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내 물류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이 ‘지게차 임대사업’을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무려 1750%나 확대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물류공룡 CJ대한통운의 광폭 행보에 대해 중소 지게차 임대업체들은 포화상태인 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하고 생존을 위협받는 지경에 몰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게차란 화물의 손상을 막기 위한 받침대인 팔레트를 들어 올려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키는 동력 기계다. CJ대한통운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한국복합물류를 통해 지게차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한국복합물류 내에 별도 사업팀을 두고 있다.
‘비즈한국’이 단독 입수한 한국복합물류의 ‘지게차 렌탈(임대) 사업 운영계획’을 보면 지게차 운영대수는 지난해 400대 수준에서 2020년 7000대로 증가한다고 명시돼 있다. 5년간 무려 17.5배나 운영대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CJ대한통운은 사업을 전담할 별도의 자회사 법인을 설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에선 관측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지게차 임대업 1위는 로지스 풀로 2500대를 운영하고 있다. 2위는 대한항공이 59.54% 지분을 보유한 한국공항으로 1300대 규모다. 지게차 임대료는 월 50만~80만 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는데 CJ대한통운은 이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국내 자체 취급 물량 소화를 위해 필요한 지게차 수는 2000대를 넘고 있다”며 “그런데 이 회사는 지게차수를 7000대까지 늘려 자체 물량 외에 나머지 지게차 4000~5000대를 임대 시장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업계 1, 2위 운영대수에 비교해 엄청난 물량공세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아직은 CJ대한통운이 지게차 임대 시장에 뛰어 든 상황은 아니지만 대기업의 시장 진출은 영세업자에게 위협이다”라며 “이 회사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 시장 공략을 위해 임대료 덤핑을 칠 가능성도 높다. 이럴 경우 시장 교란과 중소업체에 막대한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중소 지게차 임대업체들로부터 지게차 임대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지정한 중소기업적합업종에 대기업이 진입할 경우 동반성장위는 중소기업청에 시정명령을 요구할 수 있는 까닭에서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은 중기 단체 신청을 받아 위원회의 실태 조사와 중기단체와 대기업과 합의 도출 이후에야 가능하다. 지게차 임대 업종은 아직 신청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 지게차 1000대 정도를 운영하고 있다. 자체 물량을 중심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며 “지난해 6조 원의 매출을 거뒀고 오는 2020년까지 매출 25조 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5 물류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 중 지게차 임대사업을 하는 곳은 한국공항이 있고, 로지스 풀이란 업계 강자도 있다”며 “물류 업종에서 덤핑 문제는 안정된 물량을 바탕으로 하는 대기업의 물류 자회사인 2자 물류 형태에서 주로 발생한다. 우리는 물류 전문인 3자 물류기업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공항은 지게차 임대사업 분야에서 5년째 성장을 멈춰 답보상황이다. 대한통운은 이보다 다섯 배 가까이 많은 지게차를 임대사업에 쏟아 붓겠다고 한다. 삼척동자도 시장 혼란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꼬집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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