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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지배구조 개편안 '롯데 쪼개기 전략' 보인다

일본계 약한 롯데쇼핑 중심 ‘스몰 롯데’ 구축…롯데 측 “일단 순환출자 해소 우선”

2017.05.04(Thu) 16:24:12

[비즈한국] 롯데그룹은 지난 4월 25일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4개 사의 이사회를 일제히 열고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과 합병을 결의했다. 각 계열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한 뒤 4개의 투자회사를 ‘롯데지주 주식회사’로 합병하는 방안이다.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에 대한 언급은 빠져 있다. 롯데그룹이 밝힌 대로 ‘롯데지주’가 출범하더라도 일본롯데홀딩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국내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롯데와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롯데가 계열분리를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4월 25일 롯데그룹이 밝힌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에 대한 언급은 빠져 있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롯데와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롯데가 계열분리를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최준필 기자


# 호텔롯데가 빠진 것은 ‘스몰 롯데’를 위한 포석?

 

국내 롯데그룹은 일본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 지분 99% 이상을 보유하는 형태다. 일본롯데홀딩스는 광윤사가 28.1% 지분을 갖고 있으며, 광윤사는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일가가 대주주인 회사로 알려져 있다.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그룹 지배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는 사이다 보니,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일본 대주주들의 의지에 따라 그룹 지배권이 신동주 전 부회장 또는 신동빈 회장 중 한 명에게 무게가 실린다.

 

신동빈 회장으로서는 그룹 지배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그룹 일부를 장악한 뒤, 나머지에 대해 지배권 경쟁을 계속하려는 차선책을 시도한 것이 아닌가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국내 그룹사 중에서는 가장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롯데 측에 따르면 2015년 416개이던 순환출자 고리가 최근 67개까지 줄었고, 이번 분할 합병이 마무리되면 18개로 줄어들 예정이다. 

 

현재 국내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는 롯데쇼핑 8.8%, 롯데물산 31.1%, 롯데케미칼 12.7%, 롯데손해보험 23.7%, 롯데알미늄 25.0%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 또한 호텔롯데를 거치지 않고 롯데물산의 지분 57.0%, 롯데케미칼 지분 9.3%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칼 지분 31.3%를 갖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알미늄 지분 13.2%을 보유하고 있고, 롯데알미늄은 롯데제과 지분 15.3%를 갖고 있다. 롯데제과는 롯데칠성 지분 18.3%를, 롯데알미늄도 롯데칠성 지분 8.4%를 보유한다. 

 

종합하면,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배력이 확실한 곳이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으로, 주로 제조업체들이다. 

 

한편 롯데쇼핑이 우세한 지배력을 가진 계열사를 살펴보면, 롯데쇼핑은 롯데하이마트 65.3%, 롯데카드 93.8%, 대홍기획 34.0%, 롯데역사 25.0%, 코리아세븐 51.1%, 롯데리아 38.7%, 롯데닷컴 5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제조업을 제외한 유통·외식·금융·서비스 위주로 묶인다.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이 지분 13.5%를 갖고 있고, 신격호 총괄회장이 0.93%, 신동주 전 부회장이 8.0%를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우세하지만, 호텔롯데가 8.8%를 갖고 있는 점이 변수다. 대신 신동빈 회장이 우세한 지배력을 가진 롯데정보통신이 롯데쇼핑 지분 4.8%를 갖고 있다. 롯데쇼핑만큼은 신 회장이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롯데쇼핑을 대표하는 롯데백화점(왼쪽 빌딩)과 호텔롯데를 대표하는 롯데호텔(오른쪽). 한 몸처럼 움직이던 두 회사의 동거가 안개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 지배력 불확실한 롯데제과 주주들의 마음 얻는 것이 관건

 

롯데그룹이 밝힌 지배구조 개편안에 따르면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의 각 투자회사의 합병법인은 롯데제과다. 현재까지 롯데제과는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이 확실하지 않다. 롯데제과 주요주주는 신동빈 회장 9.07%, 신격호 총괄회장 6.83%, 신동주 전 부회장 3.96%,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2.52%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가 보유한 현황을 보면, 호텔롯데가 3.2%, 롯데쇼핑이 3.3%, 호텔롯데가 지배력이 우세한 롯데알미늄이 15.3%를 보유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적대적으로 돌아섰을 때 신동빈 회장 혼자서는 롯데제과를 좌지우지할 수 없다. 현재 상황은 신동빈 회장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롯데그룹은 4개 계열사의 분할, 합병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8월 29일 오전 10시로 소집해 놓았다. 지난해 8월 31일 가정법원이 “신격호 총괄회장은 정신적 제약으로 인해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결한 후 신 총괄회장은 의결권 행사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 나서려 했으나, 서류상의 요건 부족에 대한 검찰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은 4월 26일 검찰수사가 끝날 때까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주식을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제집행정지를 받아들였다.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법적인 부담으로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을 때 신동빈 회장은 자신이 주도권을 쥐고서 지배구조 개편의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 회장에게는 임시주총에서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이 롯데제과 주식가치 상승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일반주주들로부터 대거 찬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4개 계열사 중 최종 합병법인을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이 확실한 롯데쇼핑이 아니라 롯데제과로 한 것도 이런 속내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롯데제과의 가치가 상승해야 롯데제과 주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롯데쇼핑으로 합병이 된다면 롯데제과 주주들이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 또한 롯데제과는 롯데칠성음료 지분 18.3%를 가진 1대주주이므로, 롯데제과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면 롯데칠성음료도 함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삼성그룹은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포기하기 전까지 3단계의 지배구조 개편 전략을 짰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삼성생명의 중간 금융지주사 전환, 삼성전자의 인적분할과 지주사 전환이 그것이다. 롯데그룹의 경우는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한 4개 계열사를 합병해 신동빈 부회장이 확실한 지배력을 가진 ‘스몰 롯데’를 구축한 후 호텔롯데를 주축으로 하는 나머지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 확보를 노리는 두 단계의 수순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측에 대해 롯데 측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순환출자 해소다. 일단은 4개 주력 상장사 위주로 지주회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호텔롯데가 그간 ‘지주사 격’으로 불렸지만 ‘지주사’는 아니다. 호텔롯데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은 추후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고 발표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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