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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리플' CEO 갈링하우스 "3~5년 내 리플 가치 오른다"

14일 내한 기자회견 "리플은 해외 송금 강점…효용 없는 암호화폐는 0원에 수렴"

2018.03.14(Wed) 16:19:33

[비즈한국]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서비스들이 완성되면 향후 3년에서 5년 안에 XRP의 가치가 오를 것이다.”

 

미국 기업형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 ‘리플’​은 14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리플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리플은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인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국경 없는 송금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암호화폐다. 건당 수수료가 저렴하고, 결제 처리 시간이 2~3초에 불과한 것이 강점이다. 엄밀히 따지면 리플과 리플이 사용하는 디지털 자산인 ‘XRP’는 다르다. 하지만 리플이 전체 1000억 개의 XRP 중 약 600억 개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XRP가 곧 리플로 인식된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최고경영자)는 아메리칸 온라인(AOL) 소비자 앱 부문 대표, 야후 선임 부사장, 파일공유 서비스 기업 하이테일 등 다양한 IT 기업을 거친 인물이다.

 

미국 기업형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 리플이 14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박은숙 기자

 

갈링하우스 CEO는 “과거 실리콘벨리에서 인터넷이 성장했던 것과 블록체인은 대단히 유사한 진화 과정을 겪고 있다”며 “지금까지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자유롭게 이동하듯, 앞으로는 가치가 자유롭게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리플은 국제 송금 및 지급 결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솔루션”이라며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들은 해외 송금 서비스를 위해 해외 계좌에 미리 돈을 보관하고 있으며 이렇게 묶여 있는 유동성이 약 10조 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를 ‘냅스터’에 비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갈링하우스 CEO는 “인터넷 초창기 음원파일 공유 시스템인 냅스터는 당시만 해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평가받았지만 기존의 제도나 가치를 무시했기 때문에 결국 나중에는 스포티파이나 애플 뮤직으로 대체됐다”며 “리플은 개발 초기부터 기존 금융권과 정부 정책 입안자들과 함께 논의하며 발전시켜 나갔다”고 강조했다.

 

현재 리플이 제공하고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는 ‘X커런트’와 ‘X래피드’다. X커런트는 은행 간 지급결제에 관한 금융거래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고 즉각 지급 및 결제가 이뤄지도록 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은행으로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고객사로 가입돼 있다. X래피드는 은행간 XRP를 활용해 국가 간 다른 화폐를 가지고 빠르게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다음은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와의 일문일답.

 

Q. 올해 초 한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 이후 급격한 시세 등락이 있었다. 한국 정부의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각종 ‘디지털 자산’의 변동성이 나타나는 것은 아직 디지털 자산이라는 시장 자체가 청소년기에 있고, 짧은 시간에 큰 성장을 했기 때문에 나타난다. 소비자와 기업이 보호되기 위해서는 분명히 규제가 있어야 된다는 점은 동의한다. 각종 ICO(암호화폐 시장 공개)에 대해서도 그동안 여러 차례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사기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사려 깊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Q. 퍼블릭(공개형) 블록체인의 가능성과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A. 모든 문제를 한 가지가 해결해 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XRP 역시 금융기업 간의 문제를 돕기 위해 시작했다. 결국은 퍼블릭이냐 프라이빗이냐는 차이를 따지기보다는 우리가 블록체인을 가지고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이고 어떤 대안을 제시할 것이냐를 고민하는 것이 맞다. 초창기 리플도 퍼블릭 블록체인 방식으로 결제를 처리했을 때 주위의 우려가 많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떠한 문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해결하느냐에 달렸다.

 

Q. 리플의 코인베이스에 상장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A. 현재 XRP는 전 세계 60개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리플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XRP와 일반 화폐의 태환성이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XRP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특정 거래소에 우선순위를 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코인베이스와 관련된 발표는 할 수 없다. 앞으로도 많은 디지털 자산 거래소와 계속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Q. 리플의 최대 발행량인 1000억 개로는 향후 시장 대응에 부족하지 않나.

A. XRP는 리플이 설립되기 전에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애당초 시스템이 1000억 개 이상 만들 수 없도록 돼 있다. 개발 취지는 소수의 고가 화폐보다 다수의 저렴한 화폐로 보다 유연하게 작동되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현재 1000억 개로 제한돼 있지만 코인량 부족에 대한 문제는 거래 회전 속도를 빨리 처리하는 것이 변수다. 지금까지는 회전율이 좋아서 하루 수십억 달러의 거래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Q. 스타트업에 투자할 의향과 한국 기업과의 사업 협력 계획이 있나.

