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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노트8'은 어떻게 다시 강력한 폰이 되었나

6.3인치 대화면·듀얼카메라로 진화…확 달라질 아이폰 최대 변수

2017.08.24(Thu) 15:44:05

[비즈한국] 2016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그 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시쳇말로 ‘답’이 없는 부서였다. 그도 그럴 것이 ‘갤럭시S7’의 기록적인 흥행을 이어받아 출시한 ‘갤럭시노트7’가 사상 초유의 배터리 발화 사고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결함조차 인정하지 않았던 삼성전자가 폭발 사건이 계속 반복되자 결국 전량 교체 조치로도 부족해, 결국 전체 환불을 결정하고 갤럭시노트7을 단종 시켜야 했다. 이로 인해 조 단위의 손실이 발생했다. 그나마 삼성전자니까 감내할 수 있었지 다른 회사 같으면 자칫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 파크애비뉴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7’ 행사를 열고 ‘갤럭시노트8’을 선보였다. 이날 갤럭시노트8보다 더욱 눈길을 끌었던 것은 3면을 활용한 입체적인 디스플레이 무대 연출이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만약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이 넋 놓고 신세한탄만 했다면 삼성전자는 결국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단종시키는 지경까지 이르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 사장은 신세 한탄 보다는 새로운 카드를 고민했고, 마침내 기본과 소통이라는 카드를 꺼내기에 이르렀다. 

 

기본은 다시 배터리 폭발을 걱정하지 않는 안전하고 완벽한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이다. 소통은 환불 과정에서 노트 마니아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그것을 차기작에 담아낸 것이다. ‘갤럭시노트8’은 그렇게 많은 우여곡절 끝에 탄생했다.

 

# 한마디로 S펜 달린 ‘갤럭시S8+’

 

갤럭시노트8는 앞서 출시된 갤럭시S8과 성능 측면에서는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성능의 핵심이 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동일해서다. 메모리는 6GB로 갤럭시S8+ 128GB 모델과 같은 수준이다.

 

화면 크기는 역대 최대인 6.3인치지만 베젤을 더욱 줄여 전체적인 크기는 6.2인치 S8 플러스 모델과 거의 같다. 같은 해 출시된 갤럭시 라인업이 그래왔듯 디자인도 패밀리 룩을 유지하고 있지만, 갤럭시노트8의 화면이 좀 더 사각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엣지의 곡률 때문으로 보인다.

 

‘큰 일을 해라’는 슬로건답게 갤럭시노트8은 역대 최대인 6.3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그 외에도 갤럭시노트8은 일일이 나열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갤럭시S8+와 여러 면에서 동일하다. 주목할 만한 변화 요소는 두 가지. 뼈대를 이루는 프레임 소재가 알루미늄 6000 계열보다 더욱 강성이 뛰어난 7000 계열이 사용됐다. 

 

여기에 0.5mm 두꺼워져 전체적인 무게는 S8 플러스 대비 22g이나 무거워졌다. 비율로 따지만 12%가량이며 실제로 양쪽 제품을 들어보면 다소 묵직함이 느껴지는 수준이다. 배터리 용량은 3300mAh로 다소 줄었지만 배터리 효율 증가로 실사용 시간은 비슷하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카메라 성능도 한층 개선됐다. 후면 카메라 렌즈가 2개로 늘었을 뿐 아니라 F1.7 조리개로 더욱 밝아졌다. 각 렌즈의 화각이 달라 망원과 광각을 오가며 촬영할 수 있다. DSLR 카메라 렌즈 기준으로 설명하면 27-55mm F1.7 표준 줌렌즈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매년 하드웨어 성능이 개선되어 온 S펜은 이번에는 몇 가지 기능만 추가된 것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라이브 메시지’ 기능을 강조했는데 S펜으로 작성한 이미지에 애니메이션 효과를 입혀 15초짜리 움직이는 이미지 파일(GIF)로 만들어 전송해 준다. 이외에도 몇 가지 추가 기능이 있지만, S펜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졌다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 변화보다는 안정성에 초점

 

이번 발표 행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갤럭시노트8에 과연 어떤 혁신적인 기능이 추가될 것인가는 확실히 아니었다. 실제 발표 내용을 봐도 디자인과 성능은 갤럭시S8 플러스와 유사하고, S펜의 하드웨어 성능은 갤럭시노트7과 동일하다. 노트 시리즈의 최대 특징인 S펜과 관련된 몇 가지 편의 기능이 추가됐고, 화면을 분할해서 두 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동시에 실행시킬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약간 눈길을 끄는 정도다.

