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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 프로젝트 2018] 최유미-노동으로 그려낸 삶의 여정

2017.12.12(Tue) 09:23:31

[비즈한국] 세 번째 시즌을 맞은 ‘한국미술응원 프로젝트’는 한국미술 응원 개념에 더 충실하기 위해 소외돼온 작가와 흐름을 조명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초점을 맞춘다. 현재 우리 미술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경향-팝아트, 재료와 기법의 다양한 개발, 순수한 미감의 재해석 등-에서 역량 있는 작가 발굴은 기본으로 하면서, 우리 미감을 현대화하는 분야의 작가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는 한국미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소명이라는 생각에서다.

특히 2018년 세 번째 전시회에서는 관람객들과 더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작가와의 대화, 작품 시연, 작품 해설, 소품 특별전의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

 

개념과 아이디어가 번성하는 소위 ‘현대미술’에서 작가들의 노동은 가치를 잃었다. 밤새워 캔버스에 매달려 혼신의 힘을 다하는 창작 행위가 더 이상 미덕으로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현대미술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는 스타 작가들은 더 이상 그리지 않는다. 아이디어만 짜낼 뿐이다. 이들에게 노동을 통한 작업 제작은 3D 업종의 하찮은 일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작가로 대접받는 세상이 됐다. 그러려면 화려한 학력과 미술계 인맥이 바탕이 돼야 하겠지만.

 

미술에서 아이디어가 창작의 주요 동력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 세기 중반부터다. 현실을 재현하거나 해석하는 방법으로는 창작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미술에서 새로움을 최고 가치로 여겼던 작가들에게 신천지 같은 자유를 안겨주었다. 그래서 작가들은 더 이상 독창적인 화풍을 만들려고 고민하기보다 어떤 것이 미술이 될 수 있는지 머리 굴리는 데 열중하게 됐다. 

 

Yacht, Sailing: 25×25cm 캔버스에 혼합재료 2017

 


이런 흐름으로 몸집을 키운 경향이 ‘개념미술’이다. 작품의 결과보다 생각이나 제작 과정 자체에 무게를 두는 미술이다. 이 개념미술이 지금 우리 미술계를 장악하고 있어 기존 창작 방식을 고수하는 화가들을 주눅 들게 한다. 

 

그러나 개념미술과 회화는 분명히 다른 길이다. 최유미는 그 길에 서 있는 작가다. 작품 속 개념도 튼실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철저한 노동의 결과다. 화가의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

 

그의 작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질감이 강하게 드러나는 화면이다. 다양한 재료가 뒤섞여 있는데 철저한 계획 속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보여준다. 전체적인 느낌은 색면으로 구성한 추상화로 보인다. 재료의 느낌을 강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러나 최유미의 작업은 추상이 아니다. 추상적인 표현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분명한 주제가 있다. ‘요트 항해’라는 제목의 연작에서도 알 수 있듯이 특정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이다. 바다로 나아가는 요트에서 모티브를 잡아 화면을 구성한다. 그가 주로 쓰는 색도 흰색과 푸른색, 회색, 그리고 노란색이다. 바다를 항해하는 요트에서 나온 색으로 보인다. 수직, 수평선으로 구성한 화면에서도 요트와 바다의 영향이 짙다. 

 

Yacht, Sailing: 25×30cm 캔버스에 혼합재료 2017

 

 

이를 통해 작가는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 것일까. 삶의 여정이다.

 

바다를 항해하는 요트로 우리의 인생 여정을 은유하고 있다. 바다는 살아가야 할 세상이며, 이를 헤쳐 나가는 요트는 작가 자신이거나 보통 사람들의 삶이 아닐까. 

 

그래서 작가는 자유와 가능성으로 가득한 세상의 모든 시간을 파란색으로, 살아낸 시간 속에 묻힌 기억을 회색과 흰색으로, 그리고 실이나 천 같은 오브제로 현재를 사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말한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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