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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상표권 조건부 허용' 박삼구·찬구 분쟁 영향은?

'1조 원대 채권 만기 연장 불허' 통보에 태도 바꿔…금호석유와 상표권 분쟁도 변수

2017.06.09(Fri) 17:19:33

[비즈한국]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둘러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KDB산업은행의 갈등이 박 회장의 ‘조건부 허용’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 가운데 박 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금호’ 상표권 분쟁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금호산업은 9일 이사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를 진행 중인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Qingdao Doublestar Co Ltd.)의 금호타이어 상표권과 관련한 ‘조건부 허용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 이사회는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료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의 조건으로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허용하겠다고 결의, 이를 KDB산업은행에 공식적으로 회신했다.

 

금호산업 측은 이번 결의에 대해 다른 기업의 유사사례 등을 고려한 시장가치와 금호아시아나그룹 외 타 기업에 대한 상표권 부여로 인한 유지·관리·통제비용 증가 및 향후 20년간 독점적 상표 사용 보장 등을 고려해 조건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호산업은 금호타이어가 현재 중국을 포함한 해외법인이 매출액의 1%를 상표권 사용료로 내고 있으며, 주요 경쟁사들도 국내 계열사 0.4%, 해외 자회사 1%의 상표 사용료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5일 더블스타가 금호 상표권을 20년(5년 확정·15년 추후협상)간 사용하는데 대한 허용 여부를 이날까지 답하라는 산업은행의 공문에 대한 금호산업 측의 답변이다. 

 

앞서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금호 상표권을 연결매출액의 0.2% 요율로 20년간 사용할 수 있다는 선결 요건을 달았다. 하지만 박 회장 측은 이러한 산업은행의 조건에 대해 상표권 소유자인 금호산업과 협의 없이 계약을 진행했다며 매각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것이다.

 

당초 박삼구 회장은 이사회 개최와 결의를 구실로 산업은행이 요구한 답변 시한을 연장하려고 계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예상보다도 강경한 모습을 보여 이날 ‘조건부 허용’이라는 결의를 낸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 상표권 사용을 불허한다며 재입찰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그러자 산업은행은 1조 3000억 원 규모의 채권 만기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고 전해진다. 또한 금호타이어 경영실적을 문제 삼아 박 회장이 가진 경영권과 우선매수권을 박탈하겠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박 회장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반격이라 당황했을 것”이라며 “여론에서도 더 이상 어깃장을 놓으면 매각을 방해하려는 태도로 밖에 안 보여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었다. 이에 박 회장 입장에서도 버티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금호산업 이사회의 이날 ‘조건부’ 결정은 채권단이 당초 요구한 내용과 다소 달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측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서 공식적으로 결의 내용을 보내왔다. 일단 주주협의회에 보고를 하고, 더블스타에도 이러한 조건에 대해 전달하고 수용할지 여부를 물어봐야 한다”며 “결국 금액을 지불하고 인수하는 주체는 더블스타다. 더블스타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시한 조건에 대해 검토한 뒤 협의가 더 진행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박삼구 회장의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상표권 사용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을 모았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금호 상표 소유권을 둘러싸고 금호산업과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

 

지난 2009년 시작된 ‘금호가 형제의 난’을 통해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금호 상표권 다툼은 시작됐다. 금호산업에 상표권 사용료를 지불하던 금호석유화학은 공동 소유권을 주장하며, 상표권료를 지불하지 않기 시작했고 소송전으로 확대됐다.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이전 등록 등 청구소송에 대해 1심 재판부는 2015년 7월 금호석유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사실상 금호 상표권에 대해 양사의 공동 소유권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금호산업은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지난해 6월 판결 선고 직전 조정절차로 전환했다. 조정절차는 정식재판을 거치지 않고 법관이나 조정위원의 권유로 양측이 서로 합의하도록 협의하는 것이다. 양측이 조정에 합의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지만,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다시 소송 절차로 진행된다.

 

조정절차 역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서울고법에서도 조정철차가 아닌 2심 공판 재개까지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소송에서 다루는 내용이 방대하고 복잡해 조정 자체가 쉽지 않다”면서도 “이제 와 다시 2심 재판을 재개하기도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따라서 본재판으로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금호 상표권을 사용할 경우 브랜드의 주인을 확실히 가려야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진행해온 채권단의 상표권 협의 대상 주체가 불분명해질 수도 있기 때문.

 

금호석유화학 측은 “산업은행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입장”이라며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문제 삼아, 매각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양사의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금호석유화학이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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