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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신동빈 롯데 회장, 국정농단 선고까지 넘어야 '안도'

경영비리는 최악의 사태 면해…징역 4년 구형받은 최순실 사건 1월 26일 선고

2017.12.22(Fri) 18:36:14

[비즈한국]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의 한 고비를 넘었다. 2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게 징역 1년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6월 검찰 압수수색 이후 1년 8월, 같은 해 10월 검찰 기소 후 14개월 만이다. 롯데로서는 신 회장이 실형과 법정구속을 면해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검찰이 항소할 뜻을 보였고, 집행유예를 받은 경영비리 혐의와 별도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징역 4년 추징금 70억 원을 구형받고 오는 1월 26일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어 기나긴 법정다툼을 계속 벌여야 할 처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2일 경영비리 관련 법원 선고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앞서 10월 3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롯데그룹 오너일가의 경영비리와 관련해 신동빈 회장에 징역 10년 벌금 1000억 원,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징역 5년 벌금 125억 원,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에게 징역 7년 벌금 220억 원,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에게 징역 7년 벌금 1200억 원을 구형한 바 있다. 11월 1일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에서는 징역 10년과 벌금 3000억 원을 구형했다. 

 


22일 공판에서는 구형보다 낮은 형이 선고됐다. 신동빈 회장은 징역 1년 8월 집행유예 2년, 신동주 전 부회장은 무죄, 신영자 이사장은 징역 2년, 서미경 씨는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징역 4년과 벌금 35억 원이 선고됐으나 95세의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해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5년이 구형됐으나, 채정병 대표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것 외에 나머지 세 사람에 대해선 무죄가 선고됐다.

 

이들 롯데그룹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에게는 한국 롯데그룹에서 일한 적 없는 신동주 전 부회장과 서미경·신유미 씨 모녀에게 508억 원을 급여 명목으로 지급(이른바 공짜급여)해 횡령한 혐의, 롯데시네마가 직영으로 운영하던 영화관 매점을 서 씨 모녀나 신영자 이사장이 운영하는 회사에 임대 형식으로 넘겨 778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또 롯데피에스넷이 ATM(현금자동인출기)기를 구매하는 과정에 중간 업체로 롯데기공(현 롯데알미늄)을 끼워 넣거나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롯데피에스넷의 유상증자에 계열사들을 참여시키는 등 471억 원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도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 혐의에 더해, 맏딸인 신영자 이사장이나 서 씨 모녀의 생활 지원을 위해 자신이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을 가장매매하는 방식으로 넘겨 증여세 706억 원을 포탈하고, 비상장 주식을 계열사에 고가로 팔아 94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2일 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 벌금 35억 원을 선고 받았으나 95세라는 고령을 고려해 법정구속을 면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재판부는 ‘공짜급여’와 롯데피에스넷 관련에 대해선 ‘경영상 판단’ 등의 이유를 들어 무죄라고 봤다.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과 관련한 배임 혐의에 대해선 “손해액을 산출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주장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의 배임이 아닌 형법상의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해 형량을 낮췄다. 신격호 회장의 경우 공짜급여 부분과 증여세 포탈 부분은 무죄로 봤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해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출범하며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영향력이 남아 있는 일본롯데의 영향력을 받지 않는 신동빈 회장만의 ‘스몰 롯데’를 확보한 것이다. 

 

신동주 전 롯데그룹 부회장은 22일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 받았다. 사진=최준필 기자


남은 과제는 일본롯데의 지배력 하에 있는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것이다. 증자한 물량이 일반주주들에게 돌아가면 신 회장이 주주들의 신임을 얻어 유리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일본롯데가 지배한 상당 부분의 롯데 계열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런 만큼 이번 1심 선고는 신동빈 회장에게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그룹 지배력 확대에는 일반주주들의 신임이 중요하다. 실형을 살게 된다면 추진력을 얻기 어려우므로 일반주주들이 회의적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 

 

서미경 씨가 22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따라서 남은 항소심, 또는 상고심에서의 결과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어쨌든 1심에서 최악의 사태는 면한 만큼 한숨은 돌린 셈이다. 다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재판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된 만큼 새로운 당면과제에 부딪히게 됐다. 신 회장의 선고는 1월 26일이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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