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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W급 무선충전 표준 완성 단계, 노트북도 '유선 해방 전야'

WPC 서울 총회에서 논의 활발…트레퍼스 회장 "중거리 무선충전은 현실성 없어"

2018.04.13(Fri) 18:17:34

[비즈한국] 무선충전 국제 표준 경쟁의 승자는 이제 무선전력컨소시엄(WPC)의 ‘치(Qi)’ 규격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애플의 깜짝 합류가 결정적이었다.

 

코일을 활용한 자기유도 방식을 채택한 ‘​치’​는 충전기와 제품이 밀착해야 충전이 이뤄지지만, 거듭되는 기술 발전을 통해 유선 못지않은 빠른 충전 속도와 안정성이 입증되면서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하나의 기술이 표준화되기까지는 WPC 회원 기업 간의 끊임없는 토론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많은 기술 분야에서 이러한 기업 간 협력이 이뤄지고 있으며, 표준화가 활발할수록 사용자가 얻는 편익도 커진다.

 

# 무선전력컨소시엄(WPC) 총회 서울서 열려

 

WPC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르 메르디앙 호텔에서 정기 총회를 열고 치 기술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우리나라에서 WPC 총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보통 총회는 해당 국가의 기업이 전체적인 주관을 맡게 되는데, 앞서 한림포스텍, LG전자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가 산파 역할을 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TTA’로 잘 알려져 있다. 일반폰 시절 제조사별 다른 충전기 규격을 ‘24핀’으로 표준화하는 역할을 맡아서다. 이후 시장에서는 규격화된 휴대전화 충전기를 ‘TTA 충전기’라고 불렀다.

 

무선전력컨소시엄 총회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주관으로 서울 강남구 르 메르디앙 호텔에서 닷새간 개최됐다. 사진=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제공

 

TTA는 지난해 2월부터 ‘무선전력전송 원스톱 종합지원센터’를 개설하고, 치 규격에 대한 상호호환성 시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벨기에 유로핀스 시험소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유일한 시험소다.

 

종합지원센터​는 국내 중소기업 및 벤처의 기술 지원을 목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내 무선전력 전송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이제는 지리적으로 중국, 일본 등지에서 테스트를 받기 위해 찾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센터 설립 이전까지만 해도 모든 무선충전 제품을 개발 및 출시하기 위해서는 벨기에까지 제품을 보내 테스트를 받느라 시간과 돈이 적잖게 들었다.

 

이번 총회에서는 WPC 회원사들의 무선충전 관련 실무자들이 대거 참석해 Qi 1.2.3 버전 규격의 문제점과 차기 버전인 1.2.4의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무려 5일에 걸친 총회 기간 내내 크고 작은 미팅이 끊임없이 이어졌으며, 일부 회원사는 개발 중인 제품을 전시, 시연하는 등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가 이어졌다.

 

# 60W급이면 노트북도 무선충전 가능

 

현재 치 규격은 15W급 무선충전 표준 결정이 마무리되고, 60W급 표준 마련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15W급은 유선 고속충전 못지않은 빠른 속도로 조만간 고급 스마트폰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초로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한 노트북 델 래티튜드 7285. 이 제품은 폭넓게 사용되는 치(Qi) 규격 대신 와이트릭시티(WiTricity) 표준이 탑재됐다. 사진=델 홈페이지

 

60W급 무선충전은 노트북이 주인공이다. 책상에 올려두는 것만으로 충전이 이뤄지기 때문에, 별도로 무거운 충전기를 챙겨야 하는 불편함에서 해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전동공구 등도 60W급 무선충전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며, 독일 전자기기 전문 업체 ‘보쉬’가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무선충전 기술은 오랫동안 주목을 받으며 그 가능성을 대부분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에 비해 폭발적인 시장 성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스마트폰과 일부 웨어러블 기기에 국한돼 사용된다는 점에, 편의성 대비 추가 비용이 크고, 무엇보다 충전하면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적잖다. 최근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한 마우스와 마우스패드가 소셜 펀딩 사이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블루투스 스피커나 보조배터리에도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하는 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정상문 프리디 실장은 “스마트폰을 통해 무선 충전을 경험하는 소비자 층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라며 “올해 여름 시즌 무선충전 관련 기업들이 15W급 신제품을 대거 내놓으면서 또 한 번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WPC 회장 ​“중거리 무선충전 시대는 오지 않는다”

 

지난 13일 ‘비즈한국’​은 메노 트레퍼스(Menno Treffers) WPC 회장​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업계 관심사 중 하나인 중거리 무선충전을 두고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메노 트레퍼스 WPC 회장은 ‘비즈한국’​과의 인터뷰에서 무선충전 기술과 향후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최준선 기자

 

Q. 이번 총회에서는 주로 어떤 주제들이 논의됐나.

A. 아주 많은 주제들이 다뤄졌다. 현재 치는 1.2.3 버전이 완성돼 있는데 1.2.5에 새로운 기능들이 더해질 예정이며, 1.3 버전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포함될 것으로 본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버전이 올라가더라도 완벽한 하위호환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Q. 15W급 이상 무선충전 기술이 탑재된 제품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나.

A. 15W급은 표준이 이미 완성됐으며, 60W급은 현재 활발히 논의 중이다. 다만 상용화 시점을 정확히 언급하기 어렵다. 회원사별로 시제품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이를 제품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매우 긍정적인 분위기로 봐달라.

 

Q. 회원사들이 계속 늘고 있다.

A. 최근 애플, 브로드컴 등이 합류하면서 더욱 분위기가 좋아졌다. 회원사들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큰 기업들이 많이 들어올수록 더 좋은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 표준화 논의 초창기 삼성, LG 등 한국 기업들의 역할이 컸다.

 

Q. 무선 충전을 활용해 완전 충전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리튬이온 배터리 수명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있다.

A. 한마디로 난센스(Nonsense​,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말)다. 배터리 레벨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 배터리 수명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배터리를 완전히 방전시키고 충전하는 것보다 50% 이상 계속 유지하는 것이 배터리 수명에 더욱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Q. 밀착이 아니라 거실과 같은 공간 내 모든 기기가 충전이 가능한 중거리 무선 충전 시대는 언제쯤 올 것으로 보나.

A.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물론 연구소 수준에서 구현 가능한 기술은 있다. 하지만 천장에서 방사 형태로 에너지를 전달하게 되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나치게 커서 세계 어느 나라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인체에 해가 없도록 에너지 레벨을 낮출 수 있겠지만, 그럴 경우 충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매우 흐린 날 태양광 충전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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