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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진한 여운이…'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17 다시보기

브랜드 업계 실무진 및 경영자 500여 명 운집…내년엔 내실 더 다지고 규모 확대

2017.10.19(Thu) 16:54:20

[비즈한국]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만든 컨퍼런스였다.” “지금까지 지식으로만 알고 있었던 브랜딩 방법이 한 번에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10월 1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17’이 500여 명의 참관객이 몰리며 열띤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일요신문사가 주최하고 ‘비즈한국’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 준비된 자리는 300석. 하지만 행사 직전까지 참관 신청이 몰리면서 긴급하게 자리를 400석까지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뒤늦게 온 일부 참관객은 발표장 뒤에서 서서 강연을 들어야 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주제로 열린 ‘브랜드비즈컨퍼런스 2017’​이 500여 명의 청중이 운집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러한 높은 열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강연자들은 주어진 시간을 훌쩍 넘기며 열정적인 발표를 이어나갔다. 당초 예정보다 1시간이나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 참관객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강연을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강연 도중에도 계속 스마트폰을 들어 사진을 찍고, 끊임없이 필기를 하며 하나라도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내외 최정상 브랜드 전문가 10인의 강연으로 꾸며진 이날 행사는 모든 순간이 하이라이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사전 등록마감 소식에…“서서라도 듣겠다” 

 

이날 컨퍼런스의 시작은 신상철 일요신문사 대표이사가 알렸다. 노타이의 편안한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한 신 대표는 행사를 주최하고 주관한 ‘일요신문’​과 ‘​비즈한국’​에 숨은 브랜드 스토리를 맛깔나게 풀어냈다. ‘빨간 색깔의 얄궂은 놈’이라는 내부 슬로건을 소개하며 지난 25년간 유익보다 재미를 지향하는 콘텐츠 전략을 통해 단 한 번도 주간신문 시장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축전 영상을 통해 현대 경제에서의 국가 브랜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현업에 있는 브랜드 관련 종사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엘리 블레싱 토탈임팩트 암스테르담 대표. 사진=박정훈 기자

 

식전 행사가 끝난 이후 첫 번째 강연자는 네덜란드에서 온 ‘지한파’​ 브랜드 디자이너 엘리 블레싱 토탈임팩트 암스테르담 대표가 나섰다. 엘리 블레싱은 ‘브랜드 파워: 보기 전까진 본 게 아니다(Brand power: you don’​t see it until you see)’라는 주제로 참관객들에게 친숙한 현대카드, 롯데면세점 등 국내 기업의 사례를 들어가며 서체를 통한 일관성 있는 브랜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무엇보다 현대카드 서체 브랜드 디자인 사례는 그간 책이나 기사를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된 적이 있지만, 직접 프로젝트를 진행한 주인공을 통해 듣는 생생한 강연에 참관객 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박웅현 TBWA 크리에이티브 대표. 사진=박정훈 기자


두 번째 강연 역시 시작부터 호응이 남달랐다. 국내 최고의 카피라이터로 꼽히는 박웅현 TBWA 크리에이티브 대표(CCO)의 순서였기 때문이다. 무대에 선 박 CCO는 서두에서 ‘자신은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의아함과 궁금증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창의력에 대한 철학은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청중들은 실시간으로 박 대표의 강연 내용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 실시간으로 퍼 나르며 ‘역시 박웅현’이라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나건 홍익대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장. 사진=임준선 기자

 

오전 강연의 마지막은 나건 홍익대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장이 맡았다. 레드닷 어워드 한국 심사위원과 2010 세계디자인수도 서울이 총감독을 역임한 나 원장은 특유의 유머러스한 화법으로 브랜드 과정에서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을 짚었다. 나 원장은 ‘행복’을 브랜드 경험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로 제시하며, 적어도 부정적이지 않은 경험을 일관성 있게 전달할 때 비로소 브랜드의 가치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 예정보다 1시간이 넘은 열정어린 강연 이어져


김성천 CDR어소시에이츠 대표. 사진=박정훈 기자


오전 기조강연에 이어 오후에는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저마다 분야에서 최고의 노하우를 마음껏 공유했다. 김성천 CDR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상징이 갖는 의미를 분석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바이두의 로고 ‘곰발바닥’에 얽힌 흥미로운 숨은 이야기를 비롯해 동서양의 상징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읽히고 해석되는 가에 대한 문화적 배경을 소개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박윤정 박윤정&타이포랩 대표. 사진=임준선 기자

 

이어 25년간 서체 디자인을 해온 박윤정 대표의 강연 역시 눈을 떼놓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했다. 박 대표는 ‘내 모든 작품은 하나의 서체로 발행해야 합니다’라는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의 말을 소개하며 서체가 브랜딩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강조했다. 또한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서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한편, 차별화 된 서체야 말로 브랜드 그 자체와도 같다고 말했다. 특히 청중들은 박 대표가 준비한 발표 자료에 담긴 미려한 서체와 각종 참고 이미지를 사진으로 남기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정지원 제이앤브랜드 대표. 사진=박정훈 기자

 