 

후면 카메라 렌즈가 두 개로 늘어난 것은 상당한 변화지만, 이미 다른 경쟁사 스마트폰에 시도된 것인 만큼 신선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곧 발표될 새 아이폰도 그럴 것이다. 음성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 데스크톱PC 액세서리 ‘덱스’ 등도 이미 갤럭시S8에서 충분히 다뤄졌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고 좀 더 좋아졌다는 정도다.

 

갤럭시노트8은 S펜과 듀얼 카메라를 제외하면 갤럭시S8+와 동일한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고 해서 갤럭시노트8이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간 노트 시리즈로 쌓아놓은 자산이 지난번 폭발로 전부 날아간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미 과거 노트 시리즈를 만족스럽게 쓰고 있는 소비자들이 다수 존재하고, 갤럭시노트7을 강제로 건너뛴 이들은 이제 새로운 노트에 목말라 있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발표 전 삼성전자는 감성을 자극하는 전 세계 수많은 노트 마니아들이 반응을 다룬 영상을 보여주며 공감을 이끌었다. 그중에서도 노트 마니아로 추정되는 한 트위터 사용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용서하고 잊어버려라(Forgive & Forget).’

 

명백한 실수였고 사용자에게 위협을 가할만한 치명적 결함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러한 영상을 공식석상에 내보낼 만큼의 여유와 자신감을 보이며 트라우마를 충분히 극복한 듯했다.

 

# 불안요소는 있다…차별화 통할지 ‘관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럭시노트8의 흥행전선에 불안요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첫 번째 변수는 칼을 갈고 있는 애플이다. 그간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애플과 진검승부를 벌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차별화다. 하지만 그것이 올해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가 아이폰보다 화면이 크고 펜글씨가 가능한 S펜이 장착돼 있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여기에 뛰어난 화질과 유연성을 가진 AMOLED 디스플레이로 완성한 엣지 디자인은 아이폰과 경쟁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삼성전자가 매년 하반기에만 아이폰과 경쟁 속에서도 1000만 대 이상 갤럭시노트를 팔아치울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올해 애플은 다르다. 작은 화면에 대한 고집은 꺾은 지 오래. 이번에는 LCD 기반의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AMOLED보다 화질이 더욱 우수하다는 고집을 꺾을 것으로 보인다. 화질은 취향 문제라 하더라도 테두리 없는(베젤리스) 디자인을 구현하는 데 있어 불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내 이동통신사도 삼성전자보다는 애플에 더욱 우호적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세계 최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인 미국서 삼성전자가 애플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그랬듯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할 공산이 크다.

 

발표가 이뤄진 미국 뉴욕 파크애비뉴에는 전 세계 언론과 업계 관계자가 참석해 갤럭시노트8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자기 잠식(Cannibalization)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삼성전자는 2015년 8월 ‘갤럭시노트=대화면 플래그십’이라는 공식을 깨고 ‘갤럭시S6 엣지+’를 시범적으로 투입했다. 이 모델은 시기적으로 볼 때 S펜이 빠진 갤럭시노트 염가판의 위치를 차지했다.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준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갤럭시노트8 출시 전 갤럭시S8+와 갤럭시노트FE가 잇달아 출격했다. 이로 인해 갤럭시노트8은 갤럭시S8+의 성능과 갤럭시노트FE의 S펜을 합친 제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 돼버렸다. 

 

이미 갤럭시노트8의 잠재 구매층이 많이 이탈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무리 잘 만든 폰이라고 해도 신제품인 이상, 이렇다 할 큰 변화나 내세울 만한 신기술 없다는 점은 불안 요소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심지어 갤럭시S9의 조기 등판설 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빠르면 CES 직후 1월 말 혹은 2월에 출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올해 갤럭시노트8은 절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사실 지난해에도 배터리 사고만 없었더라면 지금까지 모든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오랫동안 스타일러스 펜이 탑재된 대화면 스마트폰을 만들어온 삼성전자의 기술과 노하우가 드디어 만개했다는 증거다.

 

과연 갤럭시노트8이 배터리 사고 1년 만에 다시 대화면 스마트폰 정상 탈환에 성공할 지 지켜볼 일이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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