A. 어느 나라를 방문하든 고객을 만나는 데 가장 우선순위를 둔다. 당국 관계자와 만나서 리플에 대해 제대로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우리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한다면 XRP 원장과 관련해서 발생되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기업에 할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프로그램은 없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Q. 리플은 기술적 진입 장벽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A. 좋은 질문이다. 지급 결제 망의 가치는 네트워크 효과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가령 전화기를 처음 산 사람은 별로 효용이 없지만, 전화기를 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효용이 커진다. 먼저 시작하는 사람으로서 누리는 네트워크 효과가 후발주자보다 앞서는 결정적 요인이다.

 

Q. XRP의 적정 가치는 얼마라고 보나.

A. 우리는 XRP에 대한 가격 전망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XRP를 바라보는 시점은 생태계가 활발하게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내부에서도 XRP의 시세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리플의 가치는) 우리가 하려고 하는 X커런트나 X래피드와 같은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키워나가면 3년에서 5년 정도 기간을 두고 전망할 때 괜찮아질 것으로 본다.

 

Q. 후발 암호화폐는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나.

A. 다른 시도들은 과학 실험 수준에 불과하다고 본다. 리플처럼 실제 고객에게 실제 문제를 해결해주고, 실제 자금이 이동되는 것은 리플이 유일하다. 다른 플랫폼에 비해서는 훨씬 앞서나가는 입장이다.

 

Q. 리플(XRP)이 탈중앙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블록체인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A. 블록체인이 그동안 여러 사람에게 회자되면서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엄격한 블록체인 개념을 적용해도 XRP 원장은 엄연히 블록체인이다. 따라서 리플도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단, 은행은 거래 전체가 퍼블럭 처리가 되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그런 점을 가려주기 위해서 별도로 개발한 것은 있다. 

 

Q. 암호화폐 투자자 사이에서 ‘리또속’이라는 용어가 있다. ‘리플이 또 속였다’는 의미인데, 리플의 높은 가격 변동성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이는 송금에 불리한 것 아닌가.

A. 우선 XRP와 리플은 다르다. XRP만 가격 변동성이 큰 것은 아니다. 대부분 디지털 자산은 비트코인 가격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발생하는 변동성이 항상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디지털 자산의 가격 변동 요인 중 하나가 규제다. 만약 ICO를 금지한다고 초기 투자에 활용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관련이 깊지만, XRP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다 같이 동조해서 시세가 출렁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Q. 오늘 기자간담회를 연 목적은 무엇인가.

A. 여러분(기자)​들을 뵙기 위해서 왔다. 현재 아시아 국가를 순회 중이다. 방콕부터 시작해서 싱가포르 행사 등에 참여했다 리플의 CEO로서 고객과 당국의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다. 난 늘 한국에 오는 것이 새롭고 즐겁다. 이러한 행사를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에 오해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조금이라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시간이라고 본다. 특히 XRP가 중앙화되어 있다는 오해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XRP는 오픈소스 기술이고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전 세계 97%가 3%의 지갑에 들어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리플의 현재 가치보다 앞으로 어떤 효용을 제공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Q. 리플의 평가가치가 높아야 사업 확장이나 경쟁력이 생기는 것 아닌가.

A. 기본적으로 우리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라톤 호흡에 맞춰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상당한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가치 변동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Q. G20 장관회의가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투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A. 구체적인 전망은 없다. 다만 국제적인 차원에서 논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역시 1990년대 초에 국제적인 규제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금융의 경우는 이미 어느 정도 국가 간 규정된 제도와 규제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Q. 암호화폐, 가상화폐 등 명칭도 혼재돼 있다. 무엇이 정확한가.

A. 내가 암호화폐라는 표현을 거의 안 쓰는 이유는 아직 화폐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비트코인으로는 스타벅스 가서 커피 한 잔 사 먹지 못한다. 암호화폐 투자자 역시 그것을 가지고 실물을 사지 못한다. 그래서 난 디지털 자산이라고 표현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들이 영영 화폐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내가 비트코인을 가지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 먹겠다고 하면 먹을 수는 있지만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고, 거래가 체결되기 전에 커피가 다 식을 것이다.

 

Q. 과거 골드만삭스 행사에서 대부분 암호화폐의 가치가 0원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나.

A. 그때 한 말은 대부분 ICO들의 가치가 궁극적으로 0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디지털 자산의 의미는 효용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데 XRP는 국제 송금이라는 효용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ICO 들은 어떤 효용을 제공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디서 본 정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ICO 중 47%가 실패했다는 보고도 있다.

 

Q. 전 세계에서 한국의 XRP 거래 비중이 상당히 높다. 왜 한국 투자자들이 XRP에 주목하나.

A. 한국인들이 유독 XRP만 관심이 많은 것이 아니라, 디지털 자산 전체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도 한국인들의 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과의 협력 관계에서는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을 시키자고 협의했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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