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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송송' 강남 랜드마크는 빛 좋은 개살구?

어반 하이브 빌딩 눈·비 들이치고 미세먼지에도 노출…관리업체 "문제 없어"

2017.05.24(Wed) 21:07:49

[비즈한국]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교보타워 사거리에 위치한 ‘어반 하이브’ 빌딩. 건물 전체에 동그란 구멍이 촘촘히 뚫린 외관 때문에 ‘땡땡이 빌딩’으로 불리며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 빌딩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어반 하이브 빌딩. 건물 전체에 동그란 구멍이 3000여 개 뚫린 독특한 외관으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17층의 연회색 오피스빌딩 ‘어반 하이브’는 건물 전체에 1.05m 지름의 동그란 구멍이 빽빽이 뚫려 있는 외관으로 유명하다. 구멍의 수는 3371개다.

 

이 디자인은 내부 기둥을 세우지 않는 외벽구조 건물로 만들기 위한 해법이었다. 70m 높이의 노출콘크리트 벽 구조 건물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였다. 콘크리트로 채운 벽은 튼튼하지만, 하중 때문에 올리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외벽에 구멍을 촘촘히 뚫어 벽체 무게를 가볍게 한 것이다. 두께 40cm의 콘크리트 속에는 철근이 비스듬히 얽혀 있다.

 

독특한 생김새로 어반 하이브는 한국 최고의 현대 건축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설계는 건축설계사무소 아르키움의 대표 김인철 건축가가 맡았다.

 

그런데 이 빌딩에서 일하고 있는 일부 직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외벽이 막혀있지 않아 추위나 더위 등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어반 하이브에 입주한 한 회사에서 일하는 A 씨는 “사무실 맞은편 복도는 구멍이 뚫려있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고 전했다.

 

어반 하이브에 입주한 회사 일부 직원들은 실외 복도에 마주한 둥근 구멍이 유리로 막혀있지 않아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기자가 어반 하이브 건물에 직접 찾았다.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옆으로 유리문이 있는데, 그곳으로 들어가면 사무실 공간이 나온다. 유리문 맞은편에는 또 다른 미닫이 유리문이 있는데 복도로 연결된다. 복도의 길이는 24m다. 한 층에서 복도가 차지하는 면적은 약 12.5%에 달한다.

 

복도는 구멍 뚫린 외벽과 직접 마주하고 있다. 층당 1.05m 지름의 동그란 구멍은 3개층으로 구성됐다. 문제는 그 구멍들 중 가장 아랫줄만이 유리로 막혀있고, 위 두 줄은 뚫려 있다. 복도 측 동쪽 벽면 한 개 층 50개의 구멍 중 33개가 뚫려 있는 것. 이 구멍을 통해 복도는 바깥 날씨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또한 각 층 화장실은 복도에 위치해 있었다. 입주자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사무실에서 나와 실외복도를 통과해야 한다. 어반 하이브의 한 회사에서 일하는 B 씨는 “보이는 대로다. 사무실 입구 유리문이 열릴 때마다 외풍이 분다. 화장실에 갈 때도 겨울에는 외투를 챙겨야 해서 불편하다”고 밝혔다.

 

특히 비나 눈이 오면 구멍을 통해 복도로 들이쳐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입주자 C 씨는 “비, 눈이 오면 복도까지 들어온다. 겨울에는 눈이 복도에 쌓여 바닥이 어는 경우도 있다. 미끄러질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처럼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구멍을 통해 그대로 노출된다.

 

어반 하이브는 화장실도 실외 복도에 위치해 있어,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은 직원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는데도 불편함이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반면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입주자 D 씨는 “화장실 갈 때만 조금 영향을 받는데, 익숙해져서 잘 모르겠다. 사무실에는 창문이 하나도 없다. 실내는 중앙에서 통제하는 자동 환기 시스템이 있어 날씨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비나 눈이 복도에 들이치긴 하는데 그쪽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바깥 복도로 연결되는 미닫이문을 닫아놓는 걸로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어반 하이브 관리업체 관계자는 “입주 직원들이 복도 측 구멍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는지 몰랐다. 밑에 줄을 유리로 막은 것은 안전문제 때문이다. 복도의 구멍 전체를 막는 것은 소방법 위반으로 알고 있다”며 “겨울에 복도로 들어온 눈이 얼어 미끄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관리직원을 동원해 빠르게 청소를 하는 등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 8년 동안 건물 내에서 낙상 등 사고가 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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