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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위민원트]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아저씨’

그냥 툭 걸치는 담백함이 청바지의 매력…제발 포멀한 구두는 신지 마세요

2017.04.04(Tue) 11:02:58

[비즈한국] 희끗한 머리의 나이 지긋한 남자가 그 청아한 화이트와 대비대는 푸르른 청바지를 입으면 얼마나 섹시해 보이는 줄 아나. 청바지는 남자의 청춘을 되돌리는 마법 같은 아이템이다. 청바지에 연륜이 더해지면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나온다. 

 

아이들과 맞춰 청바지를 코디한 브래드 피트. 사진=just jared


몸매의 곡선을 살리는 핏의 청바지는 여자를 섹시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흰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긴머리를 휘날리는 여자를 이상형이라 꼽는 남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대다수다. 하지만 청바지를 입은 남자를 향한 여자들의 시선을 안다면 더 이상 청바지 입은 여자들에게만 눈을 돌릴 일이 아니라, 자신들의 청바지 패션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때임을 깨닫게 될 거다. 

 

10대와 20대의 청바지는 일상복으로 느껴질 만큼 자연스럽다. 하지만 30대가 넘어가면 남자들의 청바지 패션은 이상한 곡선을 그리게 된다. 누가 뭐래도 하향곡선이다. 청바지와 점점 멀어지게 되기도 하며, 담백하게 입던 청바지에 이상한 고집들을 섞는다. ​

 

20대의 젊음이 가득했던 청바지는 어디로 가고, 그때의 의미를 잃어버린 패션들이 한가득이다. 청바지의 디테일은 화려해지고, 어울리지 않은 벨트를 매칭하고, 청바지에 수트 재킷을 입고, 청바지 아래 포멀한 구두를 신고도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활보한다. 어떻게 입어도 멋이 나지 않으니 남자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청바지와 거리를 두게 되었을 거다. 변해버린 몸매에 맞추기도 힘들 것이고, 청바지가 더 이상 젊음을 상징하지 않으니 피하고 싶을 수도 있다. ​

 

브래들리 쿠퍼의 청바지 패션. 사진=just jared

맞다. 청바지는 젊음의 언어였다.

 

골드러시 당시 금을 캐는 광부들을 위해 튼튼한 청바지가 고안되고, 그 후 데님 소재가 패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지 어언 15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 데님은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닌 자유와 저항의 상징이었고 젊은이의 언어로 존재했다. 격동의 근대사 속에 시대정신을 담았고, 정형화된 모든 것에 반하는 자유로운 상상력의 분출구였다. 하나의 패션 아이템이 사회, 문화, 정치까지 영향력을 미친 건 지난 역사를 온통 헤집어 돌아봐도 오로지 ‘데님’밖에 없을 것. 세월을 타고 넘어 더 이상 사회적 이슈를 담아내는 그릇 역할을 하진 않지만, 패션계에 없어선 안 될 필수불가결의 소재로 굳건히 자리매김하였다. 

 

누가 뭐라 해도 데님은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소재이며, 청바지는 패션 걸작이다. 

 

그러니 그 시절을 온전히 지나온 남자들은 이 훌륭한 아이템을 장롱 안에 처박아두어야 할 이유가 없다.

 

청바지를 잘 입는 법은 딱히 없다. 청바지는 피부처럼 그냥 툭 걸치는 거다. 어떤 미사여구도 얹지 않은 담백함이 청바지만의 매력이다. 

 

나이를 먹어가는 남자들이 청바지를 입을 때 굳이 경계해야 할 점이라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청바지는 지극히 캐주얼한 아이템이며 자유로운 소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러니 슬리퍼를 신을지언정 절대 포멀한 구두와 매칭해선 안되며, 벨트는 하지 않아도 그만이니 수트에나 매는 벨트를 매어서도 안 된다.

 

나이가 든다 하여 패션이 나이를 먹지 않았으면 한다. 패션은 나이와 함께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입는 사람에 따라 그 멋을 달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소영​ 패션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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