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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음악일기] 2017년 상반기 빌보드 히트곡을 한 방에

영국차트 점령한 에드 시런, 마이클 잭슨 잇는 브루노 마스, 힙합의 드레이크와 켄드릭 라마

2017.07.03(Mon) 11:31:40

[비즈한국] 요즘 빌보드 최신 히트곡을 알려주는 통로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서 팝음악의 영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겠지요. ‘배철수의 음악캠프’ 등 몇 안 되는 팝 전문 채널도 과거 음악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신 팝음악 소개가 줄어든 이유는 아마도 사람들이 더 이상 팝을 많이 안 듣기 때문일 겁니다. 그럼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좋은 팝음악은 쏟아져 나옵니다. 오늘은 올해 상반기를 강타한 팝송들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에드 시런의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You)’. 리듬감 있는 보컬에 댄스홀과 트로피컬 하우스 사운드가 절묘하게 조합된 곡이다. 빌보드 1위를 차지하며 에드 시런의 최고 히트곡이 되었다.

 

올 하반기에는 에드 시런 내한 공연이 있습니다. 에드 시런은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영국 뮤지션인데요, 올해 낸 음반은 이례적으로 영국 차트에서 ‘줄 세우기 현상’을 일으키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중에서도 선 공개된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You)’의 성공은 놀랍습니다. 빌보드 1위를 차지하며 그의 가장 성공한 곡이 되었지요. 드레이크가 성공시킨 댄스홀 음악과 저스틴 비버가 히트시킨 트로피컬 하우스의 느낌이 공존합니다. 여기에 에드 시런 특유의 리듬감 있는 멜로디와 감성이 더해졌지요. 이번 내한 공연에서 ‘떼창’을 불러일으킬 곡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브루노 마스의 ‘댓츠 왓 아이 라이크(That’s What I Like)’. 레트로 소울과 최신 리듬을 절묘하게 결합했다. 브루노 마스의 유쾌한 특기가 잘 드러난 곡이다.

 

브루노 마스는 레트로 열풍의 선두에 있는 뮤지션입니다. 정통적인 슬로 레트로 소울과 최신 느낌의 일렉트로닉, 트랩 음악으로 양극화되어가는 듯한 요즘 팝 차트에서 마이클 잭슨식 정통 팝음악으로 최고의 자리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지요.

 

그의 최신 앨범은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그의 특기를 잘 살린 앨범이었습니다. ‘업 타운 펑크(Uptown Funk)’의 성공을 충실하게 증폭시켜 만든 음반이랄까요? 팝이 가장 빛났던 시절의 음악을 소환합니다. 그럼에도 요소마다 최신 악기와 리듬으로 꾸며 트렌디한 느낌을 줍니다.

 

브루노 마스의  ‘댓츠 왓 아이 라이크(That’s What I Like)’는 최근 빌보드 상위권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대책 없어 보일 정도로 긍정적인 가사, 밝고 펑키한 음악, 묘하게 최신 힙합 리듬을 차용했음에도 부담 없는 리듬 섹션 등 레트로 음악과 최신 음악을 황금 비율로 섞는 브루노 마스의 특기가 잘 드러난 경쾌한 곡입니다.

 

루이스 폰시와 대디 양키(Daddy Yankee)의 ‘데스파시토(Despacito)’. 푸에르토리코 뮤지션이 스페인어로 만든 곡을 저스틴 비버가 영어 가사로 피처링해 영미권에서도 크게 히트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빌보드 차트 1위 곡입니다. 스페인어 가사로 쓴 푸에르토리코 뮤지션 루이스 폰시(Luis Fonsi)의 곡 ‘데스파시토(Despacito)’입니다. 곡 자체도 라틴 음악 특유의 느낌을 대중성 있게 배치해 여름에 잘 어울리는 싱글입니다. 그럼에도 영어 가사 하나 없는 곡이 빌보드 1위를 하긴 어려웠지요. 해답은 로컬리제이션이었습니다. 

 

이 곡은 현재 가장 뜨거운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가사를 영어로 번역해 피처링했습니다. 스페인어 랩과 스페인어 훅을 그대로 유지한 채 말이죠. 원래 이 곡의 로컬리제이션은 에드 시런이 욕심을 냈었는데 저스틴 비버가 강하게 어필해 피처링을 따냈다고 합니다.

