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오전 8시 해피바이러스는 출근길에 회사 근처 커피빈 L 매장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했다. 사무실에 들어와 업무를 보며 음료를 마신 그는 음료를 모두 마신 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하단에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딱정벌레처럼 생긴 벌레가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일과 중이라 매장으로 즉시 달려갈 수 없었던 그는 그 사이 벌레가 들어간 음료를 마셨다는 생각에 두 차례에 걸쳐 구토를 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그는 벌레가 든 용기를 들고 구매했던 매장을 찾아 직원에게 “조용한 곳에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때 매장 매니저가 다가왔고 그의 얘기를 들은 후 “죄송합니다”라고 해피바이러스에게 사과했다. 해피바이러스에 따르면 매니저가 사과를 하면서 고개를 숙이지 않았고, “죄송합니다”는 말투에 진심이 담기지 않은 점을 미뤄 자신이 진상고객으로 치부된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환불에 대해서도 매장 측에서 아무 말이 없어 해피바이러스 자신이 먼저 요청해 환불을 받았다.
그는 “매니저는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모르고 있었다.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바랐을 뿐이었다”며 “점심 때라 북적거리는 매장에서 직원들의 무시하는 태도에 구경거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오후 4시 10분경 해피바이러스는 영등포구청 공무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공무원은 “고객이 테이크아웃 해서 가져가면서 벌레가 들어갔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커피빈은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뚜껑이 닫힌 상태라 빨대로 벌레가 들어가야만 가능한 일이었기에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던 그는 음료잔 속에서 꿈틀거리던 벌레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수목원에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그 벌레가 딱정벌레목 소바구미과의 술소바구미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술소바구미는 국제적으로 분포하는 곤충으로 몸길이가 2~3mm로 매우 작다. 잔털로 덮여 있고, 먹이를 물어뜯기 위해 큰턱이 발달한 이 곤충은 주로 대추, 콩, 커피콩, 마늘 등과 같은 식품류에 해를 가하는 해충이다. 커피빈 식료품 상자에 서식해 있다가 음료에 딸려 나왔을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는 게 해피바이러스의 주장이다.
해피바이러스는 “커피빈코리아 측은 충분하게 사과를 했으니 더 이상 해줄 게 없다는 식이다. 매장 CCTV 확인해 보면 명확해지겠지만, 난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유명 브랜드인 커피빈코리아의 서비스도 엉망이고, 고객 불만에 대한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부끄러운 줄 알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커피빈코리아 측은 ‘비즈한국’의 취재에 “답변 드릴 내용이 없다”고만 밝혔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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