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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집토끼부터…' 판매목표로 본 현대차 2018 위기 탈출 전략

글로벌 판매목표 줄이고 내수 늘려…해외 부진 내수로 만회

2018.01.24(Wed) 22:54:11

[비즈한국] 정몽구 회장 취임 이후 줄곧 글로벌 전략을 펼쳐왔던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는 국내 시장을 겨냥했다. 중국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이 후퇴한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755만 대로 잡았다. 전년 목표 대비 약 8% 줄였다. 정 회장 취임 이래로 현대·기아차가 연 판매 목표를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목표는 지난 2013년의 741만 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판매량이 5년 전으로 돌아갔다. 지난 20년 동안 해외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글로벌 톱5로 성장한 현대·기아차가 올해는 사실상 경영 부진을 인정한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줄인 반면 내수 판매 목표를 늘려 눈길을 끈다. 지난 8월 현대차 ‘차세대 수소전기차’ 미디어 설명회. 사진=박은숙 기자


현대·기아차가 판매 목표를 내수·수출로 나누어 보면 올해 영업 전략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현대차는 수출 목표를 397만 4000대로 9.6%나 낮췄고, 기아차도 235만 5000대로 11%나 하향 조정했다. 반면 내수 목표는 현대차 70만 1000대로 전년 대비 2.6% 늘렸고, 기아차는 52만 대로 전년 대비 1% 올렸다. 

 

올해 쌍용자동차와 한국지엠·르노삼성 등 내수 브랜드들이 눈에 띄는 신차 출시 계획이 없어서 시장점유율을 쉽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노사관계 악화 등 내분에 휩싸여 전열 정비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올해 ‘제네시스 G80’ 디젤을 비롯해 ‘벨로스터’ ‘엑센트’ ‘베라크루즈’ ‘싼타페’ 등 모델의 전면·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는 등 공세에 나선다. 기아차도 ‘K3’와 ‘K5’ ‘프라이드’의 신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국내 시장에 주안점을 둔 이유는 무엇보다도 중국 등 해외 시장의 부진 때문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판매량이 약 30% 감소한 데다 상하이차 등 중국 현지 브랜드들에게 시장을 뺏기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SUV 라인업이 약한 브랜드이다. 최근 중국 시장이 빠르게 SUV로 재편되고 있어 판매 부진이 불가피하다.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중·소형차 분야에서는 뒤늦게 중국 시장에 진출한 독일·일본 브랜드에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들의 판매량은 10~20% 급증했다. 현대·기아차의 부진을 메운 셈이다. 폴크스바겐이 중국 생산 설비 증설과 SUV·세단 판매를 늘릴 계획이라는 점도 현대·기아차에는 부담이 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의 브랜드와 품질이 프리미엄 반열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 현지 브랜드들의 추격이 빠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3년 안에 시장점유율을 복구하지 않으면 중국 시장을 영원히 뺏길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중국과 더불어 글로벌 양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도 지난해 판매량이 10%나 감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해외 사업 부진을 올해 국내에서 만회해보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안방 경쟁도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국산 브랜드들은 조용하지만 수입차 브랜드들의 성장이 무섭다. 2012년 11%였던 국내 수입차 점유율은 2016년 20%로 훌쩍 커졌다.

 

특히 올해는 ‘디젤게이트’로 휴업 중이던 폴크스바겐·아우디가 판매를 재개한다는 점도 부담된다. 폴크스바겐은 ‘티구안’(준중형 SUV) ‘아틀라스’(중형 SUV) ‘CC’(중형 세단) ‘골프’(소형 해치백) ‘파사트’(중형 세단) 등 상품 라인업이 폭넓고 현대·기아차와 직접 경쟁한다. 현대·기아차가 계속되는 위기를 어떻게 넘을지 주목된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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