 

훌륭한 월드 뮤직 콘텐츠에 최고 스타의 피처링을 입히는 전략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덕분에 팝음악 대중이 이 곡의 내용을 이해하게 되었으니까요. 비버라는 스타 덕분에 홍보 효과를 누리기도 했지요. 그럼에도 스페인어 부분을 유지한 덕분에 라틴 음악 특유의 느낌과 어감은 살릴 수 있었습니다. 

 

전략의 승리였습니다. 저스틴 비버는 이 곡 외에도 ‘떼거지 피처링’ 전략의 달인 디제이 칼리드(DJ Khaled)의 곡 ‘I’​m Da One’에서도 훅 피처링을 맡아 올해 상반기에 빌보드 1위를 찍으며 최고의 팝스타임을 증명했습니다.

 

드레이크가 최근 발표한 앨범 ‘More Life’. 작년에 이어 올해도 풀 렝스 앨범을 발표했다.


열일하는 뮤지션, 드레이크는 올해도(!) 풀 렝스 앨범을 냈습니다. 작년에도 그는 ‘원 댄스(One Dance)’로 댄스홀 음악을 히트시키며 최고의 자리를 증명했는데 말이죠. 성실의 상징인 그다운 행보입니다. 지난 음반에는 남미음악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본인의 특기인 ‘감성적이고 도시적인 알앤비와 랩’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는 음악적으로 기존에 해외 SNS를 강타했던 음악 ‘핫라인 블링(Hotline Bling)’을 연상시킵니다. 전자음과 드러밍을 강조한 미니멀하고 우울한 비트입니다. 

 

가사는 분위기가 조금 다른데요, ‘자신을 사랑하는 척하면서 자신을 무너뜨리고 자리를 차지하려 하는’ 주변인들을 공격하는 내용입니다. 본인의 현재 모습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솔직한 가사지요. 찌질한 감성을 과감하게 드러냄으로써 역설적으로 ‘가장 찌질하지만 가장 솔직해서 가장 힙합다운’ 드레이크의 장기가 잘 드러난 음악입니다.

  

켄드릭 라마의 ‘험블(Humble)’. 굳이 말하자면 켄드릭 라마에게 부족했던 ‘대중성’을 완벽하게 추가했다. 다시 한 번 켄드릭 라마가 제왕이라는 사실을 증명한 곡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랩스타가 있습니다. 세상을 향해 진중한 정치 메시지를 전하는 컨셔스(Conscious) 래퍼도 많지요. 하지만 둘 모두를 다 해내는 래퍼는 투팍 이후로 없었습니다.

 

아니, 딱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입니다. 그는 팝음악에서 흔히 사용하는 파티음악, 섹스, 마약 등의 주제를 다루지 않습니다. 대신 사회에 대한 고민, 종교적 고민, 자아 성찰 등 진지한 주제를 다룹니다. 

 

그는 팝스타기도 합니다. 100만 장 넘는 앨범을 팔지요. 그는 현재 세계 제일의 랩 테크니션이기까지 합니다. 사실 투팍은 훌륭한 주제의식과 스타성을 가졌지만 동시대의 노토리어스 비아이지(Notorious B.I.G)와 비교해 테크닉이 뛰어난 래퍼는 아니었는데 말이죠.

 

모든 걸 가진 켄드릭 라마. 그에게 딱 하나 부족한 게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진중한 음악을 하다 보니 앨범 단위 성공에 비해 히트 싱글이 아쉬웠지요. 테일러 스위프트의 곡에 피처링한 ‘배드 블러드(Bad Blood)’ 외에는 본인의 빌보드 1위 곡이 없었습니다.

 

‘험블(Humble)’은 켄드릭 라마 최초의 빌보드 1위 곡입니다. 현재 힙합 음악을 휩쓸고 있는 트랩 음악을 담았습니다. 트랩 음악 뮤지션들은 랩 테크닉이 어설프고 의미를 알 수 없는 가사를 내뱉는다는 편견이 있는데요, 켄드릭 라마는 가장 본인다운 종교적이고 자아 성찰적인 가사를 담았고, 외우기 쉬운 훅을 담아 빌보드 1위를 찍어 본인의 유일한 약점까지 없애 버렸습니다. 역대 가장 뛰어난 힙합 뮤지션이 팝스타로 탄생한 순간이었습니다.

김은우 아이엠스쿨 콘텐츠 디렉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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