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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도 인터넷이 된다?!…기내 와이파이 체험기

대형 항공기에서 과거 3G 무선인터넷 수준 속도…비싸지만 기대 이상 만족도

2017.10.26(Thu) 09:37:23

[비즈한국] 우리나라에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기 위해서는 최소 10시간은 비행기 안에서 꼼짝없이 갇혀있어야 한다. 자는 것도 한계가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탑승전 책이나 태블릿PC와 같은 각종 즐길거리를 챙긴다. 항공사에서도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해준다.

어디 그뿐이랴. 많은 사람들은 항공기가 이륙하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메신저로 지인과 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도 하고, SNS에 글도 남긴다. 잠시 후면 무선 인터넷과도 연결이 끊기기 때문이다. 특히 항시 인터넷과 접속해 있어야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것도 적잖은 스트레스다.

그런데 최근 일부 항공사에서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하지만 잠시라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이나, 이동 중에도 업무를 봐야하는 직장인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비즈한국’이 직접 유럽행 항공기에서 기내 와이파이를 체험해봤다.

# 10시간 사용에 한 달 인터넷 비용 지불

아직까지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는 항공사나 노선은 그리 많지 않다. 미국, 유럽 및 중동 일부 항공사를 비롯해 국내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최초로 올 4월부터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에어버스 A300 기종 이상, 보잉 700 기종과 같은 최신예 대형 항공기에서만 기내 와이파이가 제공된다. 

과거에도 미국 일부 지역 노선에서 와이파이가 제공되기는 했지만 속도가 지나치게 느려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지상에 있는 중계기와 연결하는 오래된 방식에서, 최근 위성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화 후 속도가 개선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가 체험한 항공기는 에어버스 A350. 항공사는 핀에어다. 기내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항공권 예약과 함께 지불할 수도 있고, 혹은 기내에서도 신용카드로 현장 결제가 가능하다.

최근 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을 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최신예 항공기에서만 제공이 가능하다. 사진=봉성창 기자


비용은 그리 저렴하지 않다. 1시간 이용시 1만 800원, 3시간은 1만 6300원, 비행 내내 사용하려면 2만 7100원을 내야 했다. 국내 유선 인터넷 한 달 이용요금과 맞먹는 금액이다. 알아보니 아시아나항공을 포함 다른 항공사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비행기 내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감사하게 느껴졌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기내 와이파이 신호를 잡으면 자동으로 핀에어 기내용 페이지로 연결된다. 여기에서는 각종 기내 서비스 신청이나 여행정보, 면세물품 쇼핑이 가능하다. 여기까지는 누구에게나 무료다. 여기서 인터넷 사용을 신청하면 된다.

결제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접속을 하니 위성을 통해 인터넷을 연결한다는 안내가 나왔다. 1만m 상공에서 대륙 간 비행을 하는 항공기에서 인터넷과 연결 가능한 유일한 방법이다. 속도는 당연히 지상에 비해 빠르지 않을 것으로 짐작은 했다. 비행기에서 LTE나 광랜의 속도를 바랄 수는 없다. 하지만 페이지 열리는 속도가 제법 빨라서 놀랐다.

# 메신저 및 모바일게임은 OK…동영상 스트리밍, 인터넷 전화는 NO

웹 연결을 확인한 다음 몇 가지 테스트를 했다. 첫 번째는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읽거나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남기는 것은 큰 지연 없이 이뤄졌다. 단 사진을 게시하는 데는 시간이 제법 소요됐다. 다운로드 속도에 비해 업로드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는 의미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은 큰 무리 없이 사용이 가능했다. 다만 때에 따라서는 메시지를 전송하고 완료 사인이 나올 때까지 2~3초가 걸렸다. 그래도 대화를 주고받는 데는 크게 불편함이 없었다. 이메일도 첨부파일 없이 글로만 보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그러나 인터넷 음성전화(mVOIP) 서비스인 보이스톡이나 바이버(Viber) 등은 사용이 아예 불가능했다. 이러한 서비스는 업로드와 다운로드 모두 충분한 대역폭이 보장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사용이 불가능한 만큼 당연한 결과다. 

기내에서 인터넷 속도 측정 결과. 이 정도면 간단한 웹서핑이나 모바일게임도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다음은 모바일 게임. 사실 모바일 게임은 애당초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하지만 평소 즐기는 몇몇 게임을 테스트해 본 결과는 상당히 의외였다. 최근 모바일게임들이 데이터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제작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상에서 LTE나 와이파이 환경에서도 다소 로딩이 오래 걸렸던 일부 게임을 제외하고 실행이 가능했을 뿐 아니라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기는데도 큰 무리가 없었다.

반면 유튜브나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이 실패한 점은 의외였다. 화질을 낮춰도 마찬가지. 다운로드 속도를 감안하면 안 될 정도는 아니지만, 트래픽이 과다하게 몰릴 것을 우려해 항공사에서 일부러 막아놓았거나 위성 인터넷의 특성 때문으로 추측된다. 넷플릭스 속도 테스트 사이트인 패스트닷컴에서 속도 측정 결과는 3.6Mbps다. 이 정도면 과거 3G 무선 인터넷 수준으로 보면 된다.

핀에어 측 역시 기내 와이파이 제공 시 주의사항 안내에서 mVOIP와 동영상 스트리밍은 제한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트래픽 과다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제한을 걸어뒀을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 시간 지날수록 속도 느려져…만족도는 기대 이상

기자는 비행 내내 모바일게임을 하고 메신저를 통해 지인과 대화를 주고받았다. 최초 접속시 속도는 제법 빨랐고 안정적이었지만, 도착 시간이 다가올수록 속도가 느려지고 자주 끊기는 상황이 발생했다. 항공기 위치에 따른 위성과의 연결 상태나 기내에 접속자 수가 늘었다거나 하는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 뚜렷한 원인은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기내 와이파이 사용에 대한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무엇보다 잠시라도 외부와의 단절에서 오는 불안감을 떨쳐낼 수 있다. 지나친 인터넷 중독 아니냐고 지적할 수도 있지만, 기자처럼 항시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직업에게는 대단히 유용했다. 다른 비즈니스 역시 업무 성격에 따라 마찬가지다.

최근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이제 기내에서 동영상 스트리밍을 하거나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게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사진=봉성창 기자


반대로 이제 해외 출장 중 비행기여서 메신저를 확인 못했다는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이는 누군가에게는 축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불행일수도 있다. 해외출장이 잦은 비즈니스 종사자들에게는 외부와 단절되고 업무를 잠시 잊을 수 있는 비행시간이 유일한 휴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에 따라 기내 와이파이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는 항공사와 협업을 통해 기내에서도 동영상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 인플라이트 2.0’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일본 등 많은 항공사 들은 무료로 와이파이를 제공할 계획이거나 혹은 이를 검토 중이다. ​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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