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이 부동산등기부를 확인해본 결과, 230개실 가운데 분양이 완료돼 법원에 등기가 접수된 건 10개실(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8월 24일 기준). 롯데건설이 외국인 분양자들에게 영주권을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옵션까지 내걸었지만, 롯데월드타워 분양자 가운데 아직까지 외국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법원에 등기가 접수되지 않은 분양자들까지 감안하더라도 롯데월드타워 분양률이 20% 미만일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 강남권의 한 공인중개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데다, 롯데월드타워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부호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며 “최고급 인테리어와 국내 최대 규모의 편의 시설을 자랑하는 롯데월드타워라지만, 대다수 부호들은 단독주택을 더 선호한다. 올해 안으로 분양이 완료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롯데월드타워는 화재나 전쟁 등과 같은 비상시에 안전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2016년 9월 국정감사에서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롯데월드타워의 방화스크린 셔터 이탈 및 손실, 비상구 앞 장애물 방치 등을 문제 삼으며 화재 시 대형 인명 피해를 우려했다. 서울공항 이착륙 경험이 있는 한 항공전문가는 4월 ‘비즈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시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월드타워 분양을 맡고 있는 롯데건설 관계자는 “3월부터 분양을 시작했다. 계약 체결 후 6개월 이내 잔금을 완납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납부가 완료되지 않은 분양자들이 일부 있다. 9월 초가 완납 시점이다”며 “잔금을 모두 완납해야 등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분양률이 저조해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분양률에 대해서는 “롯데건설은 분양 실적에 대해 비공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월드타워를 분양 받은 부호들과 분양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8월 24일 현재까지 법원에 매매 등기 접수가 완료된 분양자는 모두 9명이다.
롯데월드타워를 가장 먼저 매입한 건 K 기업이다. K 사는 3월 7일 65층(244.94㎡, 약 74평)을 89억 4000만 원에 매입한 데 이어 4월 25일 46층(150.61㎡, 46평)을 53억 7700만 원에 추가로 매입해 총 2개실을 소유하고 있다. 2006년 1월 설립된 K 사는 의료기기 제조 및 도소매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자산총액은 199억 5000만여 원. 자산의 70% 이상 되는 금액을 부동산 매입에 투자한 셈이다.
두 번째 분양자는 4월 7일 46층(139.02㎡, 42평)을 48억 2100만 원에 매입한 L 씨(58)다. 등기부에 따르면 L 씨는 제주에서 거주하다 2006년 7월 서울로 이사했다.
롯데월드타워 세 번째 매입자는 N 씨(81) 일가다. N 씨 일가는 공동 명의로 4월 12일 53억 3400만 원에 49층(190.02㎡, 57평)을 매입했다. N 씨가 41.25%, C 씨(70)가 20.75%, 나머지 가족이 3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N 씨는 롯데월드타워를 매입한 지 8일 만에 소유 빌딩을 공동 담보로 61억 2000만 원을 대출 받았다.
최근 롯데월드타워 두 채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배우 조인성 씨는 44층에 있는 40평형 1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한 채는 등기부를 통해 확인되지 않는 점으로 보아 잔금을 치르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조인성 씨는 자신의 부친 조흥식 씨(66)가 대표이사로 있고, 자신이 사내이사로 등재된 소속사 제트아이에스 명의로 4월 19일 롯데월드타워를 44억 3800만 원에 매입했다.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 S 씨(40)도 롯데월드타워 45층에 위치한 레지던스를 4월 27일에 매입했다. S 씨는 133.83㎡(40평) 크기의 레지던스를 42억 7800만 원에 매입했으며, 반포동 소유 아파트를 공동 담보로 7월 26일 26억 4000만 원을 대출 받았다.
충청도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소유한 L 회장(63)은 55층에 위치한 레지던스(234.38㎡, 71평)를 87억 2600만 원에 분양받았다. L 회장도 롯데월드타워와 방이동에 위치한 소유 아파트를 공동 담보로 7월 10일 60억 원을 대출 받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J 사도 롯데월드타워 46층을 6월 29일에 매입했다. J 사가 133.53㎡(40평) 크기의 레지던스를 분양 받은 금액은 44억 9300만 원이다.
또 C 씨와 다른 C 씨는 3 대 2 비율의 공동 명의로 7월 5일 45층에 위치한 153.98㎡(47평) 크기의 레지던스를 48억 3400만 원에 매입했다. C 씨는 잠실 소유의 아파트와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지난 17일 37억 2000만 원을 대출 받았다.
한편 7채를 한정판으로 공급하는 롯데월드타워 ‘프리미어7’ 매입자는 아직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되지 않는다. 그동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프리미어7에 입주할 가능성이 시사됐었는데, 이마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프리미어7은 지상 108~114층에 위치해 있으며, 한 층 전체가 한 가구로 구성돼 있다. 프리미어7의 108층은 879.73㎡(266평), 109층은 841.53㎡(255평), 110층은 789.49㎡(239평), 111층은 747.56㎡(226평), 112층은 731.51㎡(221평), 113층은 699.35㎡(212평), 114층은 670.45㎡(203평) 규모를 자랑한다.
롯데건설은 프리미어7에 대한 분양정보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프리미어7은 롯데월드타워의 상징이기도 하며, 굳이 인터넷을 통해 분양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부호들의 관심이 높다”며 “대면을 통해서만 분양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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