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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가간다" 무차별 문자 살포의 끝은 '개미지옥'

문자 받은 직후 급등하지만 다음날 제자리…거래소 "대책 마련 중"

2017.06.21(Wed) 18:54:30

[비즈한국] “이 주식 상한가 갑니다.”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온다. 발신번호도, 종목도 달라지지만 한 가지는 똑같다. ‘상한가’, ‘폭등 예정’ 등 달콤한 유혹이 그것이다. 최근 작전종목 투자를 권유하는 스팸문자가 늘어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한다. 

 

최근 작전종목 투자를 권유하는 스팸문자가 늘어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한다. 이미지=이세윤 디자이너


본격적인 시작은 지난 5월초 에스마크였다. 섀도우 투자단이라는 곳이 보낸 ‘코스닥 상장사인 에스마크가 재료 발표 예정이다. 상한가 랠리를 준비하라’는 문자였다. 주식투자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문자가 살포됐다. 이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다시 보내도 답장은 오지 않았다. 

 

무차별적으로 문자를 살포하는 단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투자권유 문자를 받은 일반인의 제보 내용.


몇몇 커뮤니티에 이 문자를 공개한 유저의 사진을 보면 발신번호가 각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자를 받았다는 A 씨는 “한 번호를 스팸 처리해도 또 다른 번호로 온다”고 말했다. 개인이 아닌 특정한 목적을 위해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놀라운 점은 문자가 살포된 후 에스마크의 주가 움직임이다. 문자의 속삭임 그대로 10% 이상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이에 혹했는지 5월 10일,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고 전날 대비 약 20% 급등한 가격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다음날 20% 이상 하락하며 원래 가격으로 돌아왔다. 

 

지난 5월 18일 에스마크와 관련된 문자가 한 번 더 살포됐다. 이 날도 약 13% 올랐다. 다음날인 5월 19일도 11% 급등하며 3000원대를 회복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였다. 다음 거래일인 5월 22일부터 꾸준히 하락해 6월 8일 1600원 대로 진입했다. 6월 21일 에스마크의 종가는 1695원이다. 

 

또 다른 문자 살포 대상은 엔에스엔. 엔에스엔도 지난 5월 중순부터 문자 살포가 시작됐다. 투자자를 유혹하는 문자 내용도 다양했다. 문자가 ‘메가톤급 신규사업’, ‘신사업 발표’, ‘미국 최대 헤지펀드 참여’ 등 화려한 단어로 유혹했다. 에스마크와 비슷한 흐름으로 문자 살포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 5월 17일 4000원대 중반이었던 가격이 약 한 달이 지난 6월 12일 9480원에 장을 마쳤다. 

 

엔에스엔 투자 권유 문자를 받은 B 씨는 “무시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관심이 가서 해당 종목을 검색하니 문자 받은 이후 급등을 계속해 솔깃했던 게 사실이다. 돈이 없어 매수는 못했지만 여윳돈이 있었다면 투자했을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엔에스엔은 급등을 이어가다 6월 13일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맞았다. 6월 21일 6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문자는 ‘단기 조정 중. 마지막 매집 타이밍’이란 내용으로 바뀌어 살포됐다.

 

최근 엔에스엔의 급등을 예고하는 문자가 끊임없이 살포되고 있다.


지난 6월 2일 이 같은 문자가 계속 돌자 엔에스엔은 공시를 통해 “최근 신부자아빠, 리치클럽 등의 이름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강력 매수 추천’의 내용을 담은 매수권유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은 당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고 알렸다. 

 

엔에스엔 관계자는 “이들은 엔에스엔과 아무련 관련이 없는 단체다. 문자를 돌리는 곳이 어딘지도 알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발이나 수사 의뢰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자는 무조건 무시하는 것이 답이라고 조언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 종목이 어떤지도 모르고 문자 한 통에 투자하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문자까지 보내서 투자를 유인하는 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지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에도 최근의 문자폭탄을 주의 깊게 보고 관련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대책이 나오리라 본다. 또한 문자 폭탄을 돌리는 종목은 인지하는 대로 거래현황을 체크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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