가변적 선을 연결해 공간에 도전하려는 것이다. 결국 서로 다른 선이 공간 속에 빚어내는 면으로 드로잉의 새로운 개념을 실험한다. 선이 면이 되고, 빛에 의해 변할 수 있는 공간을 연출해 공간드로잉 개념에 다가서려는 것이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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