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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부터 이어진 금호아시아나 '현장 격려' 행사가 어쩌다가…

고속버스 새벽 첫 출차 격려 따라 월례 행사화…박삼구 회장 성희롱 논란 존폐 위기

2018.02.09(Fri) 06:00:58

[비즈한국]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근 직원 성희롱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로 인해 고 박인천 창업주 때부터 이어져온 현장직원 격려 행사의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을 맞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그동안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오전 7시 30분 서울 강서구 소재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찾아 승무원들을 격려하는 행사를 가졌다. 그런데 직장인들의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박 회장이 행사 과정에서 여승무원을 껴안거나 포옹을 요구하고 손을 주무르는 등의 행동을 했다는 글들이 게재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사진=임준선 기자


박 회장이 여승무원들만 모아 세배를 받거나 연례 바자회 행사에서 여승무원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장기자랑을 한 것도 부적절했다는 게시물들도 있다. 지난 1일부터 이러한 사실들이 언론들을 통해 알려지면서 박 회장의 방문 행사는 2월 첫째 주 목요일인 1일에 이어 8일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고 박인천 창업주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인 광주여객(현 금호고속) 시절부터 현장 소통경영의 일환으로 새벽에 현장을 방문해 당일 첫 출차하는 버스 운전사들을 격려했다. 이런 전통을 박인천 창업주의 장남인 고 박성용 회장, 2남 고 박정구 회장이 이어왔다.

 

3남인 박삼구 회장은 1991년부터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면서 사옥에 상근할 때 수시로 직원들을 격려했다. 2002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부터 박 회장은 정기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사옥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격려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박삼구 회장이 2010년 아시아나항공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후 관련 행사는 한동안 열리지 않았다. 2014년 3월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등기이사로 복귀한 후부터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정례 행사로 이어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선대 회장 때부터 이어져온 전통”이라며 “행사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깊이 있게 살펴보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행사는 사정에 따라 열리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앞으로 존속 여부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경영실패로 수차례 임금동결과 인력 부족으로 작업환경이 열악해졌다”며 “박삼구 회장의 철저한 반성과 사과와 함께 총체적인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경영진을 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고 하지만 형식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노조는 행사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사례들에 대해 접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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