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CEO 라이벌 열전] '너는 내 숙명' 한국콜마 윤동한 vs 코스맥스 이경수

대웅제약서 10년 넘게 동고동락…화장품 ODM 업체 설립 후 '1조 클럽'까지 비슷

2018.03.20(Tue) 18:41:45

[비즈한국] 윤동한 한국콜마 대표이사 회장과 이경수 코스맥스 대표이사 회장은 1980년대 대웅제약에서 10년 넘도록 선·후배 사이로 지냈다. 대웅제약에서 각각 부사장과 전무를 지낸 두 사람은 1990년대 초 2년 간격을 두고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를 설립했고, 매출과 상장, 시가총액 등에서 1·2위를 겨루다 국내 ODM 업체 최초로 1조 원 클럽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닮은 듯 다른 행보를 보인 숙명적 라이벌 스토리를 시작한다.

 

윤동한 한국콜마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이경수 코스맥스 대표이사 회장. 사진=각 사 제공

 

# 대웅제약 선후배에서 글로벌 ODM 회장이 되기까지

 

1947년 12월 대구에서 출생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1970년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농협중앙회에서 3년간 경력을 쌓은 그는 1974년 대웅제약으로 이직했고, 지방대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1988년 41세의 젊은 나이에 부사장에 올랐다. 

 

윤 회장보다 1년 먼저 태어난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한 후 동아제약 영업팀과 오리콤 기획국을 거쳐 1981년 대웅제약에 입사했다. 대웅제약에서 판촉, 프로덕트 매니저, 영업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한 이 회장은 이사로 발령을 받은 지 2년 만에 상무로, 다시 6개월 만에 전무이사로 초고속 승진했다. 

 

대웅제약에서 각각 부사장과 전무를 지낸 두 사람은 40대 후반에 접어든 이후 창업의 길에 뛰어들었다. 윤 회장이 1990년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화장품 ODM 업체 한국콜마를 설립했고, 2년 후인 1992년 이 회장이 코스맥스를 세웠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까지 덮치면서 두 사람의 회사 경영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두 사람은 R&D(연구·개발)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장품에 이어 제약·건강기능식품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갔고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도 개척해 나갔다. 여기에 미샤, 더페이스샵, 네이처리퍼블릭 등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급부상했다. 급기야 K-뷰티 열풍으로 확산되자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매년 20%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해나갔다. 

 

두 사람이 운영하는 화장품업체는 코스피 상장, 매출 등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1·2위 경쟁을 벌이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코스맥스는 2002년 2월 코스닥 시장에 주식을 상장했다가 2006년 상장폐지 했으며, 2014년 3월 인적분할을 통해 코스피시장 재상장했다. 한국콜마는 2012년 10월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 

 

두 기업은 글로벌 ODM 업체인 이탈리아 인터코스보다 먼저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콜마가 2015년, 코스맥스가 이듬해인 2016년에 1조 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시가총액은 한국콜마가 1조 6905억 원으로 코스피 상장기업 중 138위(이하 3월 20일 종가 기준), 코스맥스가 1조 3818억 원으로 154위다. 

 

# 숙명적 라이벌​, 닮은 듯 다른 행보 


대웅제약 부사장을 지낸 윤동한 회장은 1990년 대웅제약을 퇴사한 후 한국콜마를 설립했다.  사진=한국콜마 제공

 

두 사람은 닮은 듯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콜마가 지난 2월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제약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강화한 반면, 지난해 11월 미국 화장품제조사 누월드 지분 100%를 인수한 코스맥스는 화장품 사업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윤 회장은 CJ헬스케어 인수로 제약 부문에서만 매출 1조 원을 목표로 하고 화장품 연구 및 마케팅을 강화해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계획이다. 

 

윤 회장은 외형 확장보다는 내수를 다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콜마는 9개 연구소와 통합기술원을 통해 신제품 개발 및 해외특허 출원에 주력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출원한 특허기술만 5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경수 회장은 해외 마케팅 전담 계열사인 쓰리애플즈인터내셔널과 코스맥스상하이윤한공사를 설립하고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세우는 등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외형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스맥스는 2008년부터 세계 1위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그룹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할랄 인증을 받기도 했다. 

 

# 독특한 기업 문화도 글로벌 기업 회장답게

 

대웅제약 전무이사를 지낸 이경수 회장은 회사 선배였던 이 회장을 따라 1992년 화장품 ODM 업체인 코스맥스를 설립했다.   사진=코스맥스 제공

 

2015년 2월 윤 회장은 OBS ‘명불허전’에 출연해 독특한 기업문화를 공개했다. 윤 회장은 매년 겨울 직원들과 함께 1박 2일로 지리산 둘레길을 찾으며, 타 기업에는 존재하지 않는 효도수당도 지급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응시하고 1년에 6권씩 독후감을 제출해야만 승진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반면 이 회장은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기업문화를 추구한다. 직원들이 마음껏 떠들고 놀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일해야만 세계적인 IT기업 애플처럼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코스맥스가 직원들끼리 격의 없이 어울리는 것으로 알려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이 회장은 틈날 때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나누며 애로사항을 듣는다”며 “1년에 2번 이상 전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갖는데, 직접 작성한 문안을 통해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회장의 진심이 전달돼서 기업 문화가 밝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 ​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핫클릭]

· [CEO 라이벌 열전] '빅3 추격자' NH농협생명 서기봉 vs 미래에셋생명 하만덕
· [CEO 라이벌 열전] 해외축구에 빗댄 '박정호 vs 황창규 vs 권영수' 통신 리더십
· [CEO 라이벌 열전] '회장 대 부회장' 포스코 권오준 vs 현대제철 우유철
· [CEO 라이벌 열전] 노무·현장·구원투수 '빅3'가 맞는 조선업의 봄
· [CEO 라이벌 열전] '포털은 거들뿐' 네이버 한성숙 vs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