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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스터디룸 안에서 무슨 일이… 승무원 준비생 울리는 고액과외

여대생 취업희망 1위 항공승무원…4년제 대학은 학과 개설 못해 과외로 몰려

2017.10.05(Thu) 15:15:36

[비즈한국]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역의 한 스터디룸. 30대 초반의 젊은 강사가 앳되어 보이는 학생들을 상대로 열성적으로 강의를 하고 있었다. 항공승무원의 면접 요령에 대한 내용이었다. 강사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안녕하십니까”라고 웃자 학생들도 똑같이 따라했다. 15㎡ 정도의 좁은 강의실의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가을 취업 시즌을 맞아 강남역 일대의 스터디룸에서 이런 항공승무원 과외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자유롭게 해외를 드나드는 항공승무원. 화려한 삶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항공승무원은 꿈의 직업이다. 항공승무원은 10여 년째 여성 대학생들의 취업 희망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취업난이 극심한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의 등장과 A380 등 국적항공사들의 대형기 도입 등 항공업계는 채용이 늘어나는 추세라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항공승무원에 대한 뜨거운 열기에 비해 지원생들이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은 갖춰져 있지 않다. 4년제 대학은 항공승무원을 양성할 수 있는 학과를 개설할 수 없어서다. 이에 많은 학생들이 과외에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해외 항공사의 승무원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서울 소재 대학의 관광학부 소속 교수는 “지방·2년제 대학 육성 차원에서 정부가 수도권 4년제 대학의 항공학과 개설을 틀어막고 있다”며 “해당 학과에 진학을 못한 학생들은 결국 과외나 학원으로 몰리게 돼 교육의 질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학과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도 항공승무원을 지망할 수는 있지만, 대학교에서는 따로 교육을 받을 수 없어 사교육으로 내몰리고 있다. 명지대와 용인대·강남대·경희대·한양대 등 일부 대학은 학원들과 연계해 평생교육원 강의를 만들고 있지만 취업 교육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 스터디 형태의 과외수업이다. 항공승무원 스터디 강사들은 외국계 항공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승무원의 수명은 10년 이내로 짧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 퇴직 후 적지 않은 수가 과외업으로 몰리고 있다. 정부는 성인 간에 1 대 1 계약에는 규제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승무원 강의를 할 수 있는 자격조건이나 인·허가가 없기 때문에 승무원 경력이 없는 무자격 강사들도 등장했다. 일부 강사들은 자신이 근무한 항공사의 취업을 도와주겠다고 꾀어 학생들을 모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1인당 스터디 강의료는 주 1회, 한 달에 70만~80만 원선으로 비싼 편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경력이 있는 강사라면 강의료가 더욱 뛴다. 연봉 억대 강사도 적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취업 시장의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면서 유명 강사들의 강의료는 치솟고 있으며, 일부 기업화된 강사모임도 등장하고 있다. 정부의 대책 없는 학과 규제가 되레 사교육 시장을 키운 셈이다.

 

외국계 항공사 관계자는 “지방·2년제 대학 항공학과 출신들은 일반 기업체로 이직이 어려워 과외업으로 몰리고 있다. 준비생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0년 이상 항공승무원으로 근무하는 경우는 5000명 중 몇 십 명일 정도로 확률이 낮다”며 “자신이 근무 기간 중 벌 수 있는 급여와 성형수술·메이크업·의류구입 등 승무원 준비에 소요되는 기회비용을 따져 승무원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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