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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노리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비정규직 딜레마'

KB증권·국민은행 비정규직비율 업계 최고…정부정책 따르자니 부작용 우려

2017.09.13(Wed) 14:09:55

[비즈한국]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월 연임을 추진하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동종업계에서 가장 높은 비정규직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녹록지 않은 과제를 수행해야 할 전망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사진=KB금융지주

 

우선 KB증권은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올해 6월 말(상반기) 기준 미래에셋대우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자기자본 기준 국내 5대 증권사 중 KB증권의 비정규직은 25.9%로 가장 높았다. KB증권의 비정규직 비율은 2016년 12월 말 기준 24.7%에서 올해 1분기 23.53%로 줄더니 6월 말 다시 2%포인트 늘어났다.

 

KB증권은 KB금융 계열 KB투자증권이 지난해 12월 현대증권과 합병하면서 단일법인으로 설립됐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합병 전까지 KB투자증권의 비정규직 비율이 30%대에 달했기 때문이다. 합병 직전인 2016년 9월 말 기준 KB투자증권의 비정규직은 32.9%에 달하는 등 줄곧 30%를 넘었다. 같은 시기 현대증권의 비정규직은 19.78%로 20%에 미치지 못하던 수준이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KB증권의 비정규직 비율은 비슷한 수준의 한국투자증권(25.85%)을 제외하면 NH투자증권(19.17%), 미래에셋대우(14.29%)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비정규직 비율이 1%에 미치지 못하는 삼성증권(0.97%)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삼성증권은 전문성을 갖추고 성과를 내는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높여 제공하는 방식으로 비정규직 비율을 줄였다. 

 

KB증권 관계자는 “타사의 비정규직 비율에 관해서는 입장을 밝힐 수 없다. 증권업계에서는 고액 연봉을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전문계약직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주식 운용을 할 경우 위험(리스크)요인을 감수하면서 전문성을 발휘해 성과를 내 높은 급여를 받는 것을 선호한다. (정부 정책에 부응해) 비정규직을 언제까지 얼마나 감축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밝힐 수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 사진=박은숙 기자

 

윤종규 회장은 KB금융그룹 외에 KB국민은행장도 겸임하며 업무총괄을 맡고 있다. 그런데 국민은행 역시 올해 6월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았다. 2016년 12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비정규직 비율은 6.17%​였는데 올해 6월 말 기준 6.83%로 더 늘어났다. 

 

올해 6월 말 기준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은행은 국민은행에 이어 SC제일은행(6.60%), 신한은행(5.67%), 씨티은행(5.10%), 우리은행(4.52%), IBK기업은행(3.38%), KEB하나은행(3.24%) 순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특히 은행 창구 업무 등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파트타이머 계약직을 채용하면서 비정규직 비율이 늘어났다”며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400명을 포함해 총 500명 규모의 정규직을 채용하는 등 다른 해보다 채용규모를 늘릴 계획이다”라고 해명했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은 “금융지주 회장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정부 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적극 ​동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비정규직 제로를 위해 무리하게 인력 조정을 하면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윤종규 회장과 KB금융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라고 입을 모았다. 

 

KB금융 관계자는 “직무유형별로 정규직 전환 방안을 검토하는 등 다양한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조건 정규직으로 가는 게 맞느냐,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고소득을 얻기 위해 업무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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