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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한국 근성추적] IDS홀딩스 실세 구속, '대형 게이트' 터지나

2016년 6월부터 취재·보도…피해자들 "1조 원대 사기 배후에 법조인·정치인·공무원 더 있어"

2017.10.16(Mon) 17:24:56

[비즈한국] ‘비즈한국’이 지난해 6월부터 집중 추적해온 1조 원대 IDS홀딩스 금융다단계 사기 사건과 관련해 실세인 류 아무개 회장(61)이 지난 13일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류 씨가 이른바 ‘충청권 마당발’로 통하는 로비스트로 알려지면서 정부와 정치권을 아우르는 ‘IDS홀딩스 게이트’의 전모가 드러날지 관심이 쏠린다. 

 

류 아무개 회장이 IDS홀딩스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류 씨가 2014년 구은수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경찰관을 승진시켜 특정 보직에 보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 원을 건넨 혐의(뇌물수수)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류 씨가 가깝게 지내던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용인시갑)의 김 아무개 전 보좌관(구속)에게 ‘돈 심부름’을 시​켜 구 전 청장에게 금품을 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IDS홀딩스 피해자모임연합회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충청북도 출신인 류 씨가 정치권, 정부 부처, 사법부에 광범위한 로비를 통해 IDS홀딩스 사건의 방패막이를 해왔다고 주장한다.

 

IDS홀딩스 다단계 사기 사건은 2011년 1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홍콩 FX마진 거래에 투자하면 월 1~10%의 배당금을 주고 1년 내 원금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1만 2706명으로부터 1조 960억 원을 가로챈 사건이다. 피해자 가운데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30여 명은 화병 등 합병증으로 병사했다.

 

FX마진거래란 통화 간 환율 변동을 통해 시세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으로, 투기성이 큰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수사 결과 IDS홀딩스는 투자자로부터 받은 돈을 홍콩에 송금한 사실이 거의 없었다. IDS홀딩스는 4843억 원을 먼저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후순위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방식을 사용했다. 

 

IDS홀딩스 대표 김성훈 씨는 2016년 9월 구속기소돼 2017년 9월 2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와 함께 주요 모집책 10여 명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에 따르면 김성훈 씨는 총 1억 6500만 홍콩달러(약 240억 원)를 홍콩 법인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은닉했다. 홍콩 법인은 7800만 홍콩달러를 인도네시아에, 2000만 홍콩달러를 케이맨제도로 다시 이전했다. 현재 6170만 홍콩달러(약 90억 원)의 잔고가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IDS홀딩스 사건의 피해자가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IDS홀딩스 피해자모임연합회


김성훈 씨는 2014년 9월에도 IDS홀딩스를 통해 투자자로부터 672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2016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김 씨와 IDS홀딩스는 재판이 진행되는 중에도 투자를 유도해 피해 규모를 더욱 키웠다. 

 

회장인 류 씨는 지난해 ​검찰에서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해 참고인 조사만 받고 풀려났지만 이번엔 검찰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2014년 3월 IDS홀딩스의 전신인 IDS아카데미 창립 7주년 홍보 영상에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의 경대수 의원, 변웅전 전 의원의 영상 축사가 담겨 있던 점도 눈길을 끈다. 경대수 의원은 이 영상에서 “IDS아카데미 창립 7주년을 맞이해서 (류)회장님과 (김)대표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IDS아카데미가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류 씨와 경대수 의원은 충청북도 괴산군 장풍초등학교 동창이다. 경 의원의 보좌관으로 2014년 상반기까지 근무한 조성재 변호사는 경 의원 보좌관 생활을 청산한 후 법무법인을 설립했고 IDS홀딩스 법률 자문을 맡기도 했다. 

 

경대수 의원 측은 “당시 류 씨가 의원실로 찾아와 경 의원에게 이대로 읽어달라고 한 뒤 스마트폰으로 촬영해갔다”며 “조 변호사가 IDS홀딩스 법률 자문을 맡은 것은 개인의 결정일 뿐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 출신 법조인은 “검사장 출신인 경대수 의원이 초등학교 선배의 부탁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회사인지 확인하지도 않고 홍보 영상에 출연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변웅전 전 의원도 축하 영상에 출연했다. 더욱이 ‘비즈한국’이 입수한 IDS홀딩스 장부를 보면 ‘​변웅전 의원’​이라고 특정하고 ‘​2016년 6월 1500만 원, 7월 3억 1500만 원’​ 등 모두 3억 3000만 원을 건넸다고 기재돼 있다. 변웅전 전 의원은 현재 사실상 정계에서 은퇴한 상태다. ‘비즈한국’은 변 전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어떠한 입장도 듣지 못했다. 

 

IDS홀딩스 피해자모임 관계자는 “​검찰은 ​변웅전 전 의원의 3억 3000만 원 수수 의혹을 전혀 수사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변 전 의원이 사기 피해자라고 옹호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검찰의 공소장에 담긴 피해자 1만 2000여 명에는 그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당시 축하 영상에는 유명 연예인들도 등장한다. 인기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 4명, 개그맨 박준형 씨와 유민상 씨도 홍보 영상에 출연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소속사 관계자들은 “연예인들은 공문을 접수받아 검토 후 출연을 결정한다는 점만 알아달라. 출연을 의뢰한 회사가 문제가 있는데도 연예인이 공식 계약을 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단발 출연이라면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IDS홀딩스 본사 이전 당시 현장에 있던 축하 화환들. 전 국무총리, 유력 정당 고문의 이름이 적혀 있다. 사진=IDS홀딩스 피해자모임연합회​


IDS홀딩스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이외에도 적지 않다. 2014년 9월 IDS홀딩스 본사가 여의도로 이전했을 당시 사무실에는 거물급 정치인과 법조인의 화환이 쇄도했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당시 현장 사진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거물들의 화환들이 수두룩했다. K 전 국무총리, C 전 법무부 장관, 유력 정당 대표 등 복수의 여야 국회의원, K 검사장, K 경찰 고위 간부 등이 대표적이다. 화환을 보낸 이들이 자발적으로 보냈는지, IDS홀딩스가 이들의 명의를 사칭해 영업에 악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약탈경제반대행동 운영위원 이민석 변호사는 “1조 원대 사기의 배후에는 구은수 전 청장뿐만 아니라 부패한 법조인, 부패 정치인, 부패 공무원이 더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IDS홀딩스 사건은 배후가 법조계, 정·관계에 광범위하게 뻗어있는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다. ​​IDS홀딩스 실세인 류 씨 구속과 관련해 검찰은 배후세력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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