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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빅3 인사 '파격→안정'…장관·총장 '파격과 안정 사이'

박근혜 정부 때 잘나갔던 특수·공안·영남 출신 배제…“총장은 그래도 검찰 출신이”

2017.05.23(Tue) 10:47:22

[비즈한국] 파격으로 시작했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다음 수는 ‘안정’이었다. 문 대통령은 비어버린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봉욱 울산지검장(사법연수원 19기), 그리고 법무부 차관으로는 이금로 전 인천지검장(사법연수원 20기)을 임명했다. 둘 다 검찰 내에서 신망이 높다. 문 대통령이 동요하는 검찰을 고려해, 내부 반발이 적은 인재를 골랐다는 평이 우세하다.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김주현 전 대검 차장 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될 사람이 됐다’는 평이 지배적인데, 그럼에도 검찰 내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칼’을 휘둘렀던 특수통, 공안통, 영남 출신 검사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검찰은 검찰총장을 비워놓고, 나머지 요직에 예상되는 인사를 한 만큼, 법무부 장관이 비법조인이 오는 것은 물론, 검찰총장까지도 비검찰 출신이 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사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공안 출신들이 잘나간다는 평이 우세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공안통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을 필두로, 학생운동·간첩 수사를 주도했던 공안 검사들이 대거 약진했다. 

 

그리고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와대에서 검찰을 지휘하면서, 우 전 수석의 신임을 받았던 김기동 반부패수사단 단장(사법연수원 21기) 등 특수통 출신들이 대거 주요 사건을 맡았다. 

 

박근혜 정부가 각종 정치 사건들을 검찰(정확히는 서울중앙지검)에 해결하도록 지시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우 전 수석의 대학 시절 친한 친구인 최윤수 현 국정원 2차장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경남기업(사건 초기), 포스코, KT&G 수사 등을 주도했다.

 

문재인 정부는 흐름이 사뭇 다르다. 법무·검찰 빅4(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차관, 대검 차장) 중 특수통 출신은 윤석열 지검장뿐이다. 윤석열 지검장도, 박근혜 정부 초기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때 지휘부와 마찰을 겪는 과정에서 철저한 인사 불이익을 겪었다. 

 

윤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를 했을 정도로, 대표적인 특수통이었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지방 고등검찰청의 검사로 떠돌아야 했다. 때문에 윤 지검장의 부활은, 특수통 선호라기보다는 박근혜 정부 시절에 대한 반대급부로 봐야 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봉욱 신임 대검차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김주현 전 대검 차장 이임식에 참석했다. 사진=고성준 기자


나머지 두 명의 인사를 보면, 특수통과 공안통 출신 검사들의 인사를 내다볼 수 있다는 게 인사에 밝은 검찰 관계자의 전망이다. 서울에서 고등학교(여의도고)를 나온 봉욱 신임 대검 차장은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기획통들이 수사 커리어를 쌓기 위해 온다는 평이 많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을 역임했다. 그 뒤 대검 정책기획과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등 대표적인 ‘기획’ 자리를 역임했다.

 

이금로 신임 법무부 차관의 경우, 기획과 공안, 특수를 골고루 경험한 케이스다. 충북 증평 출신인 이 차관은 일반 형사 사건을 맡는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 부장을 거친 뒤, 공안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특수 사건을 보고받는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을 거쳤다. 능력은 충분하지만 보통 ‘XX통’이라고 분류되지는 않는 케이스라는 게 검찰 관계자들의 분석. 

 

검찰 관계자는 “원래 정부가 바뀌면 앞선 정부를 위해 칼을 휘둘렀던 실력 있는 검사들이 대거 인사 불이익을 받는다”며 “지난 9년 동안 비교적 큰 변화 없이 정치인 관련 사건들을 담당했던 특수부 검사를 비롯, 박근혜 정부 시절 통진당 해산과 각종 시위 진압 사건을 주도했던 공안 검사들이 요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인천지검장 시절인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이금로 신임 법무부 차관. 사진=임준선 기자


특수 수사에 정통한 검사 역시 “원래 피를 묻힐 수밖에 없는 특수부 검사(검찰 내에서는 특수 검사들의 수사를 ‘피를 묻힌다’고 표현한다. 수사 대상을 취사선택해서 진행하기 때문)들은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들로부터 원한을 많이 받은 만큼 정부가 바뀌면 철저하게 인사에서 배제되는 게 숙명”이라며 “다만 인사폭이 워낙 클 예상이라, 특수라인에서 얼마만큼 배제될지 관건이고 그 과정에서 실력 있는 특수통 검사 선배들이 얼마나 좌천될 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인사를 보니 의도적으로 영남권이 배제된 느낌이 있는데, 그동안 영남 출신이 잘나갔던 만큼 어디 출신인지도 중요한 인사 요인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잇따른 인사 속에 검찰 내에서도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사들은 이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인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지금 인사 흐름을 보면 충격에 가까운 윤석열 지검장 인사를 낸 뒤, 곧바로 예상 가능한, 납득할 수 있는 인사를 내며 안정을 꾀했다”며 “아마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은 파격에 가까운 인사를 할 것 같은데, 둘 중에 하나, 특히 검찰총장 정도는 그래도 검찰 내부 출신을 선택해 동요를 최소화하려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최민준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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