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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남북 미사일 전쟁, '의외의' 특수작전능력에 달렸다

남북 상대 미사일 폭파 훈련 장면 이례적 공개…먼저 파괴할 ‘사람’이 중요

2017.07.16(Sun) 18:23:28

[비즈한국] 지난 3일, 북한은 ‘특수작전부대 훈련’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김정은 이후 북한 정권은 특수전 부대의 훈련 영상을 통해서 남한에 대한 도발 야욕을 드러낸 것은 주지의 사실. 하지만 지난 7월 3일 북한이 공개한 특수부대 훈련 영상에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부분이 있었다. 바로 미사일 폭파 훈련 장면이다. 북한 특수부대원들은 ‘현무 3’라고 쓰인 미사일과 트럭 모형을 수차례 파괴했다.

 

북한 특수부대의 ‘현무 3’ 미사일 폭파훈련 장면. 사진=조선중앙방송 캡처


물론 북한만이 이런 미사일 폭파 훈련을 하지는 않는다. 2016년 12월 대한민국 특수부대 UDT/SEAL은 특수전 훈련 시범 영상을 공개했다. 기동 사격 훈련에서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기지에 침투, 경계병을 사살하고 미사일을 폭파하는 시범을 보였다. 특수부대의 미사일 폭파 훈련 공개는 북한이 우리를 보고 따라했다고도 할 수 있다.

 

특수부대가 미사일을 폭파하고 파괴하는 영상은 현재 시점에서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북한은 자신들이 개발 중인 미사일을 발사해서 주변국에 대한 도발과 함께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김정은 정권의 미사일 발사 도발은 그 의도가 대단히 나쁠 뿐만 아니라, 점점 현실성이 더 커진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지난해 8월 발사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형’과 올 2월 12일 이를 지상 발사형으로 개조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북극성-2형’은 고체 연료를 탑재하고 탱크를 개조한 이동 차량과 잠수함에서 발사되어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는 북한을 선제공격해서 핵무기를 제거해도, 북한의 보복 공격 능력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는 의미가 된다.

 

대한민국 특수부대 UDT의 무수단 미사일 폭파 훈련 장면. 사진=국방부 제공


지난 5월 14일 처음 발사한 ‘화성-12호’와 7월 4일 발사한 ‘화성-14’호는 액체 연료 탄도미사일이라 발사 준비는 약간 늦을 수 있어도 엄청나게 긴 사정거리를 갖기에 대단히 큰 위협이다. 

 

1단 로켓을 가진 화성 12호는 4500km 이상의 사거리로 하와이는 물론 미국 본토인 알래스카까지 공격할 수 있고 화성-12호에 2단 로켓을 덧붙인 화성-14호의 경우에는 6000km 이상의 사거리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으로 취급될 수 있다. 즉 북한은 한미연합군이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해 선제공격을 하면,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미국에게도 핵폭탄을 미사일에 실어 공격하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응하여 대한민국은 지난 6월 23일, 새롭게 개발된 ‘현무 2C’ 미사일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관하여 발사시험을 했고, 800km의 사거리와 10m 내외의 정확도를 실증했다. 화성-14호를 발사한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DMZ(비무장지대) 인근에 한국군의 ‘현무 2A’ 미사일과 주한미군의 애이태킴스(ATACMS)를 배치, 발사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이 지난 4일 발사시험을 한 ‘화성-14’ 미사일. 사진=노동신문


그러나 화성-14호나 무수단 미사일을 파괴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특수부대가 북한을 침투하여 파괴하거나 반대로 북한의 특수부대가 그들의 훈련대로 현무-3 순항미사일 발사 트럭을 파괴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1991년 이라크에서 미군이 벌인 일명 ‘스커드 헌팅’ 작전의 참담한 결과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제1차 이라크전에서 후세인은 불리한 전황을 바꾸기 위해 스커드 및 알 후세인 미사일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다. 이를 막기 위해 하루 100여 소티(Sortie)의 전투기, 지상감시기, 정찰기, 인공위성이 투입됐다. 영국 특수부대 SAS와 미국 특수부대 델타포스를 비롯한 특수부대가 장거리 정찰 차량을 동원해서 스커드 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를 찾아 나섰지만 결과는 실패에 가까웠다.

 

즉 한국이든 북한이든 상대방의 영토에 특수부대를 투입, 삼림이나 터널 속에 감춰진 이동식 발사대를 찾아내 파괴하는 것은 아마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일이다. 시속 수십km 로 이동하는 이동식 발사대는 그만큼 찾기 어렵고, 또 그것을 찾아 공격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에는 아직 적진에 특수부대원과 침투용 차량을 같이 투입시켜본 경험과 능력이 없고, 북한은 말할 것도 없을 수준이다.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미사일 발사 훈련 장면. 사진=국방부 제공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한다는 일명 ‘킬 체인’과 북한의 도발 시 강한 응징보복을 한다는 ‘KMPR’ 계획은 미사일과 인공위성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는 위장이 쉽고 속이거나 숨기는 가짜 발사대를 만드는 경우가 흔하다. 정찰 위성은 일정 시간마다 지구 궤도를 돌기에 위성의 궤도만 파악할 수 있다면 숨을 수 있다. 

 

러시아나 중국 등 많은 나라들이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풍선으로 모방한 모형을 만들고 있다. 풍선 모형을 구별하기 위해 적외선 열 감지 카메라를 가진 정찰기들이 등장했지만 이미 모형 미사일 발사대에 장착하는 히터나 작은 엔진으로 적외선 영상을 속이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를 막기 위해 대한민국은 신형 백두 정찰기 등 새로운 장비로 미사일 발사 차량의 무전이나 전파 잡음을 탐지하고, 미사일 발사 화염을 탐지하는 특수 카메라를 장착할 예정이다.

 

그런데 북한은 우리의 새로운 정찰기가 실전 배치되기도 전에 이미 또 다른 대응책을 마련해 두었다. 미사일 발사 차량에서 미사일을 분리한 다음, 발사 차량은 도망가면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결국 정보전에서는 숨는 자는 찾는 자보다 항상 반 발짝 먼저 다가서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이처럼 현재로선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우리 특수부대가 추적-파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투자와 연구, 특히 이런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추적에 경험이 있는 미국과 영국의 특수부대원들의 노하우를 배우고, 충분한 장비 투자를 한다면 남북한의 미사일 경쟁은 의외로 미사일이 아닌 ‘사람’이 끝맺는 결말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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