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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변했다' 작심하고 쏟아낸 WWDC 2017

새 소식 6건 발표 이례적…'홈팟' 무선스피커 시장 도전장

2017.06.06(Tue) 09:35:34

[비즈한국] 애플이 작심하고 선물 보따리를 풀어헤쳤다. 애플이 가진 모든 운영체제의 업데이트는 충분히 예상이 가능했지만, 여기에 아이맥 프로, 아이패드 프로, 홈팟 등 새로운 하드웨어를 대거 발표하며 애플 마니아들을 열광케 했다.

애플은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위치한 매키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세계 개발자 회의 2017(WWDC 2017)을 개최했다. 첫날 키노트 자리에서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서두에 오늘 발표할 것이 무려 여섯 개나 된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지금까지 애플은 하나의 행사에서 최대 세 개까지만 발표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발표하면 자칫 대중의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행사 시간도 무려 2시간을 훌쩍 넘겼다. 모든 면에서 이날 행사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

WWDC 2017에는 75개국 5300명의 전 세계 개발자가 참석했다. 키노트를 시작으로 3일간 컨벤션센터 곳곳에서 수백 개의 개발자를 위한 교육 세션이 진행된다. 사진=WWDC2017 중계 영상 캡처


# 4대 운영체제, 성능 향상에 초점

애플은 그간 tvOS, 와치OS, 맥OS, iOS까지 총 4개의 운영체제를 발표하고 운영해 있다. WWDC는 전 세계 개발자를 한 자리에 모아 애플의 운영체제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독려하는 성격의 행사다. 때문에 어떤 해에는 새로운 하드웨어의 발표는 일절 없이 새로운 운영체제 소개에 행사 전체를 할애하기도 한다.

올해 WWDC 2017에서 애플이 밝힌 새 운영체제의 공통점은 성능 향상이다. 새로운 기술과 API들이 대거 공개돼 개발자들이 더 많은 자유도를 갖게 됐다. 우선 tvOS에는 새로운 파트너 ‘아마존’이 소개됐다. 아마존이 보유한 영상 콘텐츠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애플TV에서도 볼 수 있게 된 것. 우리나라에는 애플TV조차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와 닿는 소식은 아니다.

와치OS는 그간 반응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빠른 반응속도와 편의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4.0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사진=애플 제공


와치OS는 4.0으로 버전이 업그레이드 됐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워치라는 애플 특유의 자랑과 함께 인터페이스와 반응속도가 크게 향상됐음을 강조했다. 특히 더 많은 일정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변경된 인터페이스와, 기존 인기캐릭터인 미키마우스 이외에 토이스토리 캐릭터가 추가돼 눈길을 끌었다. 또 각종 활동 및 운동 등을 더 세분화해서 추적하고 편의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맥OS 역시 10.13, 코드명 ‘하이시에라’로 업그레이드 됐다. 하이시에라는 과거 시에라 대비 다방면에서 성능 향상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30년간 써온 기존 파일 시스템을 버리고 새로운 파일 시스템인 APFS(Apple File System)을 도입한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이로 인해 부팅 속도부터 파일 전송 및 복사 등의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졌다. 또한 보다 고압축 영상 코덱 기술인 H.265를 전격 도입해 본격적인 4K 영상 시대를 대비하는 변화도 인상적이다.

맥OS 기본 웹브라우저인 사파리 역시 속도가 크게 향상됐는데, 애플은 크롬 대비 브라우징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영상 자동재생을 자동으로 차단하고 웹페이지의 지능적 추적을 방지함으로써 사생활을 보호하는 등 편의성을 한층 더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증강현실(AR) 콘텐츠 개발을 손쉽게 하도록 돕는 API ‘AR킷’과 최근 대세로 떠오른 가상현실(VR) 콘텐츠 개발용 그래픽 API ‘메탈 포 VR’ 등을 차례대로 공개했다.

iOS11은 맥, 아이패드 등 다른 기기들과의 실시간 동기화를 통한 작업 편의성 향상이 이뤄졌으며, 보다 간결해진 인터페이스로 개편이 이뤄졌다. 사진=애플 제공


