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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와의 전쟁' 닌텐도 스위치 5.0 업데이트 후 '벽돌 현상' 잇따라

GPU 취약점 발견 이후 첫 조치…닌텐도 "공식적 언급할 내용 없다"

2018.03.22(Thu) 17:40:00

[비즈한국] 닌텐도가 하이브리드형 게임기 ‘스위치’의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과거 ‘닌텐도DS’의 무분별한 불법 게임 복제로 천문학적인 손실과 함께 막대한 기회비용을 잃은 닌텐도는 스위치에서 만큼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분위기. 하지만 일부 사용자들이 정상적인 업데이트 이후, 기기 작동이 완전히 멈추는 이른바 ‘벽돌 현상(Freezing)’을 호소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13일 닌텐도는 새로운 보안 기술이 탑재된 펌웨어 5.0 업데이트를 전 세계에 배포했다. 당초 기대와 달리 많은 변화는 없었지만 몇 가지 추가 기능이 탑재되고, 그간 지적된 각종 버그가 수정됐다.

 

그럼에도 5.0 업데이트가 주목받은 이유는 해외 몇몇 해킹 집단이 닌텐도 스위치의 보안 취약점을 악용해 허가 받지 않은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 이른바 ‘홈브류(Homebrew)’ 설치 가능성을 언급한 직후 발표됐기 때문이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에 탑재된 그래픽 프로세스 유닛(GPU)인 엔비디아의 테그라X1에 대한 보안 취약점을 활용한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홈브류’는 게임사가 제공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사용자가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게임사들은 보안을 이유로 이러한 홈브류 설치를 할 수 없도록 제한을 둔다. 복제한 게임 데이터를 구동하는 통로로도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커스텀 펌웨어(커펌)’라고 불리는 변조된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방법을 사용해 이를 우회해왔다. 게임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버전의 업데이트를 내놓으면서 방어한다. 일부 사용자들이 홈브류나 불법복제 게임 구동을 위해 업데이트를 미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닌텐도 스위치 5.0 업데이트 이후 작동이 멈추는 벽돌 현상을 호소하는 사용자가 크게 늘었다. 원인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닌텐도 제공

 

이후 일부 해외 게임 전문매체에서는 닌텐도가 일찌감치 칼을 빼들지 않겠냐는 예상이 나왔다. 닌텐도는 5.0 업데이트를 두고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강력한 보안 조치가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5.0 업데이트 이후 닌텐도 스위치가 먹통 현상이 발생했다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는 것. 루리웹 등 관련 커뮤니티에는 5.0 업데이트 이후 작동이 멈추고 전원이 켜지지 않는 이른바 ‘벽돌’ 현상이 발생한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조이트론’과 ‘나이코(Nyko)’ 등 주변기기 전문 기업이 만든 충전 거치용 도크(Dock)가 지목되기도 했다. 닌텐도로부터 정식으로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제품과 연결 시 기기에 문제가 생기도록 조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하지만 조이트론에 확인 결과 벽돌 현상으로 애프터서비스(AS) 요청이 들어온 사례는 아직 몇 건에 불과하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조이트론 관계자는 “벽돌 현상이 발생한 도크를 수거해 확인해 본 결과 제품이 정상 작동됐다”며 “다른 5.0 업데이트 된 스위치를 연결시켜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해당 제품은 사이버가젯 등 다른 브랜드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 10만 대 이상 팔린 제품”이라며 “만약 도크가 문제라면 리콜 조치 등 이미 해외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데이트 이전에도 간헐적으로 닌텐도 스위치가 작동이 멈춘다는 보고는 꾸준히 있었다. 다만 이 경우 강제로 초기화(리셋)하는 방법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다 발생이 빈번하게 일어날 뿐 아니라 강제 리셋으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아직까지 게임업계에서는 닌텐도 스위치에서 불법 복제된 게임이 구동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콘솔게임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법복제 게임 구동과 같은 높은 수준의 해킹에 대한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출시 1년이 지난 지금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법 복제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닌텐도코리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할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닌텐도 스위치는 출시 1년도 지나지 않아 전 세계 1000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 출시돼 지금까지 10만 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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