정지원 제이앤브랜드 대표는 청중들에게 브랜딩 과정에서 맥락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국내 최고의 네이밍 전문가로 통하는 정 대표는 현재를 ‘미디어 오디언스(Media Audience)’ 즉, 미디언스의 시대로 규정하며, 브랜딩은 일반적인 전달이 아닌 소비자와 기업이 대화를 나누기 위한 언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브랜드와 소비자의 맥락이 교집합을 이룰 때 비로소 제대로 된 브랜딩이 이뤄진다고 말해 청중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강재덕 더라임라이트뮤직컨설팅 대표. 사진=임준선 기자

 

지난 20년간 최고의 CF 음악을 만들어 온 강재덕 더라임라이트뮤직컨설팅 대표의 발표는 그야말로 어디서도 쉽게 듣기 힘든 강연이었다는 호평이 줄을 이었다. 보통 브랜딩하면 비주얼(Visual) 작업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소리가 브랜딩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깨닫는 시간으로 꾸며졌기 때문. 강 대표는 국내외 뮤직 브랜딩 사례를 소개하며, 청중들에게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소리를 내는가?”라며 묵직한 한방을 던졌다.

 

노찬규 SK그룹 상무. 사진=박정훈 기자

 

각 분야 최고 전문가의 발표에 이어 다음 순서는 실제 현장에서 브랜딩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사례 발표로 마무리 됐다. 먼저 OK!SK!, SK행복날개 등의 브랜딩 프로젝트를 이끌어 온 노찬규 SK그룹 상무는 브랜딩의 개념과 과정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소개한 다음, 이어 SK그룹이 이를 어떻게 적용 발전시켜왔는가에 대해 소개했다.

 

김봉찬 대신증권 브랜드전략실장. 사진=임준선 기자

 

노 상무의 발표가 이론과 개론을 아우르는 ‘야전교범’ 같았다면, 김봉찬 대신증권 브랜드전략실장의 발표는 그야말로 총알이 빗발치는 실전에서 브랜딩 실무자들이 겪게 될 성공과 실패담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발표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김 실장은 성과 측정이 어려운 브랜드 혹은 디자인 활동에 대한 한 청중의 고민이 담긴 질문에 대해 디자이너 역시 숫자에 대한 개념이 필요하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차재국 토탈임팩트 부사장. 사진=박정훈 기자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17’​의 마무리는 차재국 토탈임팩트 부사장이 맡았다. 모든 강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차 부사장은 각 강연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가며, 청중들에게 이번 컨퍼런스에서 무엇을 얻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친절하게 제시했다. 아울러 이날 강연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저마다 필요에 맞게 취사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 부사장은 브랜딩이란 자기 고유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존재 이유를 지속적으로 완성시켜 나가는 과정이라며 본질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내년에는 내실 더 다지고 규모 확대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17’​​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다루는 행사답게 다른 컨퍼런스와는 차별화 된 많은 시도가 이어졌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각 강연자들이 등장할 때마다 각기 다른 등장음악이 선곡된 점이다. 컨퍼런스 강연자이기도 한 강재덕 대표의 재능기부로 꾸며진 등장음악 연출은 마치 야구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의 그것을 연상시켰다.

 

424인치의 대형 고해상도 LED 스크린도 압도적이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풀HD를 뛰어넘는 고해상도 LED 스크린을 설치해 강연자들이 준비한 이미지, 동영상 등 각종 발표 자료가 마치 종이에 인쇄된 것과 같은 생생한 품질로 청중들에게 전달된 것. 뿐만 아니라 포시즌스 서울 3층 그랜드볼룸 강연장 내부에는 어떠한 현수막이나 사인보드를 꾸미지 않고 온전히 강연자들의 발표 자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배려도 돋보였다.

 

청중들은 강연이 이어질 때 마다 휴대폰을 들어 사진을 찍고 필기를 하는 등 끊임없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박정훈 기자

 

강연을 듣는 청중들의 태도 역시 성숙했다. 강연자들의 열정어린 발표로 인해 당초 예정시각보다 1시간이나 행사가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끝날 때까지 거의 모든 청중들이 끝까지 자리를 함께했다. 뿐만 아니라 행사 지연에 대한 어떠한 항의도 없었다. 강연자들도 자신의 순서가 올 때까지 계속 대기하며 발표를 꼼꼼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청중들은 대부분 각자 기업에서 브랜드 혹은 마케팅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현업 종사자들이 대부분이었으며, 기업 대표 등 경영진도 적지 않았다.

 

이날 강연을 끝까지 들은 심진희 엠포스 AE는 “브랜딩만큼 장기지속성과 끈기가 필요한 마케팅 활동이 또 있을까 싶다”며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한 컨퍼런스”였다고 밝혔다. 김승현 더블유브랜드커넥션 부장 역시 “브랜드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엿볼 수 있어 향후 클라이언트와의 브랜드 상담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 이었다”고 전했다.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사무국 관계자는 “이번 컨퍼런스의 성공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좀 더 규모를 확장하고 내실을 다져 더욱 많은 청중들과 함께하는 대표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 컨퍼런스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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