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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 회장 집터 담보로 회사에 71억 빚 20년 만에 갚은 사연

IMF 때 채무 6월 말 말소, 증여하고 거주 중…한화 "임대료 받아 문제 없어"

2017.11.28(Tue) 10:20:50

[비즈한국] ​​1997년 12월 한화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소유 부동산에 설정한 71억 5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올 6월 30일 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승연 회장이 IMF 외환위기 때 한화에 진 빚을 20년 만에 갚은 셈이다. 그동안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비즈한국’이 자세히 들여다봤다. 

 

김승연 회장은 가족과 함께 살 주택을 짓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토지 2필지를 담보로 제공했다. 한화는 김 회장의 공동담보로 71억 5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김 회장의 근저당권은 20년 만인 올 6월 말소됐다. 사진은 김 회장이 담보로 제공한 가회동 1-11 전경. 사진=이종현 기자


1997년 12월, 김승연 회장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토지 2필지를 공동담보로 한화에 71억 5000만 원의 빚을 졌다. 공동 담보로 설정된 김 회장 소유의 토지는 가회동 1-11(1655.3㎡, 약 501평)과 1-15(2062.8㎡, 624평). 각 토지에는 김승연 회장이 소유한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건물도 있었으나 이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지 않았다. 

 

한화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이 한화에 채무를 진 건 가회동 1-15의 토지에 김승연 회장 일가족이 함께 살 새 주택을 짓기 위해서였다. 부동산등기부에 기재된 채권최고액 71억 5000만 원은 가회동 1-15에 지어질 새 건물의 건설 사업비였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런데 김승연 회장 일가가 살게 될 주택의 신축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1998년 7월 김승연 회장은 가회동 1-15의 토지와 건물을 한화에 증여했다. 설정된 근저당권은 자동 말소됐다. 

 

한화 관계자는 “당시 IMF 외환위기로 한화가 위험한 상황이었다. 김승연 회장은 어떻게든 회사를 살려보려 자신이 소유한 주식과 소유 부동산 일부를 한화에 증여했다”며 “거기에 가족들과 함께 살게 될 집이 건설 중인 곳까지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김승연 회장이 주택 건설 사업비 대신 한화에 진 채무가 증여하지 않은 토지(가회동 1-11)에 그대로 남게 됐다는 점이다. 김 회장이 가회동 1-15의 토지와 건물을 한화에 증여했지만, 71억 5000만 원의 채무는 김 회장의 몫으로 남았다. 

 

서울시 종로구청에 따르면 당시 가회동 1-11의 개별공시지가는 1㎡당 111만 원(1998년 1월 1일 기준)이었다. 이를 김승연 회장이 담보로 설정한 가회동 1-11의 면적으로 환산하면 공시지가는 18억 3738만 3000원에 불과하다. 김승연 회장은 18억여 원 상당의 토지를 담보로 한화에서 71억여 원의 채무를 졌던 셈이다. 

 

금융기관에서는 토지담보대출 시 시세의 최대 80%까지만 대출을 해준다. 채무액을 기준으로 당시 담보가 설정된 가회동 1-11의 토지 매매 시세를 역산해보면 89억 3750만 원이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공시지가의 두 배 수준에서 매매 시세가 형성되는 점을 미뤄보면 가회동 1-11에는 71억 5000만 원의 채권최고액 근저당권이 설정되기 어렵다. 

 

한화 관계자는 “가회동 1-15의 근저당권이 말소됐을 때 1-11의 근저당권도 함께 말소됐다”며 “한화가 한화건설로 분리되고, IMF 외환위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말소 사항이 부동산등기부상에서 빠지게 된 같다”고 해명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김승연 회장 일가족은 현재 가회동 1-15의 건물에서 살고 있는데, 이 건물은 김 회장이 1998년 7월 한화에 증여한 건물이다. 한화는 1999년 7월 이 건물이 완공되자 법원에 건물의 목적을 ‘주택 및 업무시설’로 신고했다. 

 

한화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김승연 회장과 임대계약을 갱신해 계약서를 작성하고 임대료를 받는다”며 “사택을 제공한 게 아니고, 정상적으로 임대를 하는 것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한화건설이 소유하고 있는 가회동 1-15의 건물은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설계됐다.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지하 1층(189.4㎡, 57.3평)과 지상 1층 일부(367.63㎡, 111.2평)은 업무시설(사무소), 나머지 지상 1층 일부(158.37㎡, 47.9평)와 지상 2층(440.3㎡, 133.2평)는 주택으로 신고돼 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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