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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공시] 대한제분에 매각된 아티제, 호텔신라가 그리운 까닭

2012-04-23, 대한제분 아티제 인수 검토…외형 확장에 4년째 적자

2017.04.23(Sun) 06:00:00

[비즈한국]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오늘, 2012년 4월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한제분은 “당사는 신규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아티제의 인수와 관련하여 인수제안을 받아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였으며, 현재까지 인수 추진 여부를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호텔신라의 자회사 보나비가 운영하던 카페 베이커리 ‘아티제’는 2012년 대한제분에 매각되었다. 사진=박혜리 기자

 

아티제는 호텔신라가 고급스러움을 콘셉트로 한 호텔 베이커리 브랜드로 2004년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1호점을 열었다. 커피와 빵을 함께 판매하는 카페 베이커리 브랜드 아티제는 다소 비싼 가격에도 호텔 디저트를 생활 속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타 브랜드와 차별화되었다. 여기에 삼성의 자본·유통망을 토대로 신규 브랜드로는 상상할 수 없는 삼성서울병원, 서초동 삼성타운, 코엑스몰 등의 주요 거점에 자리잡으며 화려하게 출발했다.

 

호텔신라를 시작으로 대기업 자제들이 하나 둘 베이커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커피와 디저트 사업이 급성장한 데다 기존에 보유하던 유통망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시장을 운영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2011년 롯데그룹 장선윤 당시 블리스 대표가 ‘포숑’, 현대차그룹 정선이 당시 전무가 ‘오젠’, 신세계 정유경 부사장이 ‘달로와요’와 ‘베키아 에 누보’로 베이커리 사업에 진출했다. 베이커리 사업이 대기업 여성 후계자들의 각축전이 된 셈이다.

 

그러나 2010년 파격적인 가격과 푸짐한 양을 내세운 이마트 피자와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이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논란이 일면서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나서 국내 대기업들이 자영업자들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건 ‘윤리적인 문제’라며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 대기업들은 ​고민에 빠졌다. ​ 

 

2012년 1월 호텔신라는 “사회와의 상생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며 아티제 철수를 결정했다. 4월 27일 대한제분은 식음료 사업을 확장하고 회사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며 아티제를 운영하던 호텔신라 자회사 (주)보나비를 302억여 원에 인수했다. 뒤를 이어 현대차그룹의 오젠, 롯데그룹의 포숑, 신세계 달로와요 등이 비슷한 이유로 문을 닫거나 매각됐다. 

 

그러나 대한제분이 또 다른 대기업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아티제의 매각은 상생경영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한제분은 인수 당시 27개에 불과했던 아티제 매장을 1년 만에 43개로 늘렸고 현재는 60여 개의 매장이 운영 중이다. 

 

그 공시 후 5년이 지났다. 삼성 계열사 건물에 매장 유지가 가능한 메리트를 믿고 순자산가치보다 높은 금액으로 아티제를 인수한 대한제분은 고민에 빠졌다. 2012년 359억 원이던 보나비의 매출은 2016년 600억 원으로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이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28억 원을 기록했다. 인수 후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온 것이다. 

 

우선 매장 개점에 투입되는 비용이 너무 컸다. 삼성그룹 계열사 내 기존 매장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신규 매장은 이러한 이점을 활용할 수 없었고 대한제분 계열사는 출점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티제는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데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해 매장 오픈 시 비용이 컸다.

 

영업능력도 뒤따라주지 않았다. 호텔신라가 손을 뗀 후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더는 통하지 않았음에도 다른 커피점보다 빵과 커피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비싼 편이었다. 스타벅스에 비해서도 커피 메뉴 대부분이 400원 정도 비싸다. 비슷한 사이즈의 파리바게뜨 프리미엄 식빵이 2700원 정도인 데 비해 아티제의 식빵은 4800원으로 차이가 났다. 

 

한편 보나비(아티제)의 지주사인 대한제분 역시 밀가루 수입 증가, 제분업체 간 경쟁 심화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한제분의 작년 매출은 8075억 원으로 2014년에 비해 622억 원가량 감소했고 순이익 역시 94억 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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