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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실리콘밸리] 방송사가 새 시대에 적응하는 방법, 훌루

'협업' 통해 다양한 콘텐츠 확보·제작…넷플릭스·아마존에 '존재감' 과시

2018.04.17(Tue) 14:28:07

[비즈한국] 지난해 미국 TV 프로그램 최고의 영예인 에미상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주요 부문인 ‘베스트 드라마’에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더 크라운’, ‘하우스 오브 더 크라운’와 훌루의 ‘핸드메이즈 테일’ 등 전체 7개 후보 중 4개 후보가 스트리밍 업체 제작 콘텐츠였던 것입니다.

 

훌루는 스트리밍 업계 3위를 차지하는 업체다. ​사진=훌루 홈페이지


그 중 ‘핸드메이즈 테일’은 스트리밍 업체 ‘훌루’가 제작한 작품입니다. 훌루는 넷플릭스, 아마존 비디오의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하는 업체입니다. 어디나 2위까지는 살아남을 수 있지만 3위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미상 후보에까지 자체 제작 드라마를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훌루’는 어떤 회사일까요?

 

훌루는 2007년에 시작됐습니다. 21세기 폭스, 월트 디즈니, 타임 워너 등의 회사가 지분을 출자했습니다. 시작부터 AOL, 페이스북, 컴캐스트, MSN, 야후 등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했습니다.

 

훌루는 중국어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소중한 것을 가진 사람(holder of precious things)’ 혹은 ‘쌍방향 녹화(Interactive recording)​’라는 두 가지 뜻이 담겨 있습니다. 둘 다 회사의 미션과 잘 어울렸고, 발음도 쉬워 사명으로 정했다고 하네요.

 

훌루의 독점 콘텐츠 ‘핸드메이즈 테일’ 사진=훌루 홈페이지


훌루는 2007년, 초대를 통해 조금씩 유저를 모았습니다. 2008년 3월에야 대중에게 공개했지요. 서서히 훌루는 유저를 모았습니다.

 

훌루는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대신 광고를 보게 했지요. 시간이 지나자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세에 맞춰 ‘훌루 플러스’라는 월간 유료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2016년에는 무료 서비스를 없애고 유료 구독자 모델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훌루는 라이브 방송도 제공합니다. 다양한 케이블 채널의 방송을 생방송으로 제공하는 거지요. 다양한 방송사들이 모여 만든 회사라는 점을 활용해 기존 사업자와의 관계로 승부한 겁니다.

 

승부수를 띄웠지만 사업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넷플릭스, 아마존 비디오와의 격차가 점차 늘어만 간 거지요. 가입자가 1억 명이 넘는 넷플릭스, 8000만 명이 넘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비해 훌루 가입자는 1700만 명 수준으로 매우 부족합니다. 야심차게 오리지널 콘텐츠도 만들었지만 역부족이었지요.

 

훌루의 첫 번째 자체제작 콘텐츠 ‘더 모닝 애프터.

 

디즈니는 2017년 12월, 524억 달러의 돈을 들여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며, ‘X맨’, ‘심슨’ 등의 콘텐츠를 샀던 일에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업계는 훌루에 주목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디즈니가 갖게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지요.

 

이전까지는 21세기 폭스와 디즈니가 30%씩 나누어 갖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방송사가 나누어 가진 덕에 단독 회사인 넷플릭스, 제프 베조스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아마존에 비해 지배구조가 ​명확하지 않았던 것이죠.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뒤쳐진 게 이런 지배구조 때문이 아니냐는 생각도 있던 차에 디즈니라는 대주주가 등장한 겁니다.

 

훌루는 넷플릭스, 아마존 비디오의 뒤를 이어 스트리밍 업계 3위를 차지한다. 사진=넷플릭스, 아마존 비디오, 훌루 홈페이지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제공하던 콘텐츠를 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019년에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훌루를 통해 배급할 콘텐츠는 디즈니의 영상보다는 디즈니와 여타 방송사 소유의 드라마, 방송, 스포츠 등의 콘텐츠일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이전에 이 ‘리얼 실리콘밸리’​에서 소개했던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와 훌루가 최근 손을 잡았습니다(관련기사 [리얼 실리콘밸리] 스트리밍으로 음악산업을 뒤집다, 스포티파이). 9.99달러의 스포티파이 서비스와 7.99달러인 훌루 서비스를 12.99달러로 받도록 한 거지요. 2017년에 대학생 대상 5.99달러 상품을 만들었던 적이 있는데요, 이 프로젝트의 연장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한 묶음상품입니다.

 

훌루는 다양한 방송사들이 지분을 가진 회사라는 점을 활용해 케이블 방송사부터 음원 서비스까지 다양한 외부 서비스와 협업하며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


넷플릭스는 영상 스트리밍에 온 힘을 집중하는 스타트업입니다. 반면 아마존 비디오는 아마존의 커머스 상품부터 ‘워싱턴 포스트’​까지 다양한 묶음상품으로 승부하지요. 이에 대항하는 훌루는 다양한 방송사들이 지분을 가진 회사라는 점을 활용해 케이블 방송사부터 음원 서비스까지 다양한 외부 서비스와 협업하며 경쟁력을 만들고 있습니다.

 

핸드메이즈 테일 시즌 2 예고편.

 

시청률 조사 업체 닐슨은 이미 2017년 7월부터 훌루, 유튜브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청률에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방송을 보는 형태가 바뀐 만큼, 집계도 달라져야 한다는 거지요. 여러 의미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는 과거 TV의 절대적인 위치를 노리고 있습니다. 

 

방송사 또한 자신만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들며 대응했습니다. 훌루는 넷플릭스처럼 폭발적인 기술력을 가지거나, 아마존처럼 다양한 IT 상품과 묶음상품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대신 다양한 기존 방송사의 콘텐츠를 모으고, 스포티파이 등 다른 분야의 스타트업과도 협업 등으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기존 방송사의 노력이 만들어준 서비스, 훌루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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