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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 온도 영상 8도 이상' 추위에 약한 아이코스, 올 겨울 어떻게 날까

최근 야외에서 작동 안 되는 사례 발생…리튬전지 저온에서 충전 취약

2017.11.13(Mon) 17:31:42

[비즈한국] A 씨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던 지난 주말 골프장에 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라운딩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담배를 피우기 위해 파우치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꺼내들었는데 빨간불만 들어올 뿐 작동이 되지 않았다. 다른 일행 한 명의 아이코스도 같은 증상을 보였다. 아이코스가 가끔 일시적인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는 있어도, 두 개의 다른 기기가 동시에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결국 A 씨 일행은 흡연을 포기하고 골프장 사우나에서 목욕을 마치고 나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이코스를 확인했더니 정상적으로 작동됐다. 다른 일행의 기기도 상황은 마찬가지. 원인은 바로 낮은 기온에 있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인해 아이코스의 기기 자체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작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등 대부분 전자기기는 주변 온도에 따라 간혹 오작동 일으키기도 한다. 가령 아이폰의 경우 권장 작동 온도는 0°C에서 35°C 사이. 비작동시 보관온도는 영하(-) 20°C에서 45°C사이다.

 

앞서 A 씨가 찾은 경기 북부 소재 골프장의 당일 최저 기온은 -5°C​. 즉, 아이코스가 다른 전자기기와 비교할 때 낮은 온도에 특히 예민하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아이코스가 아무리 냄새가 덜한 전자담배라고 해도 현실적으로 실내에서 흡연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출시 후 첫 겨울을 맞는 아이코스 사용자들의 고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변 온도가 낮아질 경우 포켓차저(왼쪽)와 홀더에 모두 빨간 불이 들어오며 작동을 멈춘다(연출된 사진임). 사진=이세윤 디자이너

 

현재 국내 시판되고 있는 아이코스는 2.4 플러스 모델이다. 사용설명서를 살펴보면 ‘아이코스 기기가 일정 시간동안 극단적인 온도에 노출되면 정상적인 환경 조건으로 돌아올 때까지 작동이 멈출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상황을 가급적 피하기 바랍니다’라고 표시돼 있다.

 

이미 먼저 출시된 해외에서는 추운 야외에서 아이코스 사용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보고되기도 했다. 아이코스 전문 커뮤니티 ‘아이코스러버’에 따르면 “낮은 온도에서 아이코스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고유의 결함”이라며 “히팅 블레이드가 외부에 개방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온도가 낮을 경우 원하는 온도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증상으로는 아예 작동이 되지 않거나 알림 LED가 적색으로 바뀔 수 있으며, 이 밖에 생각지 못한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결책도 함께 제시됐다. 내부 청소를 철저히 하고, 털실로 만든 보온 효과가 있는 케이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히팅 블레이드 구조뿐만 아니라 배터리도 낮은 온도에서 작동을 멈추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아이코스에는 포켓차저와 홀더에 각각 리튬 계열 전지가 각각 탑재돼 있다. 포켓차저의 경우 용량이 2900mAh로 비교적 큰 리튬이온 전지가 탑재된 반면, 궐련을 장착하는 홀더 부위에는 고온에서도 폭발위험이 낮은 120mA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장착된다.

 

특히 아이코스는 BAT ‘글로’나 KT&G ‘릴’과는 달리 분리형 방식이기 때문에 충전 과정에서 외부 온도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이코스는 야외 활동시 매번 흡연할 때 마다 포켓차저를 통해 주머니 속에 충전이 이뤄진다.

 

이때 온도가 낮은 환경에서는 리튬이온의 움직임이 느려져 홀더의 충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혹은 평소보다 훨씬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겨울철 야외에서 보조배터리로 스마트폰을 충전하면 충전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는 이유도 같은 원리다.

 

배터리 컨설팅 업체 TOP21의 선우준 박사는 “낮은 온도에서 리튬계열 전지를 충전할 경우 리튬 전하가 음극에 달라붙어 충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그간 이슈가 되지 않은 이유는 대부분 전자기기가 보통 실내에서 충전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요즘 전기자동차가 활발히 개발되면서 저온 환경에서 리튬 배터리 충전 문제가 이슈”라며 “중국 배터리 생산업체의 경우 아직까지 이를 제대로 해결할 기술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아이코스 홀더에 탑재된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중국의 말라타(Malata)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필립모리스 측은 이러한 현상이 정상적인 작동이라고 설명한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아이코스에 내부 온도가 일정 이상 낮아질 경우, 스스로 작동을 멈추는 센서가 작동된다”며 “권장 작동 온도는 영상 8도에서 50도”라고 밝혔다. ​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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