마지막으로 발표된 iOS 역시 예상대로 iOS11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앞서 소개된 운영체제와 마찬가지로 성능 향상과 편의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인공지능 음성 비서 서비스 시리가 대폭 업그레이드 됐다. 딱딱하고 부자연스러운 음성에서 더욱 사람에 가까운 다양한 톤의 목소리를 내도록 바뀌었으며, 영어를 기준으로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으로 실시간 번역을 해주는 재주를 뽐냈다. 이 밖에도 애플은 시리가 더욱 향상돼 이제 사용자가 그 다음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예측해 결과를 보여주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아이메시지는 아이클라우드 기반으로 변경돼 실시간으로 기기를 넘나들며 메시지를 연속해서 주고받을 수 있고, 애플페이와 결합해 같은 사용자끼리 돈을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애플 지도 역시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쇼핑몰과 공항의 실내 지도까지 구현한다고 밝혔지만, 우리나라는 별다른 해당사항이 없다. 앱스토어 역시 인터페이스가 새롭게 디자인됐으며, 사용자들에게 앱에 대해 더욱 자세히 소개할 수 있도록 블로그 형태의 게시물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혀 개발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 새 하드웨어 대거 공개…아이팟 후속작 홈팟 눈길

애플은 최근 수년간 WWDC에서는 새로운 하드웨어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청중이 개발자인 만큼 새로운 운영체제와 개발 언어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새로 선보이는 것이 더 우선순위였기 때문이다. 새 하드웨어는 이후 별도의 행사를 통해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공개해왔다. 하지만 WWDC 2017에는 아이맥 프로, 아이패드 프로, 홈팟 등 새로운 하드웨어만 3개가 발표됐다. 여기에 기존 맥 제품의 업그레이드까지 포함하면 애플 마니아들이 벌써부터 지갑 걱정을 해야될 판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하드웨어는 아이맥 프로다. 그간 맥 계열 제품 중 최고 성능 제품은 맥 프로였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아이맥 프로는 맥 프로의 성능을 가볍게 제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이맥과 차별화 된 검정색을 채택했으며, 기본 8코어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최대 18코어를 선택할 수 있다.

아이맥 프로는 모니터 일체형 올인원PC임에도 불구하고 워크스테이션급 부품을 대거 탑재해, 맥 프로의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애플 제공


그래픽카드는 라데온 베가가 사용되며 메모리 역시 128GB ECC에 저장공간은 4TB SSD, 10Gb 이더넷 등 현존하는 PC 중 최고 수준의 사양을 구현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것을 별도의 본체 없이 모니터 일체형 PC 아이맥의 크기에 전부 담았다는 것이다. 애플은 동급 사양을 조립PC로 구매시 7000달러(약 784만 원)이지만, 아이맥 프로의 가격은 4999달러(560만 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아이패드 프로는 소폭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기존 아이패드 프로 9.7을 바탕으로 테두리를 더욱 얇게해 10.5인치 제품으로 만들었다. 눈길을 끄는 변화는 화면 주사율이 기존 60hz에서 120hz로 늘어난 점이다. TV가 아닌 모바일 제품에서 화면 주사율을 이렇게 올린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변화다. 애플은 이를 통해 화면이 훨씬 부드러워졌고, 반응이 더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화면 주사율은 배터리 수명 확보를 위해 어떤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 가변적으로 적용되는 똑똑한 모습을 보여준다.

애플은 홈팟이 집안에서 음악을 즐기는 형태를 재정의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애플 제공


이날 발표의 대미는 홈팟이 장식했다. 팀 쿡 CEO는 스티브 잡스의 ‘원 모어 씽(One More Thing)’ 대신 ‘원 라스트 씽(One last Thing)’을 외치며 홈팟을 선보였다. 과거 아이팟이 주머니 속의 음악 청취환경을 재창조했다면, 홈팟은 집안 내 음악 청취환경을 재창조할 것이라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홈팟은 ‘아마존 에코’와 같은 인공지능 스피커이면서, 애플의 음향 기술이 집약된 무선 스피커다. 아이폰6에 쓰인 A8 프로세서가 탑재돼 스마트폰 못지않은 강력한 성능을 바탕으로 현재 가장 똑똑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공지능 음성 비서서비스 시리가 탑재됐다. 

음질 역시 기기 스스로 공간을 인식해 음의 반사까지 고려해서 최적화 된 소리를 뿜어주는 최첨단 기술이 도입됐다. 즉, 애플은 음질과 인공지능 모두를 최고 수준으로 겸비해 경쟁 제품을 멀찌감치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아이팟 역시 세계 최초의 MP3 플레이어는 아니었지만, 애플 특유의 완성도로 세계 시장을 장악한 것과 비슷한 행보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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