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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이벌 열전] '글로벌 라이벌' 한국P&G 김주연 vs 유한킴벌리 최규복

양성평등 실현하는 여성 CEO '김주연'…스마트경영으로 5년 앞 내다보는 '최규복'

2018.04.26(Thu) 18:37:46

[비즈한국] 1960년대 말 전 세계 1위 소비재 기업인 프록터앤드갬블(P&G)이 “소비재 종이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1위 위생제지 업체인 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한국 시장 진출을 두고도 P&G와 킴벌리클라크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1970년 3월 킴벌리클라크가 우리나라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6 대 4 비율로 합작법인 유한킴벌리를 설립한 데 이어, 1992년 5월 P&G가 우리나라 서통그룹과 함께 합작법인 서통P&G를 설립한 것이다. 1995년 12월 P&G가 서통그룹으로부터 서통P&G를 인수하면서, 서통P&G는 미국 P&G의 한국지사 격인 한국P&G유한회사가 됐다. 

 

김주연 한국P&G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사진=각 사 제공


이후 한국P&G와 유한킴벌리는 국내 1·2위 생활용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대표 외국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한 두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인 김주연 한국P&G 대표이사 사장과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은 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공통점이 있지만, 중점 분야는 다르다. 

 

# 양성평등 실현, 김주연 한국P&G 대표이사 사장

 

1967년 11월생인 김주연 한국P&G 대표이사 사장은 1992년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 졸업 후 한독약품 마케팅부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3년 동안 마케팅 실무 능력을 쌓은 그는 1995년 한국P&G 소비자시장전략본부(CMK) 사원으로 자리를 옮겨 SK-Ⅱ, 질레트, 오랄비, 페브리즈, 팬틴, 헤드앤숄더, 위스퍼 등의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했다. 

 

김주연 한국P&G 대표이사. 사진=한국P&G


일본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인 SK-Ⅱ를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김 사장은 마케팅부장, 마케팅본부 총괄상무를 거쳐 2011년 한국인 최초로 P&G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 리더로 발탁됐다. SK-Ⅱ 브랜드를 통해 한국P&G의 프리미엄 뷰티 비즈니스 확대에 기여한 바가 크고, 브랜드 전략 수립 및 실행, 소비자 이해를 기반으로 한 시장의 정확한 통찰력을 가진 역량 있는 인물로 평가 받았다. 

 

김 사장은 P&G 아시아태평양지역 베이비케어 부문 전무이사를 지내면서 글로벌 헤어케어 브랜드 관리 및 개발 총괄업무를 함께 담당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출장으로 보낼 만큼 바쁜 커리어우먼이지만, 2011년 2월 ‘너의 열정에 커리어를 더하라-똑똑하고 일 잘하는 2535를 위한 김주연식 커리어 관리법’을 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16년 2월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한국P&G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 사장은 한국 기업의 문제점으로 여성 인재 역량 부족을 꼬집는다. 최근 IBM의 버지니아 로메티 대표이사를 만나 “IBM은 업무역량 평가 척도에 양성평등 항목이 공식 포함돼 있다고 한다. 평가지표에 포함되다 보니, 여성직원 숫자나 여성임원 비율이 높다”며 우리나라의 현실에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반면 P&G만큼은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며 자랑한다. 지난 8일 ‘중앙일보’에 기고한 칼럼에는 “2년 전부터 P&G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100명의 여성 인재를 선발해 최고위 임원진과 일대일로 매칭을 한다. 옆이나 뒤에서 간접적으로 응원하고 지원하는 멘토십에서 그치지 않고 앞에서 직접 끌어준다. 여성 인재가 당면한 장애물을 함께 제거하고 성장과 승진의 기회를 찾아 핵심 리더로 성장하는 구체적인 성과를 이뤄내야만 담당 임원의 임무가 완수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덧붙여 “양성평등을 실천하는 것은 경제성장이나 기업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성별, 인종, 종교 등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더 나은 사회로 가는 기본조건이기도 하다”며 “기업은 조직 구성원들이 구체적으로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업무평가지표에 반영하거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한다. 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조직원들을 끊임없이 격려해야 하며, 이 노력은 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낼 때까지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스마트워크 구축,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

 

1956년 11월생인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은 1983년 2월 숭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유한킴벌리 마케팅부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2000년 11월 전무이사 승진 후 줄곧 유아용품사업개발 관련 부서에서 일한 그는 대표이사 취임 전까지 약 7년 동안 킴벌리클라크 북아시아 유아용품사업 부문 본부장을 겸임하기도 했다.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진=유한킴벌리


2010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유한킴벌리의 유일한 경쟁상대는 유한킴벌리 자신뿐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사업환경의 변화 속도보다 우리 자체의 변화가 더 빨라야 한다. 그래야만 압도적 시장 선도자로서의 입지를 유지할 수 있다”면서 스피드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가 유한킴벌리의 경쟁사로 한국P&G를 지목하지 않은 건 사업분야별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가 판매하는 주요 제품의 2017년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아기기저귀 46%, 생리대 44%, 키친타올 34%, 미용티슈 33%, 화장지 25%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유한킴벌리의 업계 1위 비결을 “매년 고객 5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시장 및 소비자 니즈 조사를 통해 5년 후 출시할 제품까지 선제적으로 개발한다”며 “시장변화보다 한 발 빨라야 선도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유한킴벌리 생활혁신연구소에서는 향후 5년간 내놓을 혁신제품 60여 종이 연구·개발 중이다. 

 

최 사장은 취임 후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창의적인 업무 환경 시스템을 구축했다. 유한킴벌리 소속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일주일에 절반 정도 원격근무시스템(IT 커뮤니케이션)이 갖춰진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근무할 수 있다. 누구나 앉고 싶은 자리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사무실의 고정된 자리도 없앴다. 

 

그는 스마트워크에 대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혁신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면 기업도, 개인도 더 크게 변화할 세상에 적응하기 어려울지 모른다”며 “생존과 지속 성장을 위해 사람에 투자하는 인(人)테크, 시간에 투자하는 시(時)테크라 부를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고령화의 가속화에도 관심이 높은 그는 대표이사 취임 1년 만에 시니어 비즈니스 육성의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 경영을 도입했다. 뿐만 아니라 액티브 시니어 캠페인을 통해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모색 중이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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