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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라진 '커피 강국'의 꿈, 원두 수출 급감의 비밀

한국네슬레가 전 세계 네슬레에 원두 공급하다 롯데푸드가 지분 인수하며 폐지

2018.02.02(Fri) 19:22:24

[비즈한국] 우리나라 커피 원두(볶은 커피 콩)​ 수출이 2011년 정점을 찍은 후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국내 로스팅 업체들은 해외에서 ‘생두(볶지 않은 커피 콩)’를 수입해 로스팅한 원두를 국내 및 해외에 판매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원두 수출은 2008년 120.3톤(수출액 194만 4000달러), 2009년 800톤(전년 대비 665% 증가, 468만 8000달러), 2010년 3989.6톤(전년 대비 498.7% 증가, 1516만 9000달러), 2011년 7222.5톤(전년 대비 181.03% 증가, 3079만 5000달러)으로 매년 급성장했다. 

 

2008~2011년 한국의 커피 원두 수출은 급성장했으나, 2012년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2014년부터 1000톤 미만으로 수출량이 급감했다.

 

커피 원두 수출은 2011년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2년엔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인 2292.9톤(1347만 1000달러)의 원두가 수출됐으며, 2013년 1237.2톤(838만 3000달러), 2014년 454톤(451만 4000달러), 2015년 344.9톤(419만 9000달러)으로 매년 수출량은 감소했다. 

 

2016년 410.1톤(332만 3000달러)​으로 전년 대비 18.9% 증가하며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2011년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수출량은 전년 대비 21.5% 성장한 498.1톤(375만 3000달러)이었다. 

 

2010~2013년 연간 1000톤 이상의 원두가 수출되다가, 2014년 이후 400톤 수준으로 줄어든 이유에 대해 커피업계는 롯데푸드가 스위스 네슬레의 한국 자회사인 한국네슬레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때문으로 분석한다. 

 

커피업계 관계자 “롯데푸드와의 합작법인(현 롯데네슬레코리아)가 설립되기 전까지 한국네슬레는 전 세계 네슬레 지사에 원두를 수출했다. 국내 원두 수출량의 대다수가 네슬레의 원두였다”며 “롯데푸드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이후부터는 롯데의 제약으로 인해 원두 수출량이 점차 줄어들었고, 지금은 전 세계의 네슬레 지사들이 더 이상 롯데네슬레코리아와 원두를 거래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전 세계의 네슬러 커피가 한국네슬레가 가공한 원두로 만들어졌다고 보면 된다”며 “국내를 제외한 전 세계 어디에서도 한국네슬레 청주공장에서 만들어진 원두의 맛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의 지적대로 롯데푸드가 한국네슬레 주식을 취득해 합작법인을 설립한 이후 원두 수출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롯데푸드가 한국네슬레의 주식 50%를 인수한 건 2014년 1월, 합작법인 한국네슬레를 설립한 건 같은 해 6월이다. 심지어 한국네슬레는 캡슐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 사업을 위해 유한회사 네슬레코리아를 2014년 2월에 설립했으나, 네슬레코리아는 네슬레 본사가 있는 스위스에서 캡슐커피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2014년 한국네슬레 주식 50%를 인수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한국 커피 원두 수출량은 400톤가량으로 급감해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네스카페 TVCF 화면 캡처

 

일각에서는 커피 수출 감소의 원인으로 롯데푸드와 네슬레 본사와의 의견 차이를 지적한다. 이에 대해 한국네슬레 관계자는 “오래된 일이라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어떻든 현재 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에서 만들어진 원두는 해외로 수출되지 않는다. 롯데네슬레코리아의 원두 수출량이 제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로스팅 업체가 생두를 수입해 원두로 가공, 수출하는 건 생두 수입 시 부과되는 세금이 적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커피 브랜드 전문점 관계자는 “원두를 수입하면 관세 8%와 부가가치세 10%가 붙지만, 생두는 관세가 2%에 불과하다. 부가가치세는 면제된다​”​고 귀띔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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