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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무난해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평판조회'

오랜 기다림 끝 인선 금융업계 환영…론스타·관료 출신 약점

2017.07.04(Tue) 11:30:00

[비즈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신임 금융위원장에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을 지명했다. 금융사들은 금융위원장 인선이 지지부진해 피로도가 한껏 쌓인 상태였지만 오랜 기다림 끝의 인선이라 ‘이제야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3일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됐다. 사진=비즈한국DB

 

강원 강릉 출신인 최종구 후보자는 강릉고와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에서 공공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5기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국제금융관리관을 역임, 국제금융 요직을 두루 거친 ‘국제금융통’으로 꼽힌다. 이후 그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SGI서울보증보험 사장, ​수출입은행장을 지냈다.

 

금융위원장 인선을 오래 끌어오며 여러 후보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렸지만 최 후보자는 다른 관료 출신에 비해 인품이 훌륭하다는 평이 많다. 청와대는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에게 금융위원장직을 거듭 요청했지만 김 전 위원장이 고사하며 최 후보자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통과와 강릉이라는 지역 안배를 고려해봤을 때도 부담이 적었다는 풀이가 나온다.

 

금융업계에서는 최 후보자의 금융위원장 지명을 두고 “학계보다 차라리 관료 출신이 온 것이 다행이다”, “몸담았던 금융위와 금감원 직원들 사이에 평이 좋다. 큰형님으로 인식되기도 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시절 자주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는데 이는 그의 소탈한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고 전해진다. 

 

최 후보자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기조와 궤를 같이해 ‘일자리 창출’ 이슈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에 금융위가 어떻게 뒷받침할 지 고민하겠다”며 주요 현안인 “가계부채와 서민 취약계층 지원 강화, 기업구조조정 효율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 후보자가 주요 현안과 당면 과제에 대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 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에 대해 문 대통령이 가계부채종합관리 방안을 8월 중으로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린 만큼 최 후보자는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또 초대형 IB(투자은행) 인가·​금융감독체제 개편·​은산분리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오늘(4일) 오전부터 최 후보자는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해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고 청문회 준비에도 들어간다.

 

최 후보자는 본인과 장남이 군복무를 만기전역해 병역 문제로 걸릴 것이 없고 재산 내역 등 가족과 얽힌 문제도 없다. 하지만 금융위 상임위원 시절 불거졌던 론스타 사태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에서 강도 높은 질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 된다.

 

2011년 3월 16일 최 후보자가 상임위원으로 있던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론스타에 대해 ‘금융주력자(금융자본)’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론스타의 ‘먹튀’를 방조했다는 점과 금융당국 본연의 임무를 뒤로 하고 눈치보기식 행정으로 매각을 지연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는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논란은 당시 금융위원장이 책임을 져야할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 후보자는 상임위원이었기 때문에 최종 의사결정자가 아니다”며 “론스타 건으로 인사청문회를 낙마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무난한 관료’라고 평가 받는 최 후보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무난하다는 평가는 그만큼 자신만의 색깔이 없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의 금융당국 관계자는 “뭔가 주도해서 나서기보다는 윗선의 이야기를 잘 들어서 따르는 정통 관료라는 평가도 많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 후보자가 소신 있게 정책을 밀어붙이거나 개혁에 앞장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에 금융위가 펼치던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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