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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정권교체 실감, 검찰 '인사 쓰나미' 경보

올 초 인사 못해 2년치 인사 한꺼번에 하면 검사장 20여 명 옷 벗을 수도

2017.05.10(Wed) 13:45:32

[비즈한국] “원래 1~2월에 있었어야 할 검사장, 차장검사, 부장검사 급 인사가 최순실 게이트와 그에 따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이뤄지지 못했잖아요. 이제 새 정부가 들어섰는데, 하필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10년 만에 집권하게 됐으니 기존 정부에서 잘나갔던 실세 검사들을 대거 내보내지 않겠습니까? 50명이 넘는 검사장 중 최소 10여 명은 옷을 벗게 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대선을 앞두고 부경지역의 한 부장검사가 내놓은 검찰 인사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칼’ 역할을 담당했던 법무부와 검찰은 인사 1순위 부처로 꼽힌다. 특히 대구 출신인 김수남 검찰총장을 필두로, 박근혜 정부에서 잘나갔던 PK(부산·경남), TK(대구·경북) 출신 검사장과 차장검사들이 대거 옷을 벗거나 한직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 시절 검찰 고위직에서 두드러졌던 것은 단연 PK. ‘박근혜 정부는 실력보다는 충성도를 우선 본다’는 평과 함께 강력한 ‘공안통’ 검사들과 PK 출신 특수통 검사들이 실세로 분류됐다. 

 

잘나가는 인사들이 계속 잘나가는 구조였는데 PK 출신인 김기동 반부패특별수사단장(검사장급)이 대표적이었다. 또 청와대로 파견된 우병우 전 수석과 함께 일했던 검사들이 대검 요직에서 일하는, ‘엘리트 코스’만 밟는 흐름도 전보다 강해졌다.

 

발표만 안했다뿐이지 섀도캐비닛이 이미 갖춰졌다는 평을 받은 것이 문재인 캠프 아닌가. 때문에 현재 공석인 법무부 장관을 비롯, 검찰총장까지 비(非) PK·TK 출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과거 노무현 정부가 강금실 장관을 임명했다가 법무부는 물론 검찰을 전혀 장악하지 못했고 그때 자유를 맛본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하며 노무현 정부에 비수를 꽂지 않았느냐”며 “벌써부터 몇몇 검사장 출신 재야 법조인들이 장관과 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그들 중 호남권 인사나 충청권 인사들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특히 “올해 초 인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2년치 인사를 한꺼번에 하며 20여 명의 검사장을 내보낼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법무부의 다른 관계자 역시 “4년 전 대통령 선거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을 구속하지 않고, 경찰에 수사를 맡긴 채 검찰이 뒷짐을 진 점 등을 지켜보며 문재인 당선인은 검찰이 당시 여당에 유리하게 수사를 진행했다고 느꼈지 않겠느냐”며 “당시 수사에 반발해서 밀려났던 라인들이 요직으로 복귀하는 것은 당연하고 반대로 통합진보당 해산과 성완종 게이트 등 예민한 정치 수사를 주도했던 라인들은 물갈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검사들은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충청 출신의 한 검사장은 “자꾸 충청 출신들이 잘나갈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런 얘기는 지금 도움이 안 된다”며 “새로운 정부에서 실력에 맞게 자리를 주지 않겠느냐”고 원칙적인 말만 되풀이 했다.

 

인사 폭풍은 대법원도 자유롭지 못하다. 대법원은 현재 이상훈 전 대법관이 퇴임한 자리를 공석 상태로 유지하고 있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상당수 대법관들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됐던 탓에 문재인 대통령이 진보 성향의 재야 법조인을 대법관에 임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대 출신의, 50대 남성 판사가 너무 많이 임명된다고 언론과 야당이 지적하지 않았느냐”며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진보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재야 출신의 교수나 변호사를 대법관으로 임명해 새로운 정부의 색깔을 드러내고 싶어 할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성명을 내고 “역대 대법관 중 서울대 출신 남성 판사가 85%가 넘는다”며 “현재 공석인 이상훈 전 대법관 자리와 6월 1일 퇴임하는 박병대 대법관 후임까지 대법관 두 자리에는, 순수 재야 출신 변호사가 임명되어야 한다”며 자리 선점에 나섰다.

최민준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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