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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덕일기] 대기업 게임단의 탈퇴, e스포츠협회의 위기일까 기회일까

CJ E&M과 삼성 게임단 축소 또는 매각…게임 생태계가 변하는 과정

2018.01.18(Thu) 17:46:55

[비즈한국] 한국e스포츠협회가 위기다. 전직 협회장 이야기가 아니다. 대기업 게임단이 탈퇴했기 때문이다. 삼성과 CJ E&M은 최근 한국e스포츠협회를 탈퇴했다. CJ E&M은 ‘배틀그라운드’ 게임단을 운영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단을 해체했다. 삼성은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단을 KSV라는 해외 e스포츠 기업에 매각했다. 과거 한국 게이머의 차이나 엑소더스처럼 대기업의 엑소더스가 시작된 것이다. 

 

CJ E&M은 최근 한국e스포츠협회를 탈퇴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리그 오브 레전드 챌린저스 코리아’에 출전한 CJ 엔투스 선수들. ​사진=CJ 엔투스


많은 팬이 우려했다. 그동안 한국의 e스포츠 생태계의 주축은 대기업이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그리고 KT 등이 씨를 뿌렸고 진에어와 CJ가 키웠다. 그랬던 대기업 게임단이 해체되기 시작했다. 질문이 올라온다. e스포츠는 이제 끝일까? 대기업 게임단의 협회 탈퇴는 e스포츠의 흉조일까? 아니다. 기우다. e스포츠의 축이 달라지는 과정이지 무너지는 과정은 아니다. 

 

스타크래프트 시절엔 대기업 위주 스폰서십이 운영됐다. KT는 과거 KTF 시절 국내 기업 최초로 e스포츠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금은 없어진 팬택앤큐리텔까지 다양한 기업이 참여했다. IT기업이 뛰어드니 보수적인 금융권도 달려들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카드 등 유력 금융 기업이 대회를 주관했다. 

 

그동안 e스포츠는 협회가 주도했다. 사진=한국e스포츠협회 홈페이지 캡처


시대가 바뀐 만큼 스폰서십 구성도 바뀌었다. 삼성팀을 인수한 KSV는 글로벌 e스포츠 기업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뿐만 아니라 오버워치팀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e스포츠 기업인 KSV가 한국 리그에 뛰어들었다. 롱주 게이밍을 후원하기로 한 킹존은 중국 기업이다. 게임단 운영부터 게임아카데미 및 선수 운영과 관리 등 다양한 일을 맡고 있다. 한국 리그에 중국 기업이 투자하고 미국 기업이 투자하는 셈이다. 

 

스폰서십 다변화는 무엇을 의미할까. 탈중앙화다. 대기업 위주 생태계에서 탈바꿈하는 과정이다. 생태계가 넓어진다는 뜻이다. 방송사가 주도하고 대기업이 밀어주던 e스포츠 생태계에서 스트리밍 플랫폼과 국제 자본 그리고 게임사가 밀고 끄는 형태로의 변화다. CJ와 SKT T1이 배틀그라운드 게임단을 꾸리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마냥 청신호는 아니다. 하나의 팀이 해체됐기 때문이다.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시대에 맞게 e스포츠 생태계가 변하는 과정이다. ​성장통이다. 보수적인 보험회사가 스폰서십으로 붙을 정도로 e스포츠 생태계는 다양해졌다. 걱정은 구석에 치우고 새로운 시대의 e스포츠를 기대하자. 협회가 이끌지 않아도 자연스레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e스포츠 